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 - 셀프 리더십 전문가 홍성범의 인생 경영 에세이
홍성범 지음 / 북노마드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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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책을 읽을 때 자기계발 서적류는 좀 꺼리는 편이다. 그 책이 그 책 같고, 나오는 말은 다 똑같아 보인다, 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데다가, 과연 내가 그런 책을 읽고 멘토로 삼을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또한 대개 그런 책들은 딱딱한 편이라 읽는 게 지겨울 거란 선입견도 내겐 분명히 있었다. 그런 면에서 항해는 이제껏 읽었던 자기계발 서적류와는 좀 달랐다. 나는 책을 받고 책장을 휘리릭 넘겨 보다 색연필로 그려진 듯한 그림들을 곳곳에서 발견했다. 호오, 이거 구성이 마치 소설같잖아? 라는 생각을 했는데, 읽어 보니 정말 성장 소설같기도 하고 성장 동화같기도 한 느낌이었다.

연지우는 30대의 평범한 회사원이다. 끝도 보이지 않는 목표점을 향해 고군분투하며 인생은 등산과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 왔다. 회사일에 몰두하며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지우는 진급심사에서 후배에게 밀리고 만다. 그렇다 보니 갑자기 의욕도 없어지고, 도대체 내가 뭘 위해서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 지우에게는 회사일 말고도 또 하나의 고민이 더 있었다. 그건 아버지가 1년이 넘도록 행방불명 상태란 것이었다. 최근 자주 꿈에 보이는 아버지. 지우는 꿈속에 나타난 아버지의 메세지를 찾아 다락방으로 올라가고 그곳에서 아버지의 편지를 발견하게 된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데면데면한 부자 관계를 유지했던 지우와 지우의 아버지. 지우의 아버지는 어부로 돈이 많은 것도 아니었고, 다정한 아버지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우는 아버지의 편지에서 '사랑한다'라는 글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아버지의 메세지를 보고 그가 향한 곳은 항구. 그곳에는 GUIDE호라는 멋진 배가 정박해 있었다. 지우는 캡틴 R을 만나 승선을 허락받고 항해에 나선다.

항해에 있어서 제일 처음 해야 할 일은 정박한 항구에서 떠나는 것이다. 우리는 시스템 속에서 살아가면서 정박된 배와 같은 생활을 해왔다. 하지만 때로는 그것을 떠나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 지우를 태운 GUIDE호가 항구를 떠난 것처럼, 지우 역시 새로운 인생의 한 발을 내디뎠다.

이제까지의 지우는 인생은 등산과 같다고 생각했다. 한 봉우리만 넘으면, 한 봉우리만 넘으면 분명히 더 좋은 날들이 내 앞에 펼쳐질 거야, 라고 생각하며 무리를 해왔다. 하지만 정말 인생이 등산과 같을까. 물론 인생에 있어서 고저란 부분은 분명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등산에서는 길을 걸으면 걸을수록 주위의 풍광이 변화한다. 하지만 캡틴 R의 말처럼 인생을 항해라고 본다면?

인생이란 쳇바퀴를 돌 듯 비슷한 일상이 반복되는 거야. 그러나 사람들은 짜릿하고 흥미진진한 인생을 꿈꾸지. 높은 봉우리와 깊은 계곡, 멋진 폭포를 지나는 스펙터클한 경험 말일세. 하지만 어디 인생이 그런가? 나도 자네 나이 때는 환상적인 삶이 펼쳐질 거라고 믿었다네. 적어도 나만은 그럴 거라고 굳게 믿었지. 그런데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삶이란 평범한 하루하루의 연속이었어. 우리의 항해처럼…… (65p)

