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진의 만화 미국사 다른만화 시리즈 1
마이크 코노패키 외 지음, 송민경 옮김 / 다른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미국이란 나라는 우리에게 있어 꿈을 상징하는 나라였다.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미국으로 수많은 사람이 건너갔다. 다른 나라보다 유독 미국으로 유학가는 것을 부러워했고,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을 부러워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이 말 그대로 아름다운 나라가 아니란 것을 우리는 잘 안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어떤 일을 해왔고,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이젠 알기 때문이다. 한미 FTA 협상을 보면서, 한미 합동 군사 훈련 장면을 뉴스에서 보면서 우리나라는 왜 이토록 미국에 휘둘려야만 하는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비록 이 책에는 우리나라와 관련된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미국이 어떤 나라인지, 어떤 식으로 지탱되어 온 나라인지를 잘 보여준다. 그들이 하는 짓은 형태만 바뀌었을 뿐, 근본은 전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역사를 통해서 볼 때 우리 군대는 도덕적 목적이 아닌 경제, 정치, 군사적인 목적에 이용되어 왔습니다. 미국의 팽창은 1823년 먼로주의와 더불어 시작되었습니다. 먼로주의는 아메리카 전 대륙을 미국의 영향권으로 선언했는데 이는 '명백한 운명설' - 미국이 아메리카 대륙 전체를 지배할 운명을 갖고 있다는 이념- 과 함께 계속 유지되었습니다. 미국은 필요하다면 무력을 써서라도 '민주주의라는 축복'을 다른 나라와 '낙후된 사람'들에게 전해 줄 권리를 신에게서 받았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16p)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역사를 개척의 역사라 한다. 하지만 그것은 잘 포장된 말일 뿐 실제로는 침략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백인들이 아메리카에 첫 발을 디뎠을 때, 이미 그곳에는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단물 다 빼먹은 후에는 원주민들을 그들의 땅에서 내쫓고 그 땅을 자신들이 차지하기 시작했다. 이 원주민들인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백인들에 의해 자신들의 땅에서 내쫓겼고, 투쟁으로 맞설 경우 학살당했다. 운디드니 학살에서 백인들은 인디언들을 상대로 무차별 공격을 감행했고, 30분도 안되는 시간에 250명의 인디언을 학살했다. 운디드니 학살은 인디언에 대한 백인들의 행태에 대한 일부분의 모습일 뿐이다. 이러한 일은 비일비재했고, 결국 인디언들은 인디언 보호구역이란 이름이 붙은 불모의 땅으로 내쫓겼고, 자신들만의 문화도 잃어버렸다.

오늘날 미국은 빈자에 맞서 부자를 옹호하며 기득권을 수호하는 전 세계적인 반혁명 운동의 리더가 되었다. - 아놀드 토인비 (153p)

아메리카 대륙을 손아귀에 넣은 뒤 미국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기존의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지배를 하고 있는 나라를 독립시켜주는 척 하면서 실제로는 또다른 식민정책을 폈던 것이다. 이는 지금도 미국을 지배하는 자본의 논리에 따른 것이었다. 필리핀을 스페인에서 독립시킨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또다른 지배의 형태가 되었다. 필리핀 지배는 중국으로 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필리핀 전쟁에서 2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망했다. 10살 이상의 사람은 모두 죽이라는 명령이 떨어지기도 했다. 필리핀 소수부족 중 하나인 모로족 주민은 900명 중 단 한사람도 살아남지 못했다. 모로족의 무기는 벽돌 뿐이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이 학살을 이끈 우드 장군에게 "장군들과 장병들의 빛나는 승리를 축하합니다. 당신들은 성조기의 명예를 아주 훌륭하게 드높였습니다" 라는 말로 극찬했다. 학살을 두고 성조기의 명예를 드높인 전투였다니. 이런 욕지기나오는 발언은 비단 루즈벨트 대통령뿐 만이 아니었다. 미국의 수많은 대통령들의 망언은 책 곳곳에서 우리를 분노케 한다.

