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화 역사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도깨비 이야기 파랑새 풍속 여행 1
이이화 원작, 김진섭 지음, 곽재연 그림 / 파랑새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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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치고 어린시절 전래동화를 읽으면서 도깨비 이야기를 한 번도 접하지 못한 사람은 없을 듯 하다. 옛이야기뿐만 아니라 동요에도 도깨비가 나오는 것이 있다. 또한 내가 어렸을 때는 도깨비 집이란 이름이 붙은 고택도 많았다. 아흔아홉간 집이 바로 그것인데 백간을 채우기도 전에 닭이 울어 아흔아홉간 집이 되었다는 이야기 등. 그뿐만이랴. 요즘도 도깨비터에 대한 이야기도 종종 접한다. 그렇다면 우리와 이렇게 친숙한 도깨비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가 생각하는 도깨비의 모습이 일본의 오니의 모습이란 것은 일찍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외의 것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저 친숙하게 느낄 뿐이지 실제 아는 것은 별로 없는 게 아닐까. 그런 우리에게 이 책은 도깨비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도깨비의 성격은 어떤지, 도깨비의 능력은 어떤지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옛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도깨비 이야기를 통해 도깨비와 인간의 관계는 어떠했는지에 대해 들려준다.
 
도깨비는 일본 오니와 많이 혼동되어 왔다. 머리에 뿔이 하나나 둘이 있고 풀로 엮은 옷을 걸치고 쇠몽둥이를 들고 있는 것은 전형적인 오니의 모습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역시 혹부리 영감 이야기일 것이다. 혹부리 영감 이야기가 우리 옛이야기가 아닌 일본의 전래동화였다니. 혹부리 영감에 나오는 도깨비는 일본 오니가 되는 것이다. 에휴, 평생 속아온 느낌이랄까. 이런 것만 봐도 우리가 우리의 도깨비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오니의 모습은 정형화된 모습이라면 우리의 도깨비의 모습은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 크기도 색깔도 모습도 다양하다. 게다가 종류도 한가지가 아니라 이름만 붙이면 무슨무슨 도깨비가 될 정도로 다양한 도깨비들이 존재한다. 특이한 것은 도깨비로 변하는 물건들이다. 물론 도깨비가 자연에서 태어나는 경우도 많지만 사람의 손때가 묻은 오래된 물건들이 도깨비가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점은 일본의 요괴인 츠쿠모가미와 비슷한데, 츠쿠모가미는 백년이상 된 물건이 요괴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적으로 가까운 나라이다 보니 이외에도 도깨비와 비슷한 전설을 가진 요괴들이 꽤 많다. 중국의 이매망량이나 독가비, 일본의 오니나 텐구 등도 도깨비와 혼동되어 왔지만 도깨비와는 다른 존재이다. 

그렇다면 오래된 물건이 도깨비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을 의미할까. 그것은 도깨비와 사람이 아주 가까운 관계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사람과 가까운 곳에 존재했다는 것도 의미할 것이다. 다른 귀신과는 달리 원한을 품고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가 아니라 때로는 사람을 돕기도 하고, 때로는 골탕을 먹이며 장난을 치기도 하는 존재가 바로 도깨비이다. 도깨비의 능력중 특이한 것은 미래를 보는 신통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 단순한 요괴와는 차원이 다름을 알 수 있다.

도깨비의 기본 성품은 순박하여 잘 속아넘어간다는 것, 그리고 장난과 음주가무를 좋아한다는 것, 시끌벅적한 것을 좋아하지만 겁도 많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성품은 한국인의 민족성과 닮아 있다. 도깨비는 기본적으로 인간을 해하는 존재가 아니다. 인간에게 장난을 치기 좋아하지만 돕기도 좋아한다. 겨우 메밀묵이나 돼지고기 등만 대접받지만 반대로 인간에게 돌려주는 것은 아주 많다. 그런 것을 보면 오히려 인간을 도와주고 싶어 안달난 것처럼 보인달까. 그만큼 인간과 가깝게 지내고 싶어 하며, 인간 가까이에 산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잘 모르고 있던 도깨비의 특징과 성품, 그리고 도깨비가 나오는 옛이야기를 통해 도깨비가 한국인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잘 보여주는『도깨비 이야기』는 어린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로부터 도깨비 이야기를 듣고 자란 어른들이나, 도깨비를 잘 모르고 성장하는 아이들 모두에게 유익하며 즐거운 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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