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초상
혼마 아키라 지음, 손해정 옮김 / 인디고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 상대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서 어쩔줄 모를 지경일 때는 "왜 우린 이제서야 만나게 된 걸까. 너없이 지내온 시간이 너무 아까워"란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이런 마음이 더욱 커지는 경우는 이루어지지 못할 사랑을 하고 있을 때다. 만약 결혼식전날, 꿈꿔 왔던 이상형을 만난다거나, 이미 결혼을 하고 아이도 있는 상태에서 이상형과 만나게 된다면 이런 생각이 더욱 간절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때가 있는 법. 아무리 시간을 원망해 봤자,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럴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그냥 마음속에 연정을 품고 그저 포기해야할까, 아니면...

누나의 약혼자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회사에서 일하는 야마토는 어린 시절부터 화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고지식한 아버지는 자신의 후계자가 될 아들이 그림나부랭이에 빠져있는 것에 대해 크게 질책한다. 야마토는 어쩔 수 없이 화가의 꿈을 접고 아버지의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사카구치는 누나의 약혼자이다. 야마토는 어느샌가 사카구치에 대해 사랑을 품게 되는데...

사실 누나의 약혼자라는 설정은 좀 구태의연하다. 그런 설정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최후의 초상은 의외로 깔끔하게 진행되었다고나 할까. 결혼식전날 사카구치에게 고백을 하고, 야마토와 사카구치는 사랑을 이루게 된다는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다거나 그럼 그렇지, 라는 약간은 야유섞인 말도 내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 어쩌면 야마토의 감정을 너무 강하게 표현하고 있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다. 야마토가 만날 사카구치에 대한 감정에 정신줄을 놓고 있었다면, 아~~ 짜증나, 또 이래? 라고 할 수도 있었겠지만, 너무도 조용하게 품은 감정이라 그런지 오히려 그날의 고백이 더 절실하게 다가왔달까. 따지고 보면 사카구치의 반응도 너무 갑작스러워서 이거 뭐야,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저 사랑하나만으로 보자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달까.

그에게 남은 시간은 단 일주일

FBI요원으로 일하는 나루미는 최고의 훈련을 받은 요원임에도 불구하고 늘 잡무담당이다. 숫기 없는 성격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그에게 주어지는 건 데스크잡뿐, 현장 실무는 늘 다른 요원들이 도맡아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수께끼의 게임 디스크가 FBI로 날아오게 된다. 그 수수께끼를 풀게 된 것은 전직 FBI요원이었지만 기밀정보를 팔아넘기고 동료를 사살한 죄로 수감된 사형수 키스였다. 키스의 감시역으로 일주일동안 키스와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 나루미는 키스와 함께 외부에 나갔다가 마약조직의 밀수업자를 보게 되고, 키스의 도움으로 그를 체포하는데에 성공하게 된다. 키스와 지낸 며칠동안 나루미는 키스는 살인을 할 사람이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되고, 재조사에 착수하게 되는데...

목숨이 단 7일밖에 남지 않은 사형수라와 FBI요원의 이야기는 흥미진진 두근두근이었달까. 숫기없는 요원인 나루미가 키스를 만남으로해서 변해가는 이야기는 무척이나 즐거웠다. 또한 IQ가 무려 200이상이라는 천재인 키스의 활약 역시 흥미로웠달까. 어려움을 같이 겪음으로 사랑을 하게 된다는 설정 역시 다소 재미없는 설정일지는 몰라도, 이게 혼마 아키라의 힘인 것일까.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키스 사건과 관련된 뒷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기에 더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등장인물들의 담담한 감정 변화도 난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너우 오버스럽게 감정이 변화하면, 혹은 갑작스럽게 감정이 변하면 난 그걸 못마땅하게 여기지만, 이런 경우는 좀 그런 경향이 있기는 해도 전혀 위화감이 없었달까. 그러면서도 달콤해. (푸힛)

세상에 절대로 사랑하면 안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랑해서 문제가 생길 사람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이란 감정은 순수한 것이기에 그 자체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서 그 사랑이 허락받지 못할 사랑이 될 수도 있다. 두편 모두 어찌 보면 사랑하게 되면 문제가 생길 사람들과 사랑에 빠진 남자들의 이야기지만, 스토리 전개가 매끄러워서 이 사람들이 사랑해선 안될 이유는 없어! 라고 생각하게 되었달까.  

적당히 담담하고, 적당히 달콤해서 좋았던 두 편의 사랑 이야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0-12-11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마 아키라님 작품은 전체적으로 괜찮았다는 기억이 나네요.
최근에 읽은 게, 토끼남자 호랑이 남자였는데 이건 무척이나 달달해서 :)
이 작품은 처음보는데, 리뷰보니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ㅎㅎ

스즈야 2010-12-18 22:00   좋아요 0 | URL
전 이번에 혼마 아키라를 처음 만났어요. 기대 이상이라서 다른 책도 주문하려고 생각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