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알파 3 - 신장판
아시나노 히토시 글.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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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주 멀수도 있고 아주 가까울 수도 있는 미래. 축제같았던 시끌벅적한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훗날 저녁뜸의 시대라 불릴 시대를 살아가는 알파와 살아 남은 소수의 사람들.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은 이미 옛모습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변해버렸다. 도로와 건물이 있던 곳은 물에 잠겨 버렸고, 물의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조용히 그 시간을를 받아들이고 있다.

인간형 로봇 알파는 서쪽 언덕에 있는 카페 알파에 살고 있다. 카페의 오너는 오랜기간 여행을 떠난 상태이며 언제 돌아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람이라면 그 오랜 시간을 견딜 수 없겠지만,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알파는 영원히 존재할 수 있는 로봇이기에 그런 기다림도 즐겁다. 오랜 기간을 살면 무료해질듯도 하고, 더이상 할 일이 없을 것 같기도 하지만, 알파에게 하루하루의 시간은 무척이나 소중하다. 알파 자신은 변하지 않겠지만, 알파를 둘러싼 사람들과 환경은 자꾸만 변해가기 때문이다.

카페 알파 3권의 내용은 인간형 로봇 알파와 코코네의 교감이 주를 이룬다. 자꾸만 물에 잠겨 이제 얼마남지 않은 모래 사장위를 걷는 알파와 코코네, 그리고 처음으로 해보는 수영.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고 했던가. 어쩌면 오랜 기간을 살아온, 그리고 오랜 기간을 살아갈 알파에게도 여전히 할 일이라든지, 하고 싶은 일은 끊이지 않은 모양이다. 그에 비하면 우리 인간들은 알파보다 훨씬 더 짧은 시간을 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는 것에 권태감을 느끼거나 하루하루의 평범한 일상에 무료함을 느낀다. 그것은 쏜살같이 지나가 언젠가는 아득한 과거가 될일임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에는 깨닫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알파는 최선을 다해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알파와 코코네의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다 떨어진 원두를 보충하기 위해 알파는 요코하마를 거쳐 무사시노까지 가게 된다. 알파가 있는 바닷가 마을과는 다른 무사시노의 냄새, 풍경. 그런 사소한 차이를 감동으로 받아들이는 알파의 감수성에는 늘 놀라게 된다. 알파가 사는 곳에서의 밤은 바다 냄새가, 코코네가 사는 무사시노의 밤에는 산의 향기가 풍겨온다는 말에 지그시 눈을 감고 내가 사는 곳의 밤의 냄새가 어떤지 맡아보고 싶어졌달까.

알파의 이야기는 주로 '지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지만 선생님과 주유소 아저씨의 이야기는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황혼기에 접어든 세대이기 때문일까. 그들이 추억하는 것, 그리고 그들이 떠나보내는 과거의 추억은 애잔하기만 하다. 한편으로 타카히로와 마키야는 미래를 상징하는 세대가 아닐까. 그 아이들은 미래에 어떤 것을 보게 될까.

카페 알파가 그려내는 마을의 풍경과 도시의 풍경, 그리고 변화한 자연의 모습은 현재와는 사뭇 다르다. 특히 물에 잠겨버린 도시라든지, 비스듬하게 깎여버린 후지산의 모습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짐작을 가능케한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예전을 그리워하기도 하지만, 지금의 모습에도 만족하는 알파의 모습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과거의 기억에 집착하는 우리의 모습과 좋은 대비를 이룬다. 이미 변해버린 것, 사라진 것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지나간 시간에 지나간 추억은 그리움으로 남겨야 아름다운 기억이 될 것이다.

3권을 읽다가 문득 궁금한게 생겨났다. 그건 비행선과 알파 실장이란 인물.
그녀는 도대체 누구지? 혹시 미래의 알파, 아니면...? 지금으로서는 단서가 적어 누구라고 확정할 수는 없을 듯 하다.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 알게 되겠지.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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