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웨인의 1904 경성기담 1
최소영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원래 기담이란 것을 좋아하는데다가, 대한제국시절, 즉 구한말 이야기라니 내가 좋아하는 설정들이 다모였다. 이러니 생각할 겨를도 없이 손이 먼저 나가 지른 책이 바로 Mr. 웨인의 1904 경성기담 1이다. 외국인 마술사(혹은 ***)이 조선의 요괴와 만나다, 라... 매우 흥미로운 설정이다. 1900년대는 외국인들과 서양의 문물이 들어오던 시기였고 이에 따른 문화충돌도 분명이 존재했으리라. 하긴 뭐, 요즘도 외국인을 보면 신기한 기분이 드는 건 마찬가지이니까. (그들이 아무리 많이 보인다 해도 대한민국에서 아직은 소수일 뿐이니까.)

이 책에는 총 세편의 에피소드가 실려있는데, 꼬리 잘린 고양이와 조선의 뱀파이어는 완결이 되고 최판서댁 잔칫날은 아직 뒷이야기가 남은 듯 하다. 일단 꼬리 잘린 고양이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고양이를 요물로 취급해왔다. 고양이에게는 목숨이 아홉개라느니, 고양이는 원한을 절대로 잊지 않는 동물이라느니, 검은 고양이는 삼년쯤 지나면 요물이 된다느니 하는 그런 속설들. 이런 속설을 바탕으로 그려진 것이 바로 꼬리 잘린 고양이이다. 어찌보면 인간의 말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고양이들이 우리 선조들에게 - 그리고 지금도 - 참 몹쓸 짓을 많이 당했다. 하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고양이 요괴는 무섭다기 보다는 안쓰럽다. 사람들의 무지와 오해와 편견에, 그리고 자신을 키우던 꼬마아이의 어떤 바람때문에 그런 꼴을 당했으니 말이다. 

두번째 이야기인 조선의 뱀파이어는 서양인과 조선인의 시각 차이를 확연히 드러내는 에피소드로도 볼 수 있다. 일단 대충 내용을 보자면 밤마다 사람들이 습격당해 온몸의 피를 빨리고 사망하는 사건들이 발생한다. 웨인은 그 피해자가 될 뻔한 사람중의 하나인데, 다행히 경미한 상처에 그치고 만다. 이 사건을 서양인인 메리는 광견병에 물린 사람이 공격한 것이라 하지만, 실상은 좀 달랐다. 그 사건의 뒤에는 사람에게 은혜를 입은 구렁이가 있었던 것이다. 요괴가 등장하는 이야기 중에는 가슴 아픈 이야기가 많은 데 바로 이것도 그런 이야기이다. 요괴는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 하나 결국 모든 진실을 알게된 사람은 그 요괴를 저버린다는 이야기이다. 구렁이 역시 은혜를 갚고자 함이었으나, 그것이 살생으로 이어졌으니 살리려던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르겠다. 허나, 그 요괴의 살생만을 탓한 것이 아니라 괴물 운운하며 구렁이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참으로 못된 인간 본성중의 하나렷다. 

이렇듯 앞의 두가지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기담에 자주 등장하는 고양이와 구렁이가 소재로 쓰였다. 하지만 여기에서 더 재미있는 것은 웨인이 동물들의 말을 알아듣는다는 것과 요괴를 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구렁이의 말에 따르면 혼이 두개가 존재하는 사람이란 것이다. 아마도 이에 대한 것은 서서히 밝혀질 듯 하니 그건 일단 나중에 생각하자. 하여간 독특한 사람임에는 분명하다. 웨인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웨인도 헛점 투성이이다. 그래서 더 매력적인 캐릭터로 거듭났는지도 모르겠다.

음. 이건 여담인데, 책 띠지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이 만화가 나름대로의 재미와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은 사실이지만, '<백귀야행>, <펫숍 오브 호러즈>를 뛰어넘는' 이라는 말은 좀 아닌듯 하다. 사실 언급된 두가지 만화에 비해서 좀 미스터리한 면이나 공포를 주는 면이 약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 이 만화에 실망하게 된 거란 이야기는 아니고, 이런 광고는 왠만하면 안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이건 1권에 실린 컬러 일러스트인데, 난 이 일러스트를 보고 푸핫하고 웃음이 터져버렸다. 문득 원피스가 떠올랐기 때문. 그건 나만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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