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멍이 호텔 찰리의 책꽂이
로이스 덩컨 지음, 박중서 옮김 / 찰리북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멍멍이 호텔. 책 제목만 봐서는 동물 병원이나 펫샵에서 운영하는 호텔에 들어온 개들의 이야기일까 싶은 생각이 든다. 표지를 보면 작고 아담한 집의 창문마다 강아지들이 얼굴을 내밀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이러니 동물병원이나 펫샵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도대체 멍멍이 호텔은 뭐지?

강아지를 사랑하고, 시 쓰기를 좋아하는 소녀 앤디와 사진 찍는 것을 즐기는 앤디의 오빠 브루스는 아빠의 전근으로 인해 뉴저지주 엘름우드로 이사를 하게 된다. 당분간 머물게 된 곳은 이모 할머니 댁이지만, 이모 할머니의 알레르기 때문에 사랑하는 강아지 베베를 당분간 다른 곳에 맡기고 와야 했다. 전학하는 것도 싫은 데, 사랑하는 베베까지 두고 와야 했으니 10살 난 소녀 앤디에겐 그보다 더 싫은 일은 없었다. 게다가 동네에서 처음 만난 제리라는 녀석은 자신의 개를 못살게 구는 데다가, 어른 앞에서만 착하게 구는 못된 녀석이다. 앤디도 브루스도 학교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어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앤디는 를 쫄딱 맞은 개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오고 싶어 하지만 할머니의 알레르기로 데려올 수 없게 된 앤디. 하지만 우연히도 그 개는 열린 문틈으로 집안으로 들어오게 되고, 그곳에서 네마리의 귀여운 새끼를 낳는다. 일단은 먹이를 주며 돌보기로 하지만 할머니 집에 오래 둘수는 없다. 앤디와 브루스는 머리를 쥐어 짜다 묘안을 생각해 낸다. 그것은 바로 동네에 있는 빈집에서 그 개들을 키우기로 한 것. 그리고 그곳을 멍멍이 호텔이라 이름붙인다.

어린 나이에 전학을 한다는 것은 분명 힘든 일이다. 친한 친구와 헤어져야 하고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랑하는 강아지마저 두고 와야 했을 앤디가 이사를 기분좋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어느 날 만난 떠돌이 개로 인해 앤디와 브루스의 생활은 완전히 달라진다. 처음엔 앤디와 브루스만이 돌보게 되지만, 브루스의 친구 팀, 앤디의 친구 데비와 티파니까지 합류한다. 개의 숫자도 처음엔 네마리였다가 점점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아이들은 낚엽 쓸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개의 사료도 사는 등 개들을 돌보면서 책임감을 배우게 된다. 

사실 동물을 돌본다는 것은 굉장히 책임감이 필요한 일이다. 제때 먹이를 공급해줘야 하고 산책을 통해 운동도 시켜줘야 하는 등 돌보아야 할 일이 꽤 많다. 아직 어린 앤디와 브루스, 그리고 그 친구들이 개들을 돌보면서 배우게 되는 것은 책임감 뿐만이 아니었다. 진정으로 동물을 사랑하고 아끼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배우게 된 것이다. 물론 이들이 하는 일은 어른들에게 숨길 수 밖에 없었기에 더욱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명를 존중하는 마음이 없었더라면 나몰라라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아직 어리게만 보였던 아이들은 이 일을 통해 차츰 성장해 나간다. 또한 독불장군 제리와 브루스, 팀과의 사이 역시 이런 것들을 통해 변화되어 간다. 결말 부분이 너무 급하게 후다닥 마무리된 느낌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아주 유쾌하고 즐거웠다. 특히 제리를 놀려주려던 아이들의 모험은 웃음이 터질 정도였다. 물론 제리는 혼비백산했겠지만...

우리 주변에는 유기된 동물들이 너무 많다. 그들의 운명은 대부분 비참하게 끝난다. 길에서 로드킬을 당하거나 굶주리고, 겨울에는 추위에 얼어 죽기도 한다. 그런 동물들을 위해 이런 멍멍이 호텔이 많이 생겨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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