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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진 하우스 1
하나츠 하나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9월
평점 :
20대 중후반 여성들은 어떤 것을 바랄까? 아주 특이한 바람이 아니고서야, 보통은 직장내에서 인정받고, 남들이 부러워할 연애를 하는 것이 아닐까? 아직 결혼을 생각하기엔 조금은 이른 나이이니, 열심히 일하는 여성의 아름다운 모습과 달콤한 연애를 하면서 보이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함께 지니고 싶은 때가 바로 20대 중후반의 나이가 아닐까 싶다. (물론 30대라고 해서 그런 바람을 가지지 말란 법은 없지만, 이 책의 등장 인물들이 20대 중후반이므로 이렇게 제한해서 표현을 했다)
버진 하우스에 등장하는 주요 등장인물은 네명이다. 그중 이십대 중후반의 여성이 세명, 그리고 20대 중반의 남성이 한 명 등장한다. 일단 화자인 시라이 유키는 올해 26세. 연애는 여러번 했지만, 첫번째 사귄 남자에게서 받은 상처때문에 마음의 문을 쉽사리 열지 못하지만, 묘한데에서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모리노 스미레, 26세. 파견직원으로 화장 전후의 모습이 충격적일 정도로 다르지만 밝고 명랑하며 긍정적이다. (사실 화장을 지운 모습을 봤을 때,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고민했을 정도) 히카와 아이코, 27세. 엘리트 여사원으로 똑똑하며 콧대가 높고, 연애란 것은 쓰잘데기 없는 것이라 생각하는 면도 있다. 남자인 사이토 아라타는 26세로 가난한 극단주이자 극본가이다.
이들 세명을 보면 공통점이라곤 전~~~~혀 없다. 그러나 속사정을 보면 공통점이 꽤 많다. 셋다 같은 회사에 다니다가 지금은 해고 상태란 것과 또하나는 **이란 것. 같은 회사를 다녔어도 서로 알지 못했던 세 여자가 한집에서 생활을 하게 된다. 즉, 룸쉐어를 하게 된 것. 해고되었으니 새로운 직장을 찾을 때까지는 아무래도 집세같은 경비를 절약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같이 얻은 단독 주택을 버진 하우스라 이름 붙이고 공동생활에 들어간다. 처음엔 좀 어색한 듯 느껴져도 곧 서로가 편안해진 세 사람. 특히 아야코는 너무 편하게 지내서 탈??? 새침한 외모와는 달리 엄청나게 털털한 구석이 있어 아야코는 보면 정말 기분이 좋은 캐릭터다. 스미레 역시 화장전후의 모습이 너무나도 다르지만 순수하고 밝은 모습에 웃음이 절로 지어진다. 하지만, 정작 내가 제일 마음에 안든 캐릭터는 역시 유키다. 쓸데 없는 데에, 묘한 구석에 자존심을 세운다 말이지..... 특히나 그녀가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모습이나, 아야코나 스미레의 콧대를 눌러주기 위해 하는 결심은 '도대체 얘 뭐야?'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들었다. 내가 보기엔 자존감도 너무 낮고, 자존심도 없어 보였달까. 그런 건 자존심 축에도 못낀다고 혼내 주고 싶을 만큼.
어쨌거나 아야코는 자신의 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창업 세미나에 나가고, 스미레 역시 다른 파견회사를 알아 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유키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하루하루 방황의 날을 보내고, 우연히 재회한 옛남친(이자 첫사랑, 지금은 가난한 극단주이자 극본가)과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다. 바보같은 유키. 하지만 그녀가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너무 바보같은 짓은 하지 말렴. 된통 혼났잖니, 유키?
지금 비록 해고되고, 남자 친구도 없다. 앞날도 막막하다. 하지만 인생에 리셋은 없고, 리스타트만 있다는 버진 하우스의 거주자들은 당당하다. 조금 걱정되는 것은 유키의 경우 옛남친인 사이토 아라타의 영향을 받으면서 정신을 차릴 것 같다는 것. 뭐, 꼭 남자 도움이 있어야 인생을 성공하는 건 아닌데, 그런 분위기로 흘러갈 듯 해서 난 아야코를 응원하기로 했다. 애인은 열심히 인생을 살아가는 여성에게 생기는 덤이니까! (笑)
여자는 품격있고 아름답게.
이상은 항상 Keep on High라고.
우리의 부활극이 여기에서 시작하는 거야.
아무것도 없는, 제로에서 리스타트야! (3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