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사전 - 소년들을 위한 모험과 놀이의 모든 것
홀거 루만 지음, 이동준 옮김, 게하르트 슈뢰더 그림 / 조선북스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장난사전. 책 제목부터 흥미를 자극한다.
도대체 장난사전 속에는 어떤 내용들이 가득 들어 있기에 장난사전이란 제목이 붙은 것일까?

아이들, 특히 남자아이들의 장난이라면 도대체 어떤 것이 있을까.
난 여자인데다가 어른이라 남자 아이들의 장난이라면 쉽게 떠오르는 게 없지만, 내가 초등학교 다닐 당시를 생각하면 남자 아이들의 장난이라면 고무줄 끊기 정도랄까. 혹시 독일 여자아이들도 고무줄 놀이를 하고, 독일 남자아이들은 고무줄 끊기를 할까, 하는 재미있는 생각을 해보며 책을 펼쳤다.

일단 목차를 살펴 보니, 장난이란 것에만 초점을 맞춘 책은 아닌듯 하다. 짓궂은 장난에 관한 것은 그렇게 많이 눈에 띄지 않고, 오히려 그 또래 남자 아이들이 호기심을 가질 만한 내용으로 가득차 있었다. 일종의 놀이 사전, 모험 가이드 북이라고 보면 더 좋을 듯 하다. 혹시 친구들을 골탕먹일 생각으로 이 책을 펼쳐든 아이라면 조금은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읽다 보면 오히려 유익한 내용이 더 많은 것을 알고 더 재미있어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장난편에서 눈에 띄는 건 역시 유령 소리 내기. 말린 완두콩과 물만 있으면 가능한 장난이다. 장난을 칠 수 있는 방법과 더불어 이 장난의 과학적 원리도 알려 준다. 또한 종이대포 놀이 역시 장난 치는 법과 과학적 원리를 알려주니 장난이 장난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초 과학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하지만 하늘 쳐다보기나 끈적이는 이물질, 물벼락 소동은 장난을 치는 상대에 따라 큰 불쾌감을 줄 수도 있는 내용이니 마구잡이로 따라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대신 깨진 거울로 보이게 하는 장난은 웃고 넘길 수 있을 수 있는 장난이 아닐까 싶다.

실험편의 물로 언덕 만들기, 컵 붙이기는 재미있는 실험을 통해 과학적 원리를 깨치게 해준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을 이용하여 즐거운 놀이도 하고, 과학의 원리도 알아보는 재미있는 실험이라 물로 언덕 만들기 같은 경우에는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술편은 기대에 좀 못미쳤다. 요즘 아이들이 저 정도에 속을까, 하는 노파심이랄까. 하긴 요즘은 아이들도 쉽게 조작하는 마술도구가 나오다 보니 요즘 아이들은 이런 것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 나오는 것 중 꽤 괜찮다고 생각한 것은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놀이. 종이 위에 집짓기는 문득 어릴 때 학교 운동장에서 흔히 하던 땅뺏기 놀이가 떠올랐다. 땅뺏기 놀이는 재미는 있지만 비가 오면 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었는데, 종이 위에서 집짓기를 하면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언제든 할 수 있는 놀이라 꽤 마음에 든다. 이와 비슷한 것이 배 침몰 시키기 놀이로 이 역시 종위를 이용하는 것이라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놀 수 있다.

야외에서의 놀이는 역시 도구를 이용한 것이 많다는 것이 특징. 특히 남자 아이들을 위한 놀이책이라 그런지 공으로 하는 놀이가 많았다. 이외에도 숨바꼭질의 업그레이드 판인 속임수써서 숨바꼭질하기도 무척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방법인 듯하다. 평범한 숨바꼭질을 가라~~!, 랄까.

제일 머리를 많이 써야할 것처럼 보이는 것은 말로 놀이를 하는 것. 뻐꾸기 알 찾아내기는 나이 어린 아이들에게 잘 맞을 것 같고, 여행가방 꾸리기는 나이가 좀 있는 아이들에게도 잘 맞을 놀이처럼 보인다. 또한 우리들이 즐겨하던 스무고개와 비슷한 내가 누군지 알아맞히기는 어른이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외에도 주사위나 카드를 이용하는 게임, 연이나 종이 비행기 만들기 등도 있고, 비밀 글씨를 써보거나 수화로 이야기 하기 등의 어른이 봐도 꽤 흥미로울 듯한 놀이 방법도 많이 소개되어 있다. 특히 비밀 글씨 쓰기는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간단하지만 효과적으로 비밀 글씨에 도전해 볼 수 있다.

모험편과 요리편은 요즘 캠핑을 즐기는 아이들이 많아져서 특히 더 흥미로워할 듯 하다. 지도를 읽는 법, 솔방울로 날씨를 예측하는 법, 간단한 텐트 만드는 법 등은 남자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모험이란 것과 잘 맞아 떨어진다. 또한 요리 역시 간단한 재료와 조리법으로 요리에 서투른 아이라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듯 다양한 장난과 놀이, 그리고 모험을 할 수 있는 정보가 가득한 장난사전은 굳이 남자아이들에게만 국한될 책이 아니라 놀이와 모험을 좋아하는 여자 아이나, 어른들에게도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줄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게임이나 컴퓨터만 들여다 보며 혼자 놀기를 즐기는 요줌 아이들, 이 책을 통해 친구와 함께 어울려 놀면서 돈독한 우정을 쌓고, 집밖에서의 활동적인 놀이를 통해 더욱 건강한 아이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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