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홈즈걸 2 : 출장 편 - 명탐정 홈즈걸의 사라진 원고지 명탐정 홈즈걸 2
오사키 고즈에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서점을 배경으로 하는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20대 어성 두명의 활약을 다룬 코지 미스터리 명탐정 홈즈걸 제 2권. 어쩌다 보니 - 어쩌다 보니? 2권만 달랑 샀잖아! (ε= 퍽) - 2권부터 읽게 되었다. 서점을 배경으로 하는 추리소설이라니, 서점이란 공간자체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무척이나 반가웠달까. 지금이야 대부분의 책을 (삑) 모든 책을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서점에 가는 것을 즐겼던 사람중의 하나이니 당연한 것일지도.

내가 사는 곳은 지방의 중소도시로 예전에는 그런대로 큰 서점들이 몇군데나 있어서 돌아다니면서 책구경을 했지만, 어느 샌가 서점은 하나둘씩 없어지고, 있는 서점도 확장이 아니라 대폭 축소된 공간에서 제한된 책들만 판매한다. 주로 참고서와 잡지류를 파는데,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사는 도시는 학교가 꽤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만화류는 거의 들어오지도 않고, 소설도 베스트셀러류만 들어온다. 그렇다보니 자연히 서점에 발을 끊게 되었달까.

그렇다해도 난 몇달에 한 번씩 서울에 가는 길에 대형서점에 들르곤 한다. 넓고 넓은 매장을 둘러보는 것만 해도 즐거움이 넘쳐나는 곳. 하지만 대형서점들 대부분의 특징은 잘 보이는 곳에는 베스트셀러들만이 산처럼 쌓여 있다는 것이고, 베스트셀러는 회전율이 빨라 금세 다른 책으로 바뀐다는 특징을 가진다. 하지만 작은 서점에서는 구할수 없는 희귀본이나 비싼 책들도 있고, 원서 종류도 다양해서 몇시간이고 지루하지않게 시간을 보낼수 있기도 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사람이 너무 많이 산만하고, 작은 서점에서 느낄 수 있는 정겨움은 없다는 것이 단점일 것이다.

교코는 지방에 있는 세이후란 서점의 직원이다. 대형서점은 아니지만 단골 고객도 많고 책종류도 다양한 편이라 교코는 세이후에서 일하는 것이 무척이나 즐겁게 일을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교코앞으로 예전 동료였던 미호가 보낸 편지가 한 통 도착한다. 미호는 지금 고향으로 돌아가 그곳의 유서깊은 서점인 마루우도에서 근무하고 있다. 미호의 편지에는 마루우도에 유령소동이 일어나 서점이 존망의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었다. 교코는 처음엔 별로 내켜하진 않지만 결국 동료직원이자 명탐정인 다에와 함께 신슈로 향하게 된다.

그러나 그곳에서 둘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전혀 예상밖의 사건이었으니...
그것은 바로 그 유령이 27년전 유명 작가를 죽인 작가의 제자의 유령란 것이었다. 그 사건에 대해 당시 사건 관련자를 탐문하면서 하나씩 밝혀지는 27년전 사건의 비밀. 인터뷰 대상인 사람들은 대부분 그 사건을 아키오가 일으킨 것이 아니라 믿고 있었다. 다른 범인이 있다는 확신과 사라진 원고가 있다는 소문은 사실인 것일까.

일단 세이후와 관련한 알리바이 미스터리로 가볍게 시작하는 이 소설은 신슈로 공간이 바뀌면서 오래전의 살인사건의 수수께끼란 다소 무거운 이야기로 넘어간다. 관련자들을 탐문하면서 보여주는 다에의 모습은 다소 엉뚱하기도 하지만, 그녀의 질문은 명확하고 빈틈이 없다. 법학부 학생이라 뛰어난 추리력을 가지고 있지만 손재주라곤 전혀 없는 다에의 모습은 무거운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가볍게 느끼게 해준다. 또한 전문탐정이 아니기에 때로는 허점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그런 모습조차 매력적이다. 사실 다에가 스케치북에 그리고 적은 것은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는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인데, 이런 것을 보면 때때로 똑똑한 사람들이 그러하듯 엉뚱하기 그지없다.

이 사건에는 인간의 추악한 욕망과 질투, 그리고 의심이란 것이 얽혀있었다. 인기 작가의 문하생으로 살아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로는 대필을 해야 했고,자신있게 쓴 자신의 작품에 대해 혹독한 평가를 받아야 했다. 그렇다고 데뷔가 보장된 것도 아니었다. 지금도 이런 시스템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작가 수업이란 것은 정말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글을 잘 쓴다 해도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죽은 글일 것이다. 또한 재능이 별로 없을 경우 노력만으로 되지 않을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런 부분이 작품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렇다고 해서 살해당한 스승이 아무런 잘못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제자의 아픈 상처를 헤집어 놓았는데, 그것이 그의 문학적 소양을 높이는 것이라 생각했다. 아픔이 좋은 글의 토대가 될 경우도 있겠지만 그건 자의적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타인이 간섭해서는 안될 일이었다. 

『명탐정 홈즈걸 2 : 출장편』은 현재 일어난 유령 소동과 27년 전 사건 미스터리한 관계를 풀어가는 부분도 재미있지만, 서점자체에 관한 이야기도 무척이나 흥미롭다. 대형서점과 중형서점, 그리고 지방의 소형서점에 대한 출판사들의 차별대우를 비롯해, 독서가들의 감소와 온라인 서점들의 증가로 인해 점점 입지가 좁아져가는 오프라인 서점들의 아픈 현실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또한 각각의 서점이 내는 분위기가 다른 이유를 비롯해 현대 사회에서 서점이 살아나갈 방법을 모색하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도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홈즈걸의 다른 시리즈도 무척 기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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