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배트 3
우라사와 나오키 글.그림, 나가사키 다카시 스토리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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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배트』3권은 덴쇼년간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앞서 2권에 나왔던 이야기가 여기로 연결된다는 느낌이랄까. 이는 다 노부나가가 생존해 있을 당시의 이야기로 오다 노부나가도 이 작품의 중심에 있는 박쥐가 그려진 문서를 노리는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이 문서를 노리는 것은 한 두명이 아니다. 이 문서만 있으면 세상을 손에 거머쥘 수 있다는 이야기에 모두 이 문서를 탐내는 것이다. 이 덴쇼년간은 센코쿠시대에 속하기 때문에 아마도 이때는 일본을 통일하고자 하는 염원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이가 모모치의 닌자 칸베에는 이 문서를 기이에 무사히 가져다 주라는 명을 이행중이다. 이가에는 여러 가문이 있는데 다른 이가의 가문들은 이 문서를 없애도록 결의했지만 모모치는 이 문서의 힘을 이용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이 운반 과정에서 칸베에는 어린 시절의 친구들인 닌자들을 차례차례 죽이게 된다. 이가의 다른 가문에 소속된 자들이기에 어린 시절 우정을 나눴던 친구라 할지라도 이 순간만큼은 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이야기이기에 칸베에의 어린 시절과 현재가 교차되며 묘사된다.

주인의 명을 따라 그림자처럼 행동하는 닌자. 주인의 명에는 절대 복종하는 자들인 이들은 어떤 심정으로 어린 시절의 친구에게 칼을 겨누어야 했을까. 그래서 그런지 3권은 다른 것에 비해 안타까움이 많았달까. 또한 1, 2권은 시대와 장소가 자주 바뀌는 통에 정신이 없었다면 3권은 덴쇼년간의 이야기에 집중되어 있어 이야기 흐름이 좀 매끄러운 편이라 할 수 있다.

3권까지 읽으면서도 여전히 박쥐의 정체에 대해서는 아리송하기만 하다. 단순히 선과 악이란 것일까. 아니면 좀더 큰 의미가 있을까. 아마도 더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한다. 3권을 읽으면서 박쥐는 인간이 다른 것을 지배하고자 하는 욕망이 뭉쳐져서 나타난 하나의 형상과 그것을 거부하고자 하는 양심이 형상화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인간이 다른 대상을 지배하고자 한 욕망은 문자가 발달되기 전부터 있어온 것이다. 아주 아득한 과거부터 지금까지 인간은 다른 대상을 지배하고자 했다. 다른 사람을 지배하고, 다른 나라를 지배하고, 지구를 지배하고, 이제는 우주를 지배하려 한다. 이런 인간의 지배에 대한 욕망이 두루마기라는 것으로 형상화 된게 아닐까. 그리고 그것에 반해 인간의 욕망을 억누르려하는 양심이 대응해 왔겠고. 어쨌거나 아직은 이야기의 시작일 뿐이니... 그저 생각만 그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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