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사랑에 빠지다 3 - 레이치로 편,완결
다카나가 히나코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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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목점 후지노야의 후계자이자 현재 사장인 슈도 레이치로. 그는 후지노야의 부사장으로 있는 진나이의 사랑스러운 연하의 연인이다. 처음에는 낙하산 인사라고 반발했던 진나이였지만, 레이치로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레이치로 안에 숨겨진 매력에 눈뜨게 되었고, 그후 두 사람은 조심스런 연애를 해오고 있다.  

둘의 사랑스럽고 달콤한 시간은 레이치로의 맞선을 계기로 인해 조금씩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이번 상대는 거래처 사장님의 딸로 어찌보면 정략결혼 비슷한 느낌을 주는 맞선자리였다. 하지만 레이치로는 반듯하고 올곧은 성격. 이미 진나이를 선택한 입장이기에 레이치로는 자신의 힘을 다해 그 선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진나이. 진나이는 레이치로의 입장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약간 둔한 레이치로가 진나이의 눈에 불안하게만 보이는 것이다. 레이치로는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마음을 지키고 있는데도 진나이가 불안할 수 밖에 없는 건 두 사람이 남자라는 이유만은 아니다. 후지노야 본사 회장의 아들과 지사의 부사장의 관계란 두 사람이 아무리 견실한 사이를 유지한다 해도 늘 위태할 수 밖에 없달까. 외부적인 압력이 만만치 않다는 소리다. 쉽게 이야기하면 재벌 2세와 평범한 사람의 사랑이야기라고나 할까. 그러하기에 진나이는 불안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제발 레이치로를 그렇게 다그치지 말아줘, 라는 소리를 지르고 싶었던 적이 몇 번이나 생겨버렸다. 레이치로는 나름대로 열심히 방어작전을 수행중이라고. 진나이 자신도 힘들겠지만, 그런 마음이 레이치로를 얼마나 더 힘들게 만드는지 알기나 하는 거야? 레이치로의 슬픈 표정, 미안한 표정을 3권에서 제일 많이 본 듯 하다. 그정도로 많은 횟수로 진나이에게 사과하고 또 사과하고. 이런 레이치로를 보는 나로서는 마음이 너무나도 많이 아팠달까. 거기에다 키지마는 진나이의 틈을 파고 들고, 결국 레이치로 역시 진나이와 키지마 사이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아마도 이건 진나이가 레이치로와 레이치로의 맞선 상대를 놓고 고민하는 것과 비슷하지만, 분명히 다른 점도 많다.

특히 기모노 전시회 기간동안 진나이가 레이치로에게 거칠게 대했던 걸 생각하면... 한대 날려주고 싶은 심정이었달까. 게다가 결국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한다는 자괴감에 지사를 옮긴다고 선언하기까지.

널 내 멋대로 하고 싶어서 이러는 게 아니야... 내가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지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아도 돼. 네 자신이 어떻게 하고 싶은지 생각해서 앞으로의 너의 삶의 방식을 정하도록 해. (본문 中 진나이의 말)

언뜻 보면 레이치로를 위한 이야기같지만, 진나이 비겁하다구. 가장 큰 짐을 레이치로의 어깨에 턱 올려 놨으니. 결국 자신은 레이치로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슬쩍 빠져나간것 아니냐구. 진나이의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자신의 연인을 그렇게 몰아부치다니... 소리 지르고 때리는 것만이 상대를 몰아붙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말이 상대를 더 위축시키고 몰아붙인다.

어째선 난... 나한테 있어서 소중한 사람일수록 지독히도 슬퍼지게 만들고 마는 걸까... 그리고는 내곁을 떠나간다... 하루도... 진나이도... (본문 中 레이치로의 생각)

레이치로가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을지 이 문장만 봐도 그냥 느껴진다. 특히 하루를 그렇게 떠나보내고 나중에서야 그걸 깨달았던 레이치로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았다는 게 느껴진다. 결국, 레이치로는 큰 결심을 하게 된다.

정말이지, 의외라고 했달까. 보통 이런 구조라면 재벌 2세는 갈등에 고민을 번복한다, 라는 스토리를 따르게 되지만 레이치로는 달랐달까. 뭐 이런 점이 레이치로답다면 레이치로다운 것이지만. 그래도 자신의 생각을 그렇게 솔직히 드러내고, 밀어붙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당차고, 한결같다, 라는 게 내 감상이다. 진나이, 이런 사람 놓치면 일평생을 후회할 거다.

일단은.. 해피엔딩이다. 그것도 레이치로가 그렇게 당차게 나오지 않았다면 절대 없었을 엔딩이랄까. 진나이에게 맡겨뒀다면 흐지부지 그냥 끝나버렸을 테지만, 역시 레이치로였다. 이 시리즈 중 레이치로가 가장 사랑스러웠다면, 이해하시려나? 물론 두 사람의 앞에 수많은 파도와 고비가 있을 거란 생각은 한다. 하지만 그들은 일단 가장 큰 한 고비를 넘겼다. 그리고 서로에 대한 마음이 한결같다면 나머지 고비도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대가 사랑에 빠지다 ~ 레이치로 편은 3권으로 완결되었다. 제일 아쉬운 건 레이치로를 더이상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 레이치로. 그대는 진정한 남자다. 그리고 세상 누구보다도 사랑스러운 남자다. 레이치로, 이젠 안녕~

덧> 기모노 전시회에서의 진나이, 키지마의 기모노를 입은 모습. 소녀들이 왜 미남 사장님인 레이치로에게 푹 빠지게 된 것인지 그때 다 밝혀졌다. 나 역시, 기모노를 입은 남자에겐 약한단 말야. 물론 레이치로의 경우 평소에 기모노를 입은 모습이나 양복을 입은 모습, 때때로 궁도복을 입은 모습 모두가 멋졌지만... 아, 난 역시 기모노에 모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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