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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 고양이 나츠 1
OOTAKE Tomo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하드보일드 고양이라..
도대체 어떤 고양이가 하드보일드 고양이일까.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궁금증이 마구마구 솟아 올랐다. 하드보일드라면 혹시 고양이 탐정일까,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건 아니고. (笑) 어쨌거나, 하드보일드 하다는 데 팍팍 끌렸다. 게다가 표지에 등장하는 고양이들의 표정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정도의 포스를 풀풀 풍기고 있었고, 책 띠지의 걍... 사지 그래. 란 문구와『귀여움 제로』고양이 만화란 문구에도 웃음이 빵빵 터졌다. 나츠, 도대체 어떤 녀석이길래!?
샛노란 색깔의 귀여움이 묻어나는 표지 색깔과는 달리 엄청난 포스를 풍기는 고양이들의 표정이 가득한 표지를 넘기면 컬러 일러스트 만화가 나온다. 나츠의 등장과 나츠의 요상한 행동. 처음부터 웃음이 터지기 시작했다. 아~~ 정말 이런 고양이가 존재하기는 하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하지만 컬러 일러스트로 구성된 만화는 단 몇 페이지로 끝난다. 이는 도입부에 불과한 것이었다. (하지만, 중요하다) 본문은 4컷 만화로 구성되어 있다. 4컷 만화이다 보니 각각의 4컷 만화위에 소제목이 달려 있지만, 가끔은 4컷 만화가 아닌 8컷 만화가 되기도 한다. 그래도 소제목이 각각 달린 것에는 변함이 없다. 구성은 이 정도로 언급하고...
등장인물과 등장묘들은 한 페이지에 자세하게 실려 있다. 하드보일드한 삶을 추구하는 사나이 나츠, 어릴 때 부모 형제를 잃고 홀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는 아기 냥이 꼬맹이, 나츠가 눌러 살고 있는 다나카의 집 주변에서 보스 행세를 하는 얼룩냥이, 그리고 방랑벽이 있지만 길치라서 매일매일 미아가 되는 펠튼 율리어로즈(일명 푸상), 그리고 백수한량의 포스를 내뿜는 늙은 고양이 영감등이 주된 등장 고양이이다. 이외에도(이외에도?? 사람은 이외??) 지금 나츠가 살고 있는 방의 주인인 다나카와 그의 친구 오오이타, 원래 나츠의 반려인인 토네 아줌마와 그의 아들 소년 이노우에, 꼬맹이를 너무 좋아해서 따라다니는 여대생 루리코까지 등장하는 캐릭터는 꽤 많은 편이다. 하지만, 걱정할 것은 없다. 주로 다나카와 오오이타, 그리고 나츠와 꼬맹이, 푸상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처음에 읽을 때는 나츠가 원래 다나카네 집에서 사는가 하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아니었다. 컬러 일러스트 만화를 잘 읽고 넘어가야 그 수수께끼를 풀 수 있다. 어쨌거나, 식객임에 분명하지만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다나카의 집에 살게 된 나츠와 인간은 자신을 잡아먹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꼬맹이와의 일상은 웃음이 빵빵 터지게 만든다. 하드보일드한 삶을 추구하는 나츠이지만 의외로 다정하고 속이 깊다. 뭐, 때로는 만사 귀찮다는 태도로 일관하기도 하지만... 또한 종종 등장하는 푸상의 캐릭터 역시 간과할 수 없다. 길을 잃고 미아가 된 주제에 어찌나 당당하신지... 또한 나츠가 본가(?)로 돌아가게 된 후에 나오는 잉꼬 삐짱과 얼굴에 고단함이 묻어 나오는 길냥이 영감의 이야기도 무척 재미있다. 가끔은 영감과 꼬맹이의 길냥이 생활이 무척이나 안타깝기도 하지만.또한 인간 다나카와 오오이타, 소년 이노우에, 토네 아줌마도 독특한 캐릭터임에는 분명하다. 인기없는 동아리인 스티커부의 회장인 다나카와 오오이타의 학교 생활이며, 고양이와의 생활은 웃음이 터질수 밖에 없다.
하지만, 처음에 읽었을 때는 글씨도 너무 작고, 가끔은 이야기가 잘 연결되지 않아 뭐, 이래? 라고 화를 버럭낼까, 하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두번째 읽으니 진짜 재미있었다. 역시 제대로 읽는 게 중요하달까. (내 경우에는 두 번쨰 읽는 것이 제대로 읽는 것. 역시 만화는 일단은 두 번 읽는 게 진리다!) 사나이 나츠의 고양이로서의 생활은 하드보일드 하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또한 귀여움 제로 고양이 만화란 문구에 괜시리 지레짐작을 할 필요도 없다. 여타의 고양이 만화와는 또다른 귀여움이 빵빵 터지니까. 인간이 보는 고양이와 고양이가 보는 인간, 두 가지 이야기를 모두 맛볼 수 있는, 그리고 화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캐릭터들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다.
본가로 돌아간 나츠. 그리고 상당 기간동안 나츠와 함께 생활했던 다나카의 일상은 어떻게 바뀌어 갈까. 그리고 여전히 사람을 믿지 못하는 꼬맹이는 어떻게 성장할지, 푸상은 길치를 극복할 수 있을지 너무나도 궁금하다. 사나이 나츠, 2권에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