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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 & 피스트 beast & feast
아키라 노리카즈 지음, 버퍼링 옮김 / 인디고 / 2010년 11월
평점 :
아키라 노리카즈, 진짜 오랜만이다. 그동안 번역본이 안나와서 전전긍긍했었는데. 푸하, 이제서야 나왔구나. 워낙 섹시한 캐릭터를 그리는 작가인지라, 기대를 많이 하게 된달까. 특히 복근. 으으으... 생각만해도 좋구나. 그런 걸 기대하는 독자도 많았겠지?
이번에 나온 작품인 비스트 & 피스트는 장편이다. 이제껏 읽었던 작품들이 연작 단편 아니면 단편이었는데.. (기억이 맞다면) 이번엔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 인물이 나오는 장편이랄까. 물론 주인공은 표지에 떡하니 박혀 있는 두 사람이다. 왼쪽의 흰셔츠를 입은 예쁘장한 생김새의 남자는 히시누마 카즈하로 형사이고, 오른쪽의 짐승삘이 풀풀 풍기는 남자는 효우도 이츠키로 야쿠자다. 어떻게 보면 호스트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야쿠자다. 그러고 보니 아키라 노리카즈의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야쿠자아니면 호스트가 많았지?? (이것도 기억이 맞다면..) 아니면 야쿠자 + 호스트거나.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직업을 가진 두 사람은 중학교 동창생이란 관계이다. 반듯한 성격의 카즈하와 효우도가 애초부터 친했을 것 같지는 않고... 실은 그때부터 효우도가 카즈하를 따라 다녔다고나 할까. 뭐 그래도 질척질척 끈적끈적하게 따라다니지는 않고, 딱 중학생다운 풋풋함이 곁들여져 있다. (이는 번외편에 잘 나와 있음. 둘 다 어찌나 귀여운지. 푸하~~)
어쨌거나 두 사람은 성인이 된 후, 즉 카즈하는 형사, 효우도는 야쿠자가 되었을때 다시 재회하게 된다. 아주 우연히! 길에서! 뭐, 사실은 아주 우연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형사와 야쿠자가 만날 확률은 일반인이 야쿠자와 만날 확률보다 확실히 높기 때문이다. 근래에 발생한 살인 사건 세건에 관한 정보를 주는 조건으로 카즈하를 요구하는 효우도. 뭐 이런 설정은 워낙에 많기 때문에 또야! 라고 외칠 BL팬들이 수두룩할지는 몰라도, 아키라 노리카즈잖아! 라고 말하고 싶다.
짐승같은 - 카즈하의 이야기에 따르면 사자같은 - 효우도가 의외로 많이 귀엽다. 덩치는 한덩치하는데다가, 야쿠자인데 어디가 귀엽다고? 라고 반문하고 싶으면 책을 보면서 직접 확인하면 된다. 더는 말안할란다. 사실 효우도가 꽤 마음에 들었거든. (푸핫) 카즈하도 꽤나 귀엽다. 절대로 여왕수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효우도에 대해서 - 정확히 말하면 효우도의 태도에 대해서 - 빼거나 질색하거나 그런 면은 없다. 오히려 뒤늦게 자신의 취향을 알게 되어 당황한 어린애같다고나 할까. 그런 면이 빈틈 있어 보여 귀엽다.
또한 카즈하의 형사로서의 모습과 효우도의 야쿠자로서의 모습보다는 연인으로서 두 사람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어 좋았달까. 물론 아키라 노리카즈 특유의 귀여운 그림체 + 코믹함이 어우러진 모습들은 강력한 복근과 섹시한 엉덩이를 강조하는 그림과 대조되어 더욱 즐겁다. 약간 좀 신경쓰이는 것이 있다면 카즈하가 담당한 사건이 한국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일까. 예전엔 중국 범죄자들을 주로 끌어다 쓰더니.. 나도 한국인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좋은 일이 아닌 나쁜 일에 한국인이 관련되어 있는 건 쫌 그랬다. 뭐, 일본 만화가들은 자기네 조폭들 - 야쿠자들 - 이야기를 밥 먹듯이 그리니까 그다지 큰 비중을 실어 그런 설정으로 그린 것 같지는 않지만.
하여튼, 오랜만에 만나서 무지무지무지 반가운, 아키라 노리카즈! 또 다른 작품도 얼른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