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량의 상자 4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시미즈 아키 그림 / 삼양출판사(만화)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1952년의 일본. 전후의 복구로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무사시노 연쇄 토막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유즈키 카나코의 살인 미수 사건 및 유괴 미수 사건, 스자키 살인 사건, 유즈키 카나코 유괴 사건, 그리고 이번에는 쿠스모토 요리코마저 토막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되어버린다. 작가 세키구치, 탐정 에노키즈, 형사 키바, 기자 토리구치의 조사 내용를 바탕으로 추론하던 고서점 주인 교코쿠도는 마침내 사건의 진상에 도달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은 미묘하게 어긋나 있으면서도 미묘하게 겹쳐지고 있었다.

망량의 상자 4권은 온바코님을 모시는 교주와의 결전, 그리고 미마사카 근대의학연구소와 관련한 진실이 밝혀진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이 결전이었달까. 추젠지 아키히코는 교코쿠도라는 고서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가업을 이어 신관으로 일하기도 하고, 요괴 퇴치도 하는 인물이다. 그러하기에 그가 가장 빛나는 순간은 이렇게 '무언가'를 퇴치하기 위해 나서는 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그럴때 역시 세키구치의 말처럼 그의 이야기를 따라잡기도 벅차긴 하지만, 그래도 차분히 읽다보면 가닥은 잡힌다. 이번에 온바코님의 교주와의 결전에서 망량에 대한 설명과 모든 사건의 근간이 되는 온바코님의 탄생, 그리고 그 배후에 대한 이야기는 막힘없이 터져나왔다. 귀신보다 훨씬 더 오래된 존재인 망량. 그것은 정의하기 힘든 만큼 퇴치하기도 힘든 존재. 역시 ' 망량'은 인간이 감히 건드려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일단 온바코님과의 결전이 끝나면, 그후에는 무사시노 토막살인 사건의 범인 검거가 우선이다. 그러나, 형사 아오키는 눈앞에서 그를 놓쳐버리게 된다. 범인의 집에서 발견한 것들. 그것은 그가 연쇄살인범이란 것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그의 상자에 대한 과도한 집착, 그리고 잃어버린 '어떤'것을 되찾고 싶어하는 욕망. 그것이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된 것이다. 그러나 그 범인 역시 팔다리가 절단된채 발견된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은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일까. 키바, 에노키즈, 세키구치, 토리구치 등은 미마사카 근대의학연구소로 달려가게 된다. 뒤이어 도착한 교코쿠도. 이제 어둠에 감춰진 비밀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교코쿠도가 드디어 안락의자탐정에서 벗어나 몸소 나서기 시작했다. 이 사람의 특징은 일단 자기 집에서 모든 정보를 통합해서 추론한 뒤 직접 나서는 것. 따라서 교코쿠도가 나선다는 것은 사건의 진상을 확실하게 꿰뚫었다는 증거나 다름없다. 때로는 발품 팔아 돌아다니는 사람들 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듯한 이 남자. 그의 박식함과 혜안에는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볼 때마다 놀란달까.  

4권은 무사시노 연쇄 토막살인 사건의 모든 진실이 밝혀졌지만, 아직 남은 것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미마사카 근대의학연구소의 진실이란 것이다. 무대는 준비되었다. 배우도 모두 갖춰졌다. 교코쿠도가 최종적으로 정의할 망량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는 이 모든 망량을 퇴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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