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100층짜리 집 (양장) 100층짜리 집 2
이와이 도시오 글.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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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는 목욕을 아주 좋아합니다. 어느날 목욕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물속에서 무언가가 머리를 쏘옥 하고 내밀었습니다. 쿠는 깜짝 놀랐죠. "넌 누구야?" 그런데 그 누군가는 쿠에게 자신의 집에 놀러오란 말을 남깁니다. 자신의 집에서 큰 잔치가 열린다고 꼭 놀러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집은 호수 건너편 화산 기슭에 있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답니다.

쿠는 자신의 목욕탕에 갑자기 나타난 누군가가 남긴 말에 호기심이 생겼죠. 그래서 초대에 응하기로 합니다. 호수 건너편에 있는 화산 기슭으로 갔는데, 어라라? 아무것도 안보이는 거예요. 쿠는 두리번거리면서 입구를 찾아 헤맸지요. 그러다가, 주르르르르~~~ 쿠는 땅속 구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습니다. 그곳엔 작고 귀여운 문이 있었죠.

똑똑. 들어오세요. 쿠가 처음으로 방문한 집은 지하 1층에서 10층까지를 사용하고 있는 토끼네 집입니다. 토끼네 집은 땅속에서 채소를 재배한답니다. 토끼는 당근, 홍당무, 양배추, 배추등을 심고 가꿉니다. 토끼는 초식동물이거든요. 그래서 채소만 먹지요. 토끼네 집은 지하 1층에서 3층까지는 채소를 가꾸는 밭이고, 지하 4층은 저장고랍니다. 5층에는 토끼 전용 목욕탕도 있군요. 샤워꼭지랑 욕조가 토끼 모습을 하고 있답니다. 토끼네 지하 6층은 세탁실 및 화장실, 7층은 부엌, 8층은 식당, 9층은 아기 토끼들이 모여 공부를 하는 학교랍니다. 10층은 쿨쿨 잠을 자는 침실이지요.

11층부터 20층까지는 너구리네 가족이 삽니다. 너구리는 게를 먹는 것을 좋아해서 집에 게 수족관이 있답니다. 보글보글 게를 삶아 먹는 너구리들의 모습이 무척 행복해 보입니다. 또 너구리들은 진흙으로 공을 만들어 던지고 노는 것을 아주 좋아하죠. 하지만 진흙으로 놀면 몸이 쉽게 더러워지죠. 15, 6층에는 너구리네 목욕탕이 있답니다. 17층은 화장실, 18층은 세탁실, 19층은 다림질을 할 수 있는 공간이죠. 20층은 뭐냐구요? 잠을 자는 침실이랍니다.

21층에서 30층까지는 매미 애벌레들이 모여 삽니다. 매미 어른들은 어디에 있냐구요? 매미들은 유충상태로 땅에서 약 7년을 보낸후 밖으로 나가 어른이 됩니다. 그리고 그 해 여름 우리에게 노래를 들려주지요. 그래서 땅속에는 매미 애벌레밖에 없는 것이랍니다. 매미 애벌레들이 먹는 것은 나무뿌리에서 나온 수액이지요. 나무뿌리 주스는 어떤 맛일까요? (쿠, 맛이 어때?) 매미 애벌레들은 어른들과 따로 살기 때문에 자신들에 대해 따로 공부를 합니다. 매미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여름엔 어떤 모습을 하게 되는지, 그리고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는지 학교에서 배우죠.

지하 31층에서 40층까지는 공벌레들이 사는 공간이랍니다. 공벌레라는 이름답게 집도 모두 동그란 공모양이로군요. 공벌레는 주로 땅속에 살지만 땅밖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 천적을 만나면 몸을 동그랗게 웅크리지요. 그럼 딱딱한 공처럼 된답니다. 여기에서는 골프공이 되기도 하고 볼링공이 도기도 하고, 농구공이 되기도 하는군요. 이런 것은 공벌레의 습성덕분이겠죠?

지하 41층에서 50층까지는 개미들의 마을입니다. 개미들은 땅속에서 버섯을 기르기도 하고 진딧물을 지켜주는 댓가로 진딧물에게서 단물을 얻기도 합니다. 이런 걸 공생관계라고 하지요. 개미 사회에서는 여왕개미만이 알을 낳습니다. 다른 일개미들은 알을 돌보고 애벌레가 태어나면 먹이를 먹이며 보호하지요. 하지만 오늘은 특별한 날. 개미들이 잔치에 쓸 케이크를 만들고 있네요.

