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하기 좋은 날
마마하라 엘리 글 그림 / 삼양출판사(만화)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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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하숙집이라.
난 대학시절 이후부터 거의 혼자서 살아온지라 요런 하숙집 이야기가 참 좋았다. 뭐랄까 덜 외로울 것 같기도 하고, 밥도 내 손으로 안해먹어도 되니까. 사실 가족과 사는 것도 좋지만 가끔 서로 부딪히는 일이 생기곤 한다. 가족이 아니라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으니 오히려 사이가 더 좋을 수도 있다. 물론 혼자 살 경우에 한정. 친구랑 살 경우엔 어지간히 친한 사이가 아니면 우정에 금갈 수도 있다. 어쨌거나 이런 하숙집 이야기를 보니 이 사람들이 좀 부럽기도 하지만, 이렇게 살면 개나 고양이같은 반려동물과의 생활은 접어야 하니 내게 있어서는 그냥 그림의 떡일 뿐. 그러니 그저 부러워할 뿐.

하루에 할머니가 관리하던 등나무장. 그러나 하루에 할머니가 갑작스레 돌아가시고 새로운 관리인으로 손자 마사치카가 이곳을 당분간 관리하게 된다. 마사치카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쿨한 외모를 소유한 남자로 등나무장에 사는 사람들에게 갑작스런 선언을 한다. 등나무장을 처분할 수 밖에 없어서 6개월 후에 모두 나가달라고. 등나무장에 살던 사람들은 잠시 충격을 받지만 하숙하는 사람으로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등나무장의 거주민 중 한 사람인 케이는 마사치카가 묘하게 신경쓰인다. 물론 처음엔 마사치카가 게이란 것을 알고 호기심이 생긴 거지만, 하루하루 지나면서 그게 아닌 것 같달까. 원래는 이성애자인 케이가 마사치카를 좋아하게 된 것은, 우연히 좋아하게 된 사람이 동성이란 것으로 보면 될 듯. 가끔 이런 상황의 이야기를 보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예전엔 고민했지만 지금은 이런 식으로 생각하게 된달까. 물론 사랑이란 것때문에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그렇게 되었을 수도 있겠고, 마사치카와 헤어지면 오히려 동성애자를 혐오하는 노선을 걸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근데 사실 난 이 둘 사이의 진전보다는 하숙생들의 이야기가 더 재미있었다.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 분위기가 좋았달까. 내가 이런 상황을 오래전부터 부러워했기 때문에 더 그럴수도 있겠지만, 여튼간에 난 하숙생들 이야기 쪽이 더 매력있었다. 아무래도 번외편에서 마사치카가 이상하게 나와서 더 그럴 수도 있고. 썩 괜찮은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와르르 무너졌달까. 차라리 번외편을 그리지 말지 그러셨어요, 작가님!

워낙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마사치카 X 케이, 노조미 X 오오제키의 이야기를 더 그렸어도 좋을테지만, 역시 무리일지도. 여전히 스토리 쪽이 약한 느낌이라서 그럴지도. (후아~~)

그래도 재미있는 건 세메처럼 보이는 우케와 우케처럼 보이는 세메를 잘 그린다는 것일까. 이번에도 깜빡 속았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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