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피시 Banana Fish 1 - 완전판
요시다 아키미 지음, 김수정 옮김 / 애니북스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전부터 바나나 피시를 너무나도 읽고 싶었는데 드디에 바나나 피시가 내 손에 들어 왔다. 포지부터 진짜 멋지다. 바나나 피시는 총 19권으로 완결난 작품이었지만 본서 11권 + 가이드북 + 외전으로 이루어진 총 13권의 완전판이 다시 만들어진 것을 보면 이 작품의 인기가 얼마나 많은지를 반증한다.

1973년, 베트남에서 한 병사가 동료들을 사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는 그 당시 약에 취해 제정신이 아니었고, "바나나 피쉬"란 말을 중얼거렸다.

1985년 뉴욕. 의문의 자살 사건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또한 총을 맞고 갱스터들에게 쫓기던 남자가 거리 아이들의 보스인 애시란 소년에게 목걸이를 건네며 "바나나 피시"란 말을 남기고 숨지게 된다. 

애시는 그 남자에게 받은 목걸이가 큰 의미를 가졌다는 것을 직감하고 그에 대해 조사를 시작한다. 하지만 애시가 보스로 있는 구역의 마피아 보스인 디노가 애시를 압박해오기 시작한다. 애시는 이 일로 그 물건에 엄청난 비밀이 있다는 확신을 더욱 강하게 가지게 되는데...
사실 애시가 바나나 피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1973년 베트남에서 동료들을 사살하고 정신병원에 수감된 자신의 형이 때때로 바나나 피시란 말을 중얼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바나나 피시가 무엇이길래, 이렇듯 사람들의 죽음을 몰고 다니는 것일까. 한 사람의 이름인지 조직의 이름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 뒤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음에 분명하다. 보스 자리를 노리고 애시를 처리하려는 오서, 애시가 바나나 피시를 입수했다는 것을 확신하고 애시를 밀어붙이는 마피아 보스 디노. 애시는 자기 조직원에게 배신당하고, 마피아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 와중에 일본에서 취재차 미국에 온 카메라맨의 조수 에이지와 만나게 되고, 에이지마저 위험에 노출되는데...

세상에는 정말 믿을 사람이라고는 없는 것일까. 마피아 조직원을 살해한 혐의(실제로는 누명)로 경찰에 잡힌 애시는 부패 경찰의 농간으로 지나간 상처가 다시 헤집어지는 쓰라림을 맛본다. 또한 보통 애시 정도의 나이라면 감화원에 보내지지만 디노가 지방 검사를 조종하여 교도소에 보내고, 교도소장 역시 디노와 한편이란 것은 미국 사회의 부패 정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마피아와 부패 경찰, 검사, 교도소 수감자로 있는 디노의 부하, 교도소 소장은 하나의 끈으로 연결되어 애시를 압박해 온다. 애시는 자신을 노리는 디노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열한 살 때 녀석들에게 붙잡힌 뒤 난 계속 기다려왔어.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녀석과 싸우는 수밖에 없어. 절대 용서 못해! 놈들은 벌레 죽이듯이 스킵을 죽였어... 녀석이 어떤 수법을 쓰건 간에 난 반드시 빠져나갈 테다! 반드시 이겨서 살아남겠어! (292p)

바나나 피시. 참 예쁜 말 같아서 일단 사전을 찾아 보니, 우리말로 여을멸이라 불리는 바닷고기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등장하는 바나나 피시는 엄청나게 무서운 뜻으로 쓰였달까. 호밀밭의 파수꾼으로 잘 알려진 J.D. 샐린저의 소설에는 "바나나 피시라는 물고기를 보면 죽고 싶어진다" 라는 문장이 나오며, 바나나 피시는 죽음을 부르는 물고기라 표현되고 있다.(115p) 이 말이 참 재미있는 것이 샐린저의 소설에 나오는 바나나 피시도 그렇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간접적으로 접촉하게 되는 바나나 피시도 죽음을 부르는 존재란 것이다. 그 죽음은 육체적 죽음을 뜻하기도 하지만, 정신의 파괴, 즉 정신적 죽음까지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첫 권부터 엄청난 충격과 기대를 안겨준 바나나 피시. 역시 후회없는 선택이라 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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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3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 계속 벼루고만 있는데... 정말 올해는 마음먹고 읽어봐야 될 것 같아요.

스즈야 2011-03-14 23:29   좋아요 0 | URL
ㅋㅋ 전 서평 도서 2권 받아서 읽고 땡... 나머지도 사야하는데, 만화책 지를게 넘 많아서... 흑흑흑... 일단 길상천녀부터 읽으려구요.

2011-03-15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검색해보시게 만드셨어요 ㅎㅎ
<길상천녀> 쪽도 재밌어 보이는 걸요. 카구야히메 전설과 비슷한 이야기일려나요.
미리보기로 조금 봤는데, 그 정도로는 아직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잘 모르겠네요. 스즈야님 리뷰 기대할게요.

스즈야 2011-03-15 21:33   좋아요 0 | URL
음.. 길상천녀 사놓고 손도 못대고 있다능.. 시리즈 만화 신간이 거의 매주 나오다 보니... (제가 읽고 있는 만화 중에서요) 완결된 건 거의 손도 못대고 있어요. 얼른 읽고 싶어 죽겠어요, 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