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X50 피프티 피프티
쿠니에다 사이카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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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하다보면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의 문제로 신경전을 펼치게 될 때가 반드시 오고야 만다. 처음에야 '자기 좋은대로 해', '넌 어떻게 하고 싶어' 등의 달달한 멘트를 날리며 상대를 배려하는 듯한 행동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관계는 조금씩 바뀌게 된다. 어쩌면 그건 당연한 일일지도. 인간의 속성이란 게 선천적으로 이기적인 면이 많기 때문이다. 뭐, 안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서로 라이벌 관계를 느끼는 두 사람의 경우에는 어떨까. 그것도 질기고 질긴 악연(?)이 고교시절부터 시작되어 사회인이 되어서까지 이어진다면? 이럴 경우에는 굳이 연인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우위를 강하게 표현하고 싶지 않을까.

카와니시 와타루와 히가시노 슈조와의 관계가 꼭 그렇다. 고교시절부터 날리던 남자들로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지만 어떻게 된 것인지 연애는 그렇게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는다. 게다가 둘의 연애 사이클 또한 비슷해서 시작하는 시기도 끝나는 시기도 - 실은 상대방에게 차이지만 - 비슷비슷하다. 남자들이란 묘한 곳에 경쟁심을 발동시키는 경우가 많아서 - 나이를 먹어도 애다 - 두 사람은 각자의 연애에 있어서도 경쟁심을 발동시키곤 했다. 뭐, 그래도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는 걸 보면 악연은 아닌듯. 그저 성격이 다르고 취향이 좀 다를 뿐, 결국 하는 짓은 똑같다. 친구가 될 수 밖에 없는 둘이랄까.

사실 공 VS 공 만화라고 해서 두사람의 이야기가 주를 이룰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각자의 연애사정에 관한 이야기가 많아 흥미로웠다. 원래도 자뻑 기질이 좀 있는데다가 술만 먹으면 말이 많아지는 카와니시와 범생이 타입이 고대로 성장한듯 보이지만 은근히 변태기질이 있는 히가시노가 만나면 솔직히 시끄럽다. 어찌나 수다를 떨어주시는지. 이러니 여자들이 고개를 절레절레하면서 두 사람을 떠나는 것인지도. 어쩌면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눈치챈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겉모습은 여자들에게 인기 많을 타입일지는 몰라도 실제 성격은 그다지 매력은 없다. (내 취향은 아니란 말씀)

연애만 하면 다 깨지고 마는 비운(?)의 두 남자. 그들의 이야기는 웃기게 그려지긴 했지만 어찌보면 서글프기도 하다. 나름대로 연애관이 확실한 편인데, 그것에 맞춰줄 여자가 없으니. 게다가 겉모습만 보고 다가왔다가 그들의 다른 모습에 놀라 휭하니 사라지는 여자들도 문제일지도.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 둘이 제대로 된 사랑이 뭔지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니, 일부분에 집착하는 버릇을 버려!

다음권이 나올지 아니면 이렇게 끝난 것인지는 몰라도 내가 보기엔 이들은 평생 이러고 살 것 같다. (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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