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의 모든 것 1
나카무라 아스미코 지음, 손희정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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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카무라 아스미코라는 작가가 참 마음에 든다. 평범한 소재도 특유의 감각으로 풀어내는 건 정말 특별한 재능이니까. <동급생, 졸업생> 시리즈를 읽으며, <당신을 위해서라면 어디까지라도>를 읽으면서 푸하하핫하고 웃다가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공감을 했다. 하지만 <J의 모든 것>의 전일담인 <장밋빛 두 뺨의 기억>을 읽으면서 이 작가가 가진 또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되었다. 물론 앞서 언급한 작품들도 주인공들이 겪는 고민, 시련등이 나오긴 하지만, 모든 것은 유머러스함으로 상당히 커버가 되어 무거움과 가벼움의 적정한 균형을 맞추었다면 <장밋빛 두 뺨의 기억>이나 <J의 모든 것>은 상당히 무겁고 암울하다. 도대체 이들의 고통의 시간이 끝날 날이 올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J의 모든 것은 1980년, J의 인터뷰 장면으로 시작한다. 남자이지만 여자로 살아가는 J. 그의 과거는 남들과 사뭇 달랐다. 어린 시절부터 마릴린 먼로를 좋아했던 J는 마릴린 먼로가 주연으로 나온 영화의 노래를 부르는 것을 좋아했다. 어린티가 나는 나이임에도 남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소년 J는 결국 양아버지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어머니에게 들키고, 어머니는 양아버지를 총으로 죽인다. 그후 고아원에서 몇년을 지내며 아무말도 하지 않고 살았던 J는 카렌즈버그 학교의 이사장에게 입양된다.

그후 J는 폴과 같은 방을 쓰게 되고, 딱딱하기만 한 폴에게 호감을 가지지만 폴은 눈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그러던 중 여장을 하고 바에서 노래를 부르는 일을 하던 J는 뭇 남성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게 된다. 폴은 J의 학교 생활을 돌봐 주지만 그가 탐탁치는 않은 눈치다. 하지만 J의 적극적인 애정공세에 결국 폴은 J의 구애를 받아들이는데...

폴과 모건의 사이는 여전히 데면데면한 상태이고, 폴은 J를 좋아하게 되었지만 이모의 말때문에 다시 J를 멀리하려 한다.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폴의 냉담한 반응에 J는 다시 상처를 받고 뉴욕으로 떠날 결심을 한다. 여전히 시장인 아버지와 대립하고 있는 모건, 세상 모든 것과 담을 쌓은 듯이 사는 폴, 너무나도 자유분방한 J. 그들의 시선은 간간히 마주치지만 결국 다시 엇갈리는 듯 하다.

J의 모든 것에서 느낌이 가장 많이 달라진 캐릭터는 역시 폴이다. 언제나 냉랭했던 그의 표정이 J의 말 한마디에, 행동 하나에 달라지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서 너무 갑자기 달라져서 깜짝 놀랐다고나 할까. 얼굴을 붉히는 폴이라니, 상상도 하지 못했어!! 하지만 그런 폴이 더 인간적으로 보이기는 한다. 부모의 사연을 가슴 속 깊은 곳에 봉인하고 차가운 눈으로 세상을 보며 살아온 폴에게 있어서 J의 등장은 과연 어떤 의미로 남을까. 또한 아버지와 사사건건 맞서는 모건의 삶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까. 여전히 폴에게 미련이 남은 듯한 모건의 마음, 그런 모건의 마음일랑 신경쓰기도 싫다는 폴. 그리고 그걸 눈치채고 있는 J.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의 시련은 당분간 계속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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