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로스트 Moon Lost 1 문로스트 1
호시노 유키노부 지음 / 애니북스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가끔 티비에서 우주의 탄생과 신비 같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 봤던 프로그램에서는 언젠가 찾아 올 태양계의 소멸과 관련한 주제를 다루고 있었다. 물론 그것은 아주 먼 미래의 일이지만 태양계 자체가 블랙홀에 삼켜져 소멸한다는 이야기에 소름이 쫙 끼친 적이 있다. 하지만 그전에 지구가 먼저 소멸해 버릴지도 모른다면?

지구의 나이는 대략 45억년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인류가 지구에 출현한 것은 거기에 비하면 아주 짧은 시간에 불과하다. 즉, 아직 지구에 대해서도 전부 알지 못하는 인류가 우주에 대해 전부 알게 되는 일은 어쩌면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혹은 어떤 책에 나왔듯이 우주의 비밀이 모두 알려지게 되면 우주는 스스로를 멸망시키고 새로운 우주를 탄생시킬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우주의 멸망이나 태양계의 멸망이란 것은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까마득한 미래의 일이라서 체감할 수 없다.

하지만 우주에서 작은 행성에 불과한 지구는 언제 멸망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인류가 출현하기전 고대 지구에 작은 소행성이 떨어져 공룡을 멸망시킨 적이 있는데, 소행성의 충돌로 인한 폭발충격이 그 원인의 하나가 되었지만 그로 인해 생긴 먼지구름이 지구를 완전히 덮어 소빙하기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인간들의 환경파괴로 인해 지구 온난화로 인해 기후가 급변하는 등 인류에게 있어 적신호가 곳곳에 나타나고 있어 이것을 지구 멸망의 징조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직접적인 것으로 지구가 멸망할 수도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보다 더 큰 소행성이 지구로 날아든다면, 인류의 미래는 고사하고 지구마저 온전하게 남을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문 로스트 1』은 거대한 소행성이 지구로 접근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궤도에 수정이 생기지 않으면 그대로 지구와 충돌할 것이고 지구는 말그대로 산산조각이 날 것이다. 이것을 막기 위해 과학자들은 인위적으로 나노 블랙홀을 만들어 소행성을 소멸시키기로 하고 실행에 옮긴다. 인류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 48시간, 이들은 그 시간안에 모든 것을 완수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것에 처음이 있듯 나노 블랙홀을 이용하는 것도 처음이다. 이틀의 여유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이 선택은 성공적으로 보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달마저 삼켜버린다. 즉 달이 산산조각 나버리게 된 것이다. 수많은 파편이 된 달의 조각은 지구에 떨어지는 등 1차 피해를 입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재앙은 시작에 불과했다.

과학 시간에 배운 달의 역할을 떠올려보면 일단 달의 중력과 인력이 바다의 조수 간만의 차를 만들어내며 지구의 자전축을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지구의 자전축을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달이 없어지면 그 결과는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여기에서는 지구의 자전축이 크게 틀어져 미국을 비롯해 아프리카, 동남아시아는 북극권에 포함되고 원래 극지대였던 곳은 해빙되면서 바다의 수위가 크게 높아진다. 따라서 해발고도가 낮은 나라들은 모두 물에 잠기게 되어 버렸다. 실상 지구에 엄청난 기후 재난이 찾아오게 된 것이다. 이는 우선 자신의 몸을 과학기술로 보호할 수 없는 동물에게 먼저 영향을 끼쳐 대량사망사태를 일으켰고, 인간들의 삶 역시 피폐해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15년이 지났고, 과학자들은 대안을 찾기 시작한다. 그 대안은 바로 목성의 위성인 에우로파를 인위적으로 끌고 와 지구의 위성으로 삼는다는 계획이었다. 세계각국은 불안정한 자전축을 고정하여 지구에 안정을 가져온다는 안에 대부분 찬성하지만 국토의 대부분이 북극권에 포함된 미국은 그 안에 대해 극구 반대하기 시작한다. 자전축이 좀더 움직여 자국이 북극권에서 벗어나길 기다리자는 것이다. 정말 어이없다. 미국은 지금도 그렇지만 세계와 뭔가를 나눌 줄을 모른다. 무조건 빼앗고 정복할 줄만 알지. 물론 자국의 이익을 우선 생각하는 것이 영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이 사태는 지구 전체의 존망이 걸린 일이기에 양보할 건 양보해야 하는데도 말이다.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세계각국은 목성의 위성인 에우로파를 인위적으로 지구의 위성으로 만들 계획을 차근차근 진행시킨다. 하지만 목성은 수많은 위성을 거느리고 있는 만큼 중력의 힘도 무척 크다. 그렇기에 이 파견팀들은 목성의 위성인 이오를 나노 블랙홀로 파괴해서 얻을 수 있는 힘을 사용하기로 한다.

뭐랄까. 인간은 정말 자신을 위해 파괴밖에 할 줄 모르는구나, 라는 생각이 또 들었달까. 소행성을 없애기 위해 사용했던 나노 블랙홀이 달을 삼켰고, 달이 없어지자 달을 대체하기 위해 에우로파를 끌어오려는 계획을 실행하면서 이오를 파괴한다라... 물론 생존이 달린 문제에서 다른 건 생각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파괴는 파괴다. 다만 이오는 불덩어리 위성이라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다행이랄까. 하지만 에우로파의 두꺼운 얼음층 밑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살고 있었다. 이들은 과연 에우로파의 생명체를 파괴하지 않고 무사히 지구로 데려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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