나 역시 지우처럼 생각했다. 인생이란 등산과 같은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 내 인생은 남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삶이었다. 평범하고 지루한. 그래서 때로는 목표점을 잃고 방황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이 이런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지우는 또 캡틴 R과의 대화를 통해 동료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 및 제대로 된 삶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듣게 된다. 세상 사람들 중에 하루하루를 아무렇게나 살아가고 싶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인생의 최대 목표가 무엇인지 정해 놓지 않는다면 인생은 무의미한 나날로 점철될 것이다. 지우는 캡틴 R과의 대화에서 자신이 이제껏 추구해온 목표가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하게 된다. 회사라는 테두리 안에서 지우는 어느새 명령을 받는 것에 익숙해져 스스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잊고 살았다. 마치 거대한 시계의 부품처럼 살고 있는 것은 지우나 우리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과거에 관한 고민과 질문은 자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네. 지금은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할 때야. 우리가 지금 여기 서있는 이유를 생각하게. 현재에 집중하고, 미래를 고민해야지! (48p)

우리는 과거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하지만 언제까지 과거만을 바라보면서 살 수는 없다. 캡틴 R의 말처럼 과거는 과거대로 두고 현재에 집중하고 미래를 고민하는 삶이 더욱 가치있는 삶이 되지 않을까. 

지우와 캡틴 R, 그리고 다른 승무원들과의 대화는 무척 재미있게 읽히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사실 인생이란 것은 종이에 글로 써놓은 그대로를 이루어가는 것이 아니다. 그 속에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고 그때마다 우리는 절망이란 상황에 부딪힐 수도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살면서 수없이 많이 만나게 되는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갔는지에 대해 승무원들의 입을 빌어 들려 준다.

지우는 쉐프 C와 함께 식사 준비를 하면서 끊임없는 열정과 노력의 필요성, 자신이 가진 능력과 다른 사람의 능력을 비교하지 말 것을 배운다. 또한 보급책임관 K에게서는 변화에 대한 준비와 능동적인 대처, 기관장 E와 풍랑에 대비하던 중에는 과거의 성공에만 매달리지 말라는 가르침을 받는다. 또한 항해사 W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절망에 맞서는 법을, 서기관 J에게서는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한 것을, 닥터 P와의 대화에서는 적당한 휴식이 더 좋은 결과를 준다는 것을, 미화담당관 B와 D에게서는 팀워크의 중요성에 대해 배우게 된다. 

또한 이 책에도 우리가 잘 아는 수많은 유명인들의 사연이 소개되는데, 만약 단순히 그들의 사연을 나열하고 이렇게 살아야 합니다, 라고만 한다면 금세 지겨워져서 책을 내려 놓고 싶겠지만, 그들의 사연은 지우와 승무원들 간의 대화 속에서 등장한다. 그래서 더 많이 와닿았다고 할까. 우리가 유명인들의 사연을 그대로 따라한다고 해서 그들처럼 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겪은 일들은 분명 우리에게 큰 깨달음을 주는 건 맞고, 우리를 성장시키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결국 자신의 삶은 자신이 꾸려나가야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지우처럼 말이다. 지우는 이제껏 자신의 틀안에서 살아 왔고, 세상의 틀에 맞춰 자신의 인생을 살아 왔다. 세상의 틀안에서 사는 것이 틀린 일은 아니지만, 너무 얽매여 살다보면 결국 스스로를 구속하는 것이 될 것이다.

우리는 때로는 항구에 정박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그 정박이 너무 길어지면 그 편안함에 나태해지게 될 것이고, 갑작스런 폭풍이 밀려올 때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할 것이다. 마치 여름만 존재하는 나라에 있는 꿀벌이 갑작스런 혹한이 찾아왔을 때 모조리 굶어 죽는 것처럼.

지우는 한달여의 항해를 마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는 곧 떠날 것이다. 다른 항해를 위해서. 우리들 역시 인생이란 항해의 목표점을 재정비하고 다시 넓은 바다로 나가야 할 것이다. 진북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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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기계발책소개 - 셀프리더십과 긍정의힘
    from 출판의 名家 명진출판 2011-01-22 21:30 
    긍정의 힘으로 하루를 여는 방법 셀프리더십은 자기긍정에서 시작됩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똑 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이지만,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서 한정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기계발 도서 '일 잘하는 김과장의 하루 교과서'에서는 하루를 시작할 때 긍정의 힘이 업무를 시작할 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언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