지하 51층에서 60층까지는 지렁이가 살고 있습니다. 지렁이는 겉으로 보기엔 징그럽게 생겼지만 실은 땅을 비옥하게 가꾸는 일꾼이지요. 지렁이가 땅을 파헤치고 흙을 먹고 배설하면 그것이 땅에 양분을 주는 것이랍니다. 지렁이가 정원을 가꾸는 모습이 보이는 군요. 아름다운 정원이네요. 또한 지렁이는 흙으로 도자기를 만들기도 하는군요. 역시 흙을 잘 만지는 지렁이답죠?

지하 61층에서 70층까지는 고슴도치가 살고 있어요. 고슴도치는 보석을 모으고 있어요. 고슴도치는 이 보석을 어디에 쓰려는 것일까요? 고슴도치네는 자신과 닮은 선인장을 키우기도 하고, 털이 숭숭한 애벌레를 먹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신들과 닮은 다트 놀이를 하기도 하죠. 그리고 자신과 꼭 닮은 복어를 키운다는 사실도 아세요?

지하 71층에서 80층까지는 공룡...이 아니라 도마뱀이 삽니다. 근데 도마뱀네 집 옆에는 오래전에 살았던 공룡의 화석이 보이는군요. 그래서 도마뱁들은 화석을 발굴하기도 하고, 자신들과 꼭 닮은 공룡에 대해 공부하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도마뱀 꼬리는 너무 세게 잡지 마세요. 위협을 느끼면 자신의 꼬리를 뚝 잘라놓고 도망를 가니까요.

81층에서 90층까지는 두더지네가 삽니다. 땅속에 사는 동물하면 두더지가 생각날 정도이지요. 두더지는 광부랍니다. 땅을 파고 굴을 만들지요. 그런데 오늘은 금을 캐고 있군요. 오호라, 이건 선물용이로군요.

지하 91층에서부터는 거북이네 집입니다. 그런데 여긴 꽤 더워요. 왜 그런가 했더니 이 밑에 화산이 있고 화산열로 온천이 생겨났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거북이들은 온천을 즐기기도 하고, 온천열로 생선을 구워먹기도 해요. 쿠는 이곳에서 자신을 초대한 거북이를 만나게 된답니다. 목욕탕에선 머리만 보여서 누군가 했더니 거북이였군요.

지하 100층은 올해 100살이 되신 거북이 할머니가 계시는 곳이랍니다. 오늘은 할머니의 생신이지요. 쿠는 생신 잔치에 초대를 받은 것이었답니다.

지하 100층에서 열리는 100세 생신 잔치. 생각만 해도 근사한걸요. 지하 1층에서 99층까지 사는 동물들이 준비한 것은 할머니의 생신 선물이었어요. 사이좋은 이웃들이죠? 쿠는 아기 거북이와 너구리와 함께 할머니의 등을 씻겨 드렸어요. 아이구, 시원하다~~~ 할머니의 말씀이 들려올 듯 합니다.

거북 할머니의 100세 생신 잔치가 끝났습니다. 쿠는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지요. 그럼 이제까지 걸어 내려온 100층을 다시 걸어 올라 가야 할까요? 아이쿠야. 하지만 걱정마세요. 뜨거운 온천물이 지상으로 뿜어져 나오는 곳에 있으면 순식간에 지상에 도달하게 되니까요. 할머니의 등에 매달려 있으면 무서울 것이 없답니다.

쿠는 지하 100층집에 다녀오면서 새로운 친구들도 사귀고 그들이 어떻게 사는지도 구경했지요. 더불어 근사한 생신 잔치에도 초대받았구요. 다음에 이곳에 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생각만 해도 두근두근거리네요. 그럼, 다음에 만나요~~

『지하 100층짜리 집』은 조금 독특한 구성을 하고 있다. 옆으로 넘기는 책이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 넘기는 책으로 1부터 시작해서 100까지 숫자 공부를 하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숫자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각 10층마다 다른 동물 가족들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생태도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각색이 되어 있지만 그들의 기본 생태를 파악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또한 각 층마다 각기 다른 행동을 하는 동물들의 모습이 있어 그것만을 보고 있어도 웃음이 나온다. 숫자 공부와 더불어 상상력으로 무장한 땅속 생물들에 관한 이야기까지, 어른과 아이 모두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사진 출처 : 책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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