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요시토모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팝아트 작가이다.
몇년전 그의 전시회가 서울에셔 열렸을 때 가보지 못했던 것이 너무나도 후회되어 그의 책으로나마 그 기분을 달래기로 했다.
처음에 읽었던 것은 작은별 통신이란 책으로, 번역서였다.
나라 요시토모의 예술가로서의 삶과 그의 인생에 대해 알수 있었던 그 책은 무척 매력적이었다. 그후 이런저런 책을 찾던 중 발견하게된 몇 권의 책. 이 책이 바로 그중의 하나이다.
전반부와 후반부가 나뉘어져 있는 이 책은 전반부에서는 나라 요시토모의 그림과 독백이 교차하면서 나온다. 즉 한페이지는 독백, 한페이지는 그의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부의 그의 독백 부분은 그의 생각을 엿볼수 있는 부분이며, 그의 작품도 상당수 수록되어 있다.
따라서 나라 요시 토모의 팬이라면 꼭 갖고 싶어질 만한 책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후반부는 방송된 부분을 문자화하여 수록한 부분이다. 첨에는 인터뷰 같은 거라 생각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NHK 방송의「톱러너」라고 하는 방송에 출연했을 때의 토크 부분이라고 한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에는 나라 요시토모의 작업 모습이 스틸 컷으로 모아 놓은 것이 있다. 그의 작업실에서 진행되는 작품의 시작에서 완성까지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나라 요시토모의 그림은 참으로 독특하다.
아무런 배경도 없이 어린아이나 동물만이 등장하는 그림이다.
색깔은 부드러운 파스텔톤을 쓰기도 하고 강렬한 원색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정말 주목해야할 것은 그 표정이다.
그의 그림에 나오는 대부분의 아이들의 표정은 몹시도 심술궂어 보인다.
토라지거나 화를 내거나..
그런 그림들의 인상이 워낙 강렬해서 그런 그림만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도 많지만, 부드럽고 천진난만한 표정의 아이들의 그림도 많다.
그리고 개를 그린 그림에서의 개들은 더이상 행복해 보일 수 없을 만큼의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는 그림뿐만 아니라 조형물같은 작품도 다수 제작했다.
흰 개나 검은 개, 그리고 그림속에서 튀어 나온듯한 인형들.
귀여운 낙서같기도 하지만, 그가 그린 제작한 작품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따라서 그의 그림은 다른 사람이 봐주기를 원하는 그런 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형상화한 그림이자 자신의 감정를 담은 그림이다.
실제로 나라 요시토모는 그 그림들의 주인공은 자신의 분신이라 이야기하기도 했다. (나라 요시토모 : 『작은별 통신』 참고)
「メルヘンではない!! 夢でもない!! 現実でもないかもしれない しかし真実でなければいけない!!」
「메르헨(동화)이 아니다!! 꿈도 아니다!! 현실에도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실이지 않으면 않된다!!」
이건 그의 그림에 대한 신념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문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진실을 추구하는 그의 신념.
그래서 우리는 그의 그림을 아무런 선입견도 사심도 없이 바라보며 그림 자체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