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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ouse and the Motorcycle (Paperback) ㅣ Beverly Cleary 4
비벌리 클리어리 지음 / Harpercollins Childrens Books / 1990년 8월
평점 :
이 책을 첨 봤을 때 표지를 보고 웃음이 빵 터졌다. 생쥐가 신나는 표정으로 모터사이클을 타다니! 것도 제법 폼나게 말이다. 게다가 뒷 표지의 글을 읽고 또 한번 웃음이 터졌다.
BORN TO RIDE!
그렇다면 이제부터 이 작은 생쥐의 이야기로 들어가 볼까.
표지에 나오는 생쥐의 이름은 랄프, 아직 다 크지 않은 어린 생쥐이다. 랄프는 가족들과 함께 마운틴 뷰 인에서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랄프는 가족 여행을 온 키이스와 만나게 된다. 키이스 역시 아직 어린아이로 스포츠카, 모터사이클, 앰뷸런스 등의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노는 나이. 랄프는 소년이 잠시 자리를 뜬 사이 쥐구멍을 나와 전화코드를 타고 장난감 자동차들이 놓인 테이블로 올라간다. 하지만, 랄프는 모터사이클 장난감과 함께 쓰레기통으로 추락!! 랄프의 짧은 인생에서 맞은 최대의 위기다!
랄프의 힘으로는 쓰레기통을 넘어뜨릴 수도 기어올라 갈 수도 없다. 일단 체념하고 몸을 웅크리고 잠든 랄프. 그러나 그때 랄프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방으로 돌아온 키이스가 랄프에게 말을 걸어온 것이었다. 세상에, 사람과 생쥐가 말이 통하다니. 그건 키이스가 아직 어린아이이기에 순수해서 일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키이스의 도움으로 랄프는 쓰레기통밖으로 구조가 되고, 둘은 금세 친구가 된다. 키이스의 모터사이클을 부러워하는 랄프. 키이스는 그런 랄프에게 모터사이클을 타도록 허락해 준다.
꼬리를 앞발에 말고 신나게 모터사이클을 타는 랄프. 이 순간은 랄프에게 있어 최고의 순간이었다. 신나게 방안을 돌아다니면서 모터사이클을 타는 랄프를 보는 키이스도 즐겁다. 키이스는 자신이 이곳에 머무는 동안에는 랄프가 밤에 사람이 없을 때만 모터사이클을 탈 것을 약속받는다. 그리고 키이스는 랄프를 위해 밤에는 모터사이클을 침대밑에 둘 것을 약속한다.
이제 랄프의 새로운 서생(鼠生)의 시작!?
하지만 랄프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낮에 키이스의 방으로 나왔다가 메이드가 들어오는 바람에 오도가도 못하게 생긴 것. 진공청소기를 피하려고 애를 쓰며 모터사이클을 타고 나가다가 메이드가 벗긴 베게 커버속으로 들어가 버린 랄프. 게다가 그것은 세탁실로 모두 옮겨질 예정이었다. 세탁물 바구니에 갇힌 랄프는 필사의 노력으로 탈출에 성공하지만, 모터사이클까지 끌고 나올 수는 없었다.
그날 밤, 키이스는 랄프를 위해 반쪽자리 탁구공으로 헬멧을 만들어 오지만, 모터사이클은 이미 사라져버렸다. 그 사실을 키이스에게 고백하는 랄프. 그리고 둘의 침묵.
다음날, 이제 더이상 키이스는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키이스는 랄프에게 말을 걸어온다. 그리고 키이스의 생쥐들을 위한 룸서비스도 개시!
이렇게 즐거운 나날들을 보내던 중, 키이스가 갑자기 열이 나고 아프기 시작한다. 키이스의 부모는 해열제로 쓸 아스피린을 찾지만 마침 떨어져 버렸고, 마운틴 뷰 인 안에서도 아스피린을 구할 수 없었다. 랄프는 아픈 키이스를 위해 어딘가에 떨어져 있을 아스피린을 구하러 간다.
하지만 중간에 유치원 선생 둘에게 잡히기도 하고, 부엉이가 있는 밖으로 내몰리기도 하는 등 랄프의 시련이 계속된다. 끝내 아스피린을 발견하지만, 그걸 옮길 방법이 없다!!! 만약 랄프가 아스피린을 입으로 물어 옮긴다면 랄프는 약에 중독될 것이고, 아스피린을 앞발로 잡고 계단을 오르기엔 랄프가 너무나도 작다. 그때 랄프가 떠올린 기막힌 생각!
그것은 바로 키이스의 앰뷸런스 장난감이었다. 키이스의 앰뷸런스를 몰고 약을 숨겨놓은 장소로 달리는 랄프. 이젠 모터사이클이 아니라 앰뷸런스다! 하지만 앰뷸런스를 몰고 아래층으로 내려가기는 힘든 랄프. 랄프는 좋은 생각을 떠올리게 되는데... 그건 바로!!!
수많은 위기상황을 겪으며 랄프가 찾아낸 아스피린. 그걸 옮기기 위한 앰뷸런스. 랄프가 앰뷸런스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려고 시도한 방법은 정말 기가 막혔다. 주어진 상황을 어찌나 잘 이용하던지, 랄프가 내 눈앞에 있었다면 아마 난 박수를 쳤을 것이다. 랄프의 용기와 지혜가 잘 발휘된 순간이 바로 이 순간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무척 감동적이었던 것은 생쥐 랄프와 인간 아이 키이스의 우정 이야기였다. 비록 며칠만 머물다 갈 손님 입장에 있는 키이스였지만, 랄프를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모터사이클을 빌려주고, 랄프가 다치지 않게 헬멧도 만들어주며, 또한 랄프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랄프를 용서하는 키이스를 보면서 무척 기특한 아이로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보통 사람들은 쥐들이 병균을 옮기는 필히 박멸해야 할 대상이라 여기는 것과는 달리 서로 친구가 되어 이야기를 주고 받고 즐거움을 나누는 키이스와 랄프를 보면 우정은 정말 종을 초월하는 것이란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된달까.
이 책이 초판 발행된 것은 1965년. 그러니 지금으로부터 40년도 더 전에 씌어진 작품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옛날 책으로는 느껴지지 않았달까. 랄프의 신나는 모험과 더불어 랄프와 키이스의 우정이 아주 예뻤던 책. 랄프는 지금도 그곳에서 신나게 모터사이클을 타고 있지 않을까.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43p, 101p, 15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