아이 엠 넘버 포 1 - 로리언에서 온 그와의 운명적 만남 로리언레거시 시리즈 1
피타커스 로어 지음, 이수영 옮김 / 세계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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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보면서 저 별엔 누가 살고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비록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에는 생명이 존재하는 별이 지구밖에 없지만, 다른 은하계나 태양계에는 어쩌면 우리와 닮아 있거나 아니면 전혀 다른 생김새인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간의 능력이 도달할 수 있는 우주란 거대한 전체 우주에서 봤을 때 너무나도 적은 부분이기 때문에 아직 다른 생명체를 만나지 못했을 뿐.

그래서 우리는 상상으로 만들어지긴 해도 외계인이 등장하는 영화나 책을 좋아하고 즐기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외계인이 나오는 대부분의 책이나 영화는 무시무시한 괴물의 모습이나 해학적인 모습의 외계인을 그리고 있다. 그들은 인간에 대해 공격적이며 지구를 정복하기 위해 지구를 찾는다. 영화 화성침공도 그랬고, 우주전쟁도 그런 외계인들이 등장한다. 한편 우주로 나가 만나는 외계인들은 인간을 먹이로 삼거나 살육하는 걸 즐긴다. 예를 들어, 에일리언 시리즈 같은 것. 러브크래프트의 책을 읽어 봐도 고대 외계종족들의 모습은 끔찍하게 무섭다. 하지만 그들 중에는 분명히 인간을 돕는 외계종족도 있었다.

피타커스 로어의『아이 엠 넘버 포』에 등장하는 로리언 인들은 평화를 사랑하고 지구와 인간을 사랑하는 외계종족이다. 하지만 이들이 살던 로리언은 모가도어 인들에 의해 파괴되었고, 로리언 인 대부분은 살육당했다. 10여년전 아홉명의 아이들(가드)과 그들을 지키는 세판은 지구로 왔고, 그들은 지구 곳곳에 흩어져 숨어 살고 있다. 아홉명의 가드 중 넘버 포는 세판 헨리와 함께 지내던 중 세명의 가드와 세판이 살해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제 넘버 포의 차례이다. 로리언의 마법은 이들이 따로 떨어져 있기만 하면 모가도어 인들은 이들 가드를 차례차례 죽일 수 밖에 없게 만들어 놓았다. 완벽한 수호는 아니지만 강력한 수호임에는 분명하다.

이번엔 존 스미스란 이름으로 오하이오 주의 작은 마을에 살게 된 넘버 포와 헨리는 평온한 일상을 보내는듯 하지만 늘 모가도어 인들의 움직임에 주시하고 있다. 존은 학교에 나간 첫날 레거시(가드의 능력)의 발현이 시작되는데, 첫 레거시는 불을 다루는 것이다. 가드들은 다양한 레거시를 사용할 줄 아는데, 첫 레거시가 발현이 되어야 다른 레거시도 발현되게 되고, 메인 레거시는 제일 나중에 발현된다는 설정이다.

존은 세라라는 소녀와 사랑에 빠지고, 샘이란 소년과 우정을 쌓는다. 그리고 버니 코사라는 떠돌이 개를 반려견을 맞아 들이는 등 한동안은 행복한 삶을 이어가지만, 모가도어 인들의 추적때문에 궁지에 몰리게 된다. 탈출보다는 세라를 구하고 싶다는 생각에 몸이 앞서 나간 존은 결국 모가도어 인들과 전투를 벌이게 된다. 전투 장면은 뭐랄까, 박진감 넘쳤다. 가끔 너무 절묘한 타이밍에 누군가가 존을 돕기도 하는 등 약간 거슬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흥미로웠다. 가징 신기했던건 늘 티격태격했던 마크가 이 전투에서 존 일행을 돕는다는 것과 이 전투를 통해 존과 마크 사이에 새로운 우정이 싹튼다는 것이다.

또한 버니 코사의 진짜 정체가 드러나는 점에서 깜짝 놀라기도 했고, 넘버 식스의 레거시를 보면서 감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전투로 세판 헨리가 희생되는 것을 보면서 가슴 아프기도 했다. 첫번째 전투에서는 살아남았지만, 이 전투가 언제까지 계속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로리언 인으로서 살아 남아 로리언 행성을 재건하고, 모가도어 인들이 노리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이들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싸울 것이다. '희망'이란 것을 믿으면서.

"희망? 희망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어. 이제 막 변화가 시작됐잖아.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 그러니 희망을 미리 버리진 말자. 끝까지 가봐야 알잖아. 희망을 잃는 순간 모든 것을 잃는 거야. 다 끝났다고 느낄 때, 모든 게 암담하고 끔찍하게 느껴질 때도 언제나 희망은 있는 법이야." (121p)

솔직히 말해서 이런저런 설정들이 유치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반대로 무척 흥미로웠던 것은 사춘기 소년의 심리를 잘 표현한 것이라는 것이다. 모가도어 인들을 피해 도망을 가야 하는 것을 잘 알지만, 사랑하는 세라를 두고 차마 떠날 수 없어하는 부분은 어이없는 고집처럼 보여도 사랑에 빠진 누구나가 범하는 일이기도 하다. 아휴, 저러면 안돼지, 라는 생각이 들어도 어떻게 보면 존의 마음이 이해가 되는 것이다. 아마도 첫사랑이기 때문에 더 그렇겠지.

음, 그래도 사랑이란 이야기에 좀 많이 집중한다는 생각은 든다. 물론 뒷부분에서는 전투씬에 집중되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에서는 샘과의 우정, 넘버 식스와의 동맹, 버니 코사의 수호 등이 중점적인 이야기기 되겠지만 좀 걱정되는 것은 보호자를 잃어버린 넘버 포와 넘버 식스, 그리고 아직 고등학생인 샘으로 구성된 이들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어른의 지혜가 필요할 때가 반드시 올텐데 말이다.

이들이 과연 모가도어 인들과의 전투에서 어떤 식으로 살아남을지, 그리고 로리언과 지구를 지켜낼 수 있을지, 그리고 모든 싸움이 끝난 후 다시 세라를 만나게 될 수 있을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꼭 돌아온다는 약속, 지킬 수 있기를,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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