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올 수 없는 죽음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6
샬레인 해리스 지음, 송경아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오오, 드디어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6권이 출간되었다. 5권과의 사이에 텀이 좀 길어서 요번엔 꽤 많이 기다렸는데, 너무 반갑다. 표지를 보닌 수키가 호랑이를 타고 있고, 뒤에 검은 머리 뱀파이어가 그 꼬리를 잡으려 한다. 대충 보니 알겠구먼. 호랑이는 변신능력자 퀸 - 5권에서 늑대 인간들 우두머리를 뽑는 자리에 등장했지 - 이고, 뒤에 있는 얼빠진 뱀파이어는 빌이로군. 수키는 뒤도 안돌아보는 걸로 봐서 이젠 빌에게서 완전히 마음을 돌린 듯 보인다. 뭐 첫사랑이니 미련은 좀 남겠지만...

시리즈 6권인『돌아올 수 없는 죽음』은 크게 두가지 이야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번째는 변신능력자 퀸과 수키의 새로운 러브라인, 두번째는 뱀파이어 왕과 여왕의 전쟁. 일단 퀸과 수키의 러브라인을 보면 아주 달달하다. 솔직히 말해서 민머리의 퀸이 얼마나 멋있을지 상상은 잘 안가지만, 최대한 끼워 맞춰서 젊은 시절의 율 브린너를 연상해 봤다. 다른 민머리는... 내가 아는 사람이 없다. 하여간 이렇게 연상을 하지 않으면 그림이 잘 안그려진다니까. 어쨌거나 먼저 데이트 신청을 한 퀸은 호랑이로 변신가능한 변신능력자로, 큰 이벤트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호랑이로 변신하는 남자이지만 무척 섬세하고 다정하달까.

감정 상한 전 남자 친구 몇 명 정도는 제가 다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나랑 사귈래요? (41p)

후와아... 이 글을 보고 있는 나도 이토록 떨리는데, 이런 고백을 받는 수키의 마음은 어떨지 상상이 충분히 가고도 남는다. 이런 멋진 남자가 프러포즈를 해오는데 안넘어갈 재간이 있나? 물론 수키가 평범한 사람이라면 재고에 또 재고를 하겠지만, 수키도 텔레파시 능력자인지라 많이 망설이지는 않았다. 잘했어, 수키! 이렇듯 멋진 퀸과 데이트를 하게 되지만, 수키는 물린 늑대 인간들에게 공격을 받는다. 도대체 왜? 수키가 잘 되면 배 아픈 사람이라도 있나, 거참. 게다가 뱀파이어가 되어 죽은 사촌 해들리의 집에서는 새로 태어난 뱀파이어에게 물려 죽을 뻔 한다. 하나 더있다. 퀸과 함께 납치까지 당하는 수키. 이번에도 수키는 너덜너덜. 하지만 몸이 너덜너덜해지는 건 문제가 아니다. 이젠 정말 마음이 갈갈이 찢겼다고나 할까. 가여운 수키.

수키는 첫사랑인 빌의 배신, 마녀의 주술에 걸려 잠시 정신을 안드로메다로 보낸 에릭과의 연애, 늑대인간 알시드와의 연애도 모두 끝장났으니 이젠 새로운 남자를 만나도 되지 않나 싶다. 물론 난 에릭과 수키가 연결되기를 진짜진짜 바라는 사람이지만, 수키도 에릭도 서로를 대하는 입장이 아주 애매하다. 하긴 1,500년이나 살아온 에릭이 사랑이란 감정을 그사이에 다 잊어버렸으니 그걸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릴지도. 하여튼 어디선가 수키에게 무슨 일만 생기면 바로 달려오는 왕자님 (삑) 뱀파이어가 바로 에릭이잖아. 그런 걸 보면 에릭이 꼭 수키의 이용 가치만을 따지는 건 아닌듯 한데...