라틴 아메리카나 아랍권 국가에 대한 정책도 마찬가지이다.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이 구 제국주의 국가들로부터 독립했음에도 불구하고 독재자들의 장기 집권등이 이어졌다. 이는 미국의 비호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라틴 아메리카에 뿌려진 미국돈을 더 불리기 위해 미국은 독재자들의 지배를 묵인했다. 아랍권 국가의 경우 석유란 천연자원때문에 고통받았다. 미국은 드러나지 않게 독재자들을 조종했고 자신의 이득을 챙길수 있는 이상으로 챙겼다. 이라크 전쟁이 명분없는 전쟁이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절대로 정의를 위한 전쟁은 아니었다. 그것은 석유에 대한 지배권을 넓히기 위한 전쟁일 뿐이었다. 

또한 미국은 군수사업으로 먹고 사는 나라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군수 사업은 전쟁이 일어나야 돈을 벌 수 있다. 직접 전쟁에 참가하지 않아도 무기만 팔아 먹으면 되니까. 지금도 미국은 각종 무기를 다양한 나라에 팔아 넘기고 막대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있었던 군사훈련은 전쟁을 통한 무기판매는 아니었지만, 미국의 또다른 돈벌이 수단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자주국방은 이제 완전히 물건너 가버린 것일까?

해외에서의 모험이 미국내의 파업과 저항운동의 반항적 에너지를 외부의 적을 향해 돌려놓지 않겠는가? 그것이 국민들와 정부를 단결시키지 않겠는가? ★ 애국주의는 계층의 불만을 잠재우는 한 방법이었다. (39p)

미국은 두보이스의 생각에 딱 들어맞는 국가였다. 미국의 자본주의는 부자와 빈자 사이에 인위적인 하나의 이익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기적인 전쟁과 국제적 라이벌이 필요했던 것이다. (95p)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다양한 목적이 있다. 자신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싶거나 다른 나라를 자신의 지배력 안에 두고 싶을 때, 그리고 국민들의 불만이 터지기 일보 직전 전쟁을 일으켜왔다. 정의를 위한 전쟁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을 두르고 전쟁을 일으키면 국민들은 그것에 정신이 팔려 국내 정세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전쟁 중에는 이기기 위해 어떤 무기를 사용해도 상관없었다. 베트남 전쟁에서 사용한 네이팜탄과 일본에 투하한 원자폭탄. 두 무기는 모두 민간인에게 사용되었다.

이외에도 미국이 저지른 만행은 이루말 할 수 없을 정도이다. 때로는 전쟁의 명분을 위해 다른 나라와 짜고 자신들이 공격을 받은 것처럼 만들어 상대 국가를 침략했다. 완전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이렇듯 미국은 자신의 이득을 위한 것이라면 어떤 파렴치한 짓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도덕이나 윤리보다는 자본의 논리가 앞서기 때문이었다. 

미국은 아메리카 대륙을 침략한 뒤 원주민들을 배척하고 학살했다. 인종차별은 오랜기간 동안 미국내의 유색인종들을 괴롭혀왔고, 지금도 그러하다. 자본가들은 자신의 살을 찌우기 위해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몰았다. 군수사업이 국가 기간산업이기에 해외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막대한 무기를 팔아 넘겼고, 때로는 직접 전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면 그것을 해외의 적들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위해 명분없는 전쟁을 일으켰다. 자국 기업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구 제국주의 국가들에게서 독립한 후에도 독재자들이 수십년간 독재정치를 펴는 것을 묵인해 왔다. 아랍권에서는 석유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하고 확장하기 위해 명분없는 전쟁을 일으켜왔다. 더이상의 아메리칸 드림은 없다. 미국은 세상의 중심도 아니요, 민주주의의 선진국도 아니다. 오직 부자 백인들만을 위한 나라로 존재해 왔으며 어떤 것에 대해 가치가 없다고 판단될 시에는 가차없이 배척했다.
 
일제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나고,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국이 대한민국의 구세주라 떠받들어 왔다. 일제시대에 친일파였던 무리들은 친미파로 돌아서서 미국을 찬양하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미국이 우리나라를 대하는 태도가 미국의 철저한 자본주의 논리에 의한 것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여전히 미국은 우리나라에 대해 막대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정치, 경제, 국방 등 어느 것 하나에도 미국의 입김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이다. 

제국주의는 신자유주의와 결합해 또다시 세계 곳곳을 장악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미국의 허수아비가 되어 그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다. 우리는 미국의 호의적인 얼굴 뒤에 감쳐진 괴물의 모습을 똑바로 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의 역사를, 자본의 논리와 전쟁으로 점철된 그들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다. 이는 우리가 보지 않으려 했던 미 제국주의 역사에 대한 가장 정확한 진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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