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일의 첫사랑 2 - 오노데라리츠의 경우,B애+코믹스 030
나카무라 슌기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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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이네, 아버지의 후광덕이네 하는 소리가 싫어서 자신의 능력을 직접 입증해 보이겠다는 결심을 하고 아버지의 회사인 오노데라 출판을 그만두고 마루카와 쇼텐에 취직한 오노데라 리츠. 그러나 그의 결심이 무색해지게 일은 꼬여만 간다. 첫째로 리츠가 배속받은 편집 부서는 리츠가 원하던 문예부가 아닌 만화편집부 - 그것도 소녀만화 - 였다는 것이고, 둘째는 이젠 더이상 사랑이란 것을 할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만든 기억을 남겨준 첫사랑 타카노 마사무네가 편집장 - 즉 직속 상관 - 이었다는 것이다. 처음엔 그저 까칠한 편집장이로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꿈에도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눈앞에 떠억하니 나타났다는 것.

일은 고되고, 타카노는 리츠를 초조하게 만들고. 진퇴양난의 위기에서도 꿋꿋하게 - 겉으로는 - 일을 해나가지만 리츠 입장에서 타카노가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도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할지도 모르겠는데, 타카노의 절친인 요코자와는 '타카노는 내 것'이라는 둥 타카노를 흔들어 놓지 말라는 둥 압력을 넣지를 않나 리츠는 이래저래 괴롭기만 하다.

도대체 10년전에 어떤 일이 있었기에 타카노가 그토록 망가졌다는 것일까. 리츠 입장에서 보기에 타카노때문에 힘들었던 건 정작 자신인데 말이다. 학교도 제대로 못가고 결국 유학을 택했던 리츠가 기억하는 그 시절과 타카노가 기억하는 그 시절 사이에는 큰 차이점이 있는 듯 한데, 조금씩밖에 드러나지 않아 정말 감질난다. 하긴 오해란 것의 본성이란 그런 것이긴 하지.

리츠는 타카노와는 더이상 엮이고 싶지 않다, 더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도 그가 못내 신경쓰인다. 별것 아닌 일에 신경쓰는 자신이 짜증나고 화나는 리츠는 매일매일 스스로에게 정신 차리자는 주문을 걸지만, 그게 맘대로 되나.

나도 모르게 아무것도 아닌 일로 짜증 내고 울컥거리는 게 정말 싫어. 이 이상 얽히면 저 사람을 의식하고 있다는 걸 자각하고 말 거야     . (35p)

근데 말이야, 리츠. 내가 보기엔 넌 지금도 타카노를 충분히 의식하고 있고, 그걸 자각하고 있거든. 이런 생각을 하는 게 바로 그 증거 아니겠어? 물론 아픈 기억을 남겨준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고,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이 여전히 정리되지 않았다는 건, 또 사랑에 빠지고 말지도 모른다는 걸 느낀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겠지만, 내가 보기엔 넌 그를 좋아한다구.

게다가 타카노 역시 그렇지. 물론 말로도 좋아한다고 하지만, 그의 행동을 보면 리츠에 대한 감정이 확실히 드러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강압적이고 강제적인 면이 있지만, 그건 반대로 생각하자면 그 사람 나름대로 필사적인 것이니까. 이제 겨우 다시 만났는데,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다, 라는 느낌이랄까.

그러고 보면 나카무라 슌기쿠의 작품에 등장하는 공들은 이런 면이 많지. 강압적이고 도도한데 실은 무척 필사적이랄까. 순정 로맨티카 시리즈의 우사기도 그렇고, 노와키도 그렇고. 이런 걸 보면 강압적인 태도로 나오는 것도 미워할 수 없다니까. 그래서 이 캐릭터들이 더 매력적인지도...

어쨌거나 여전히 타카노를 피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한 리츠와 리츠에 대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타카노의 모습은 한동안 계속될 듯. 제발 순정로맨티카 시리즈만큼은 길게 빼지 말았으면... 솔직히 좀 지친다. 푸하.

음. 이 만화의 또다른 재미는 순정로맨티카에 나오는 인물들도 간간히 나온다는 것. 배경이 되는 곳인 마루카와 쇼텐은 물론 그곳의 이사인 이사카 류이치로와 미사키의 선배인 스미의 아버지 스미 료이치도 나오니까. 그 밖에도 더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요런 것도 깨알같은 재미일지도... 거기에다 출판사 편집부나 만화편집부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도 잘 정리되어 나오니 이것도 또하나의 재미. 

다음 이야기인 3권, 제발 빨리 볼 수 있게 해주세요.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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