하긴 빌도 좀 미묘하긴 하지. 자신을 뱀파이어로 만든 뱀파이어 (미안하다, 이름이 기억안난다)를 만나 그녀에게 휘둘리고 - 결국 바람을 핀 거나 마찬가지 -. 지금은 다른 뱀파이어와 열애중이시다. 알시드 역시 데비 사건과 늑대인간 우두머리 선출 사건 이후 수키와 완전히 끝나버렸고, 알시드도 새로 연애중이시다. 그래도 미련이 남은 듯한 뱀파이어와 늑대인간. 아 표범 인간 캘빈도 구애을 했지. 수키가 완전하게 거절했지만.

수키는 왜 이렇게 초자연적인 존재들에게 인기가 많을까. 수키에겐 초자연적인 존재에게만 통하는 특별 페로몬이라도 있나? 있었다. 푸하. 깜짝 놀랐네. 요정 클로딘이 왜 수키의 대모 요정이 되었는지, 수키를 잘 챙겨주는지에 대한 비밀도 거기에 있었다. 오빠 제이슨은 반 표범인간이 되었고, 수키는.. 그랬단 말이지? 에릭은 그 사실을 알고 어떻게든 자신의 감정을 정당화 해보려는 것 같은데, 내가 보기엔 단순히 그 페로몬에 끌리는 것 말고도 당신에겐 뭔가 더 있다구. 에릭, 당신은 자각이 필요해!

수키를 노리는 자들은 한 둘이 아니다. 그래도 수키를 옆에서 지켜주는 누군가가 있어서 늘 다행이지만, 그래도 수키는 자신의 몸을 지킬 줄 아는 여자다. 지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처신해야할지 잘 알고 있다고 할까. 그래서 수키가 매력적인 것이다. 또한 자신의 감정이나 욕망에 대해서도 아주 솔직하다. 난 그런 수키가 정말 매력적으로 보인다. 물론 초자연적 존재들도 매력적이긴 하지만.

이번엔 난 빌에게 완전히 거부권을 행사한다! 빌어먹을 빌. 빌이 잘못한 것은 아주 많다. 그건 수키에게 너무나도 큰 상처를 주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타이밍도 아주 나빴다. 물론 에릭이 좀 거들긴 했지만. 아니, 사랑이란 말을 꺼낸 타이밍이 아주 극적으로 나빴다. 나같아도 그런 때 그런말을 들으면 빌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뜯고 싶어졌을 거다. 물론 안그러는게 신상에 좋겠지만. 대신 영원히 초대를 거부하길. 이번엔 진짜로 빌과의 인연을 끊고, 손톱만큼 남은 미련도 완전히 버렸으면 좋겠다. 아마 수키는 영리하니까 잘 알아서 하겠지만. 

어쩌다 보니 수키의 연애사쪽으로만 이야기가 흘러 갔군. 이번 이야기중 무척 흥미로운게 남아 있다. 그건 바로 결혼식을 올린 뱀파이어 왕 피터와 여왕 소피 - 앤 사이의 전쟁이다. 이 부분은 이정도로 언급하고 넘어가련다.

『돌아올 수 없는 죽음』에 새로운 초자연적 존재가 등장했다. 그것은 바로 악마다. 준악마와 반악마랄까. 악마까지 하수인으로 부리는 뱀파이어, 새삼 무서워지려고 하는군. 수키 스택하우스를 읽으면서 무척 즐거운 부분은 다음에 또 어떤 초자연적 존재가 등장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러다가 벨제붑이나 발록도 나오는 거 아냐? 하긴, 여기에서는 고유명사처럼 취급되는 초자연적 존재는 등장하지 않으니, 다른 이름을 가진 누군가가 또 나오겠지? 그게 더 재미있는지도. 사실 인간의 이름을 가지고 인간들 사이에 섞여 있으면 누가 누군지 알 수 없다는 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니까.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는 짧은 시간 동안 여러 사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기 때문에 일일이 언급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대충 추려서 가장 중요한 것 몇 가지만 이야기하게 되는데, 이것이 모든 이야기가 아니라 더 많은 이야기들이 책 곳곳에 숨겨져 있다는 것만 잊지 말자. 근데, 수키, 정말 에릭은 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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