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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물고기, 고양이
조앤 그랜트 지음, 조경란 옮김, 닐 커티스 그림 / 문학동네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고양이가 나오는 책을 찾다 내 눈에 들어온 한 권의 책, 바로 나란히, 물고기, 고양이이다. 책 표지에 첫눈에 반했다고 해야 할까? 단색으로만 이루어진 독특한 그림. 난 물고기와 고양이가 조그마한 배를 타고 하늘을 날아 가는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물고기와 고양이.
고양이는 땅 위에서 살고, 물고기는 물 속에 산다. 어떻게 보면 고양이는 물고기의 천적이 될 수도 있지만, 고양이와 물고기는 처음 만나는 그 순간 서로를 좋아하게 되었다.
호숫가 공원에서 고양이는 땅 위의 세상에 대해 물고기는 물 속 세상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서로에게 들려주었다. 둘은 숲속의 미로에서 함께 놀기도 하고, 밤이 되면서 비가 내리자 비를 피해 숨어들었다. 이윽고 날이 밝아 오자 둘은 몰래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처음엔 고양이가 살고 있는 곳을 중심으로 다녔다. 고양이의 아늑한 보금자리에도 가고, 산에도 올라 가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물고기는 바다를 그리워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물고기가 사는 바다로 함께 가기로 했다. 작은 배에 몸을 싣고 바다를 향해 여행을 시작했다. 이윽고 바다에 도착한 고양이와 물고기. 하지만 고양이는 자신이 바다를 좋아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되었지만, 금세 물이 좋아졌고, 물고기의 친구들과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드디어 고양이와 물고기는 둘이서 함께 지낼 곳을 찾았다. 그곳은 바로 물과 땅이 맞닿은 곳이었다.
굉장히 간단한 이야기지만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가르쳐 준다. 사랑이란 것, 우정이란 것, 그리고 서로에 대한 배려에 대한 것들을.
사랑을 하면 보통 상대가 원하는 것을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물고기가 처음에는 고양이가 사는 땅위에서 함께 지냈던 것처럼, 혹은 바다를 그리워하는 물고기를 위해 고양이가 배를 저어 바다로 향한 것처럼. 하지만 그런 배려에도 어느 정도 조율은 필요한 법이다. 사랑이란 일방적인 희생이 아니니까. 사랑이란 서로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니까.
이 책은 이야기도 참 예쁘고 사랑스러웠지만 닐 커티스의 판화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단색으로 이루어져 조금은 투박해 보이지만 오히려 그것이 더 매력적이랄까. 정말이지 한 장 한 장의 그림을 떼내어 액자속에 넣고 벽에 걸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고양이와 물고기였다.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