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둥글 지구촌 국제구호 이야기 함께 사는 세상 7
이수한 지음, 유남영 그림 / 풀빛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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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티비를 보다가 기아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봤다. 비쩍 마른 팔다리와는 대조적으로 불룩한 배. 숨쉬는 것만으로도 힘겨워 보이는 어린 아이. 아이의 엄마는 먹지를 못해 젖이 나오질 않아 아이에게 젖을 먹일 수도 없다고 한다. 아이의 영양을 위해 먹이는 영양제의 가격은 우리돈으로 고작 500원. 하지만 이들에겐 그 돈도 너무나 커서 그것 또한 먹일 형편이 못된다고 한다.

오늘 뉴스에서는 올해초 강진이라는 큰 재난을 겪은 아이티에 콜레라가 확산되어 100여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고 하는 것을 들었다. 사망자는 100여명이지만 감염된 사람은 수천명. 이 중에서 얼마나 많은 사망자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뿐이랴. 몇 년 전의 일이지만 인도네시아 쓰나미, 강진, 태국의 강진, 중국의 강진, 필리핀 화산 폭발 등 자연 재해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수는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다. 이러한 자연 재해는 또다른 비극을 부른다. 의료 기관등의 기간시설의 파괴로 인해 부상자들의 고통은 커지고,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해 서로에게 칼을 들이댄다. 또한 제대로된 빠른 복구가 어려워 질병이 발생해도 막을 도리가 없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기아나 강진으로 인한 피해, 콜레라같은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 이는 거의 없다.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지구에는 그러한 곳이 너무나도 많다. 먼저 예를 든 기아로 사망하는 영유아들, 질병으로 숨져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비단 한 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며, 또한 이러한 문제 외에도 다른 문제로 인해 고통받으며 살아가는 사람이 이 지구에는 너무나도 많다.

아프리카의 스와잘란드의 물부족, 잠비아의 기아, 미얀마 난민들, 동티모르에서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세계 곳곳에서 아동노동으로 고통받는 아이들, 문맹으로 인해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하는 네팔의 아이들 이야기는 단지 이야기 한 꼭지씩의 예시일 뿐이다. 물부족으로, 기아로, 살 나라가 없이 떠도는 운명이 되어, 질병으로, 아동노동 등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나 사람들이 어찌 이 나라들에 국한될까. 또한 물부족이나 기아, 질병, 아동노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다. 물이 부족하니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없고, 더러운 물을 마시다 보니 질병에 걸리고, 가족들이 아프면 아이들이 노동을 해야하니까.

이런 고통을 겪는 나라들은 대부분 세계의 약소국이며 가난한 나라들이다. 또한 이들이 겪는 고통은 대부분 지구 온난화 등 자연파괴와 환경파괴에서 기인한 문제이다. 다른 지역에서 만들어내는 많은 이산화탄소가 지구의 오존층을 파괴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프리카같은 지역이나 극지방에 전해진다. 아프리카에 비가 내리지 않는 이유도 바로 그러한 것에 기인한다. 즉, 상대적으로 잘사는 선진국들때문에 약소국의 피해는 점점 커져가는 것이다. 하지만 선진국들은 자기네 나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줄일 생각도 하지 않은채 그 책임을 다른 약소국에 전가한다. 정말 불합리하고 부조리하기 짝이 없다.

이 책은 물부족, 기아, 난민, 질병, 아동노동, 문맹등과 관련해 지구촌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국제구호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그 대책과 대처 방안은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또한 국내의 구호 활동과 노블리스 오블리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물론 아이들 책인만큼 쉽게 풀어 놓았지만, 그 내용의 무게는 절대로 가볍지 않다. 오히려 더 직접적으로 와닿는다고나 할까. 국제구호란 것은 특수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 아니다. 비록 그 나라에 직접 가서 두 팔 걷어 붙이고 돕지는 못해도 분명 우리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도 무척이나 많다.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작은 노력들, 물을 아끼기 위한 노력들은 우리가 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에 속한다. 또한 사랑의 빵 저금통을 통해 후원활동을 하는 것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하나일 것이다.

다른 먼 나라 이야기니까, 당장 내 눈 앞에 보이는 일이 아니니까, 내 가족이나 내 친척의 일이 아니니까, 라고 생각하지 말고, 지구에서 살아가는 한 소중한 존재로, 소중한 생명으로 그들을 바라보면 좋겠다. 이 책은 바로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법'과 '같이 나누는 법'을 가르쳐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장담컨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 역시 이 책을 보면 많은 공감을 하고, 많은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뭔가를 바로 시작하고 싶다면, 먼저 사랑의 빵 저금통에 나의 작은 정성을 넣어 보는 건 어떨까?


나도 며칠전부터 이 사랑의 빵 저금통에 500원짜리 동전을 넣고 있다. 겨우 이까짓 것 가지고 생색내려 하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이라도 뭔가를 시작한다는 것이 아예 모른척하고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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