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owcat의 혼자 놀기 - 개정 증보판
권윤주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는 혼자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많았다. 특히 무슨무슨 날이면 누군가와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정석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혼자 밥을 먹거나, 혼자 영화를 보거나, 혼자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외부 세계와 단절된 것처럼 느껴져서 기를 쓰고 세상의 중심에 다가서려 했지만, 성격 탓인지 난 늘 겉돌았다. 함께 있어도 존재감이 없다거나, 함께 있어도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거나, 함께 있어도 외.로.웠.다.

그래서 그다음으로 선택한 방법은 '혼자서도 잘해요'란 것이었다. 혼자 씩씩하게 밥을 먹고, 혼자 영화를 재미있게 보고, 혼자 산책을 즐기는 것은 의외로 신선한 재미를 가져다 주었다. 둘 혹은 셋이상의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과는 다른 그 어떤 것이랄까. 오히려 즐길수록 더 빠져드는게 혼자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었다.


요즘 밖에 나가보면 함께 무언가를 하는 사람보다는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사람을 많이 보게 된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는 듣지 않겠다는 듯 이어폰을 사용해서 mp3로 음악을 듣고, 미니 게임기나 핸드폰을 들여다 보는 등 자신 만의 세계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느낌이다. 예전같으면 혼자서 하는 것이라곤 기껏해야 책을 읽는 것 정도였는데, 어느샌가 우리는 점점 혼자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SNOWCAT의 혼자놀기』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상자에 구멍을 뚫어 머리에 쓰고 논다거나, 오렌지에 그림을 그리는 등 코믹한 놀이 방법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때 더 많은 외로움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누군가를 배려해준답시고 설레발을 친다는 사람이나, 사람 관리를 한다면서 앞에 있는 사람 세워두고 혼자 신나게 전화로 떠드는 사람, 그리고 자신은 아웃사이더라고 강조하면서도 주목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때로는 오히려 그런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보다는 혼자 있는 게 더 낫지 않나 싶을 때도 있다.
 

이 책안에는 두 가지 테스트가 있다. 위 사진에 있는 페이지는 <당신의 타입은?> 이란 테스트 페이지다. 내 경우에는 B에 당첨! 역시 나는 '혼자 놀기' 과인지도...


두번째 테스트는 <당신이 혼자 놀기에 성공할 확률>이란 테스트로, 나의 경우 YES가 5개가 나왔다. 꼭 성공한단다....

재미로 보는 테스트이지만, 그동안 내가 '혼자서도 잘해요'라는 것을 얼마나 잘 실행해왔나 싶은 생각이 들어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다. 혼자 책을 보고, 음악을 듣고, 산책을 하고... 예전에는 혼자 하기가 그렇게 어려웠던 일들이 이젠 일상이 되었다. 그것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바깥 세상과 나를 단절시키는 어리석은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혼자 있을 때의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기는 것 뿐이다. 이 책이 말하고 싶은 것이 바로 그것이 아닐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는 하지만 늘 누군가와 함께 있을 수는 없다. 때로는 자신의 성장을 위해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 시간을 두려워만 한다면 더이상 성장하지 못한채 정체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혼자인 순간을 두려워만 하지 말고, 즐겨보자. 이제껏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올지도 모르니까.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69p, 19p, 5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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