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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토닌하라! - 사람은 감정에 따라 움직이고, 감정은 뇌에 따라 움직인다 ㅣ 세로토닌하라!
이시형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7월
평점 :
요즘 세로토닌이란 말을 곧잘 들을 수 있다. 근데, 세로토닌이 뭐지? 세로토닌이란 단어를 찾아 보면 뇌내 화학물질로 일종의 호르몬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왜 세로토닌이 중요하단 걸까? 이 책은 세로토닌이란 호르몬을 중심으로 인간의 삶을 질적으로 향상시키고자 하는 목적에 의해 씌어진 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난 이과계 사람도 아니고, 고교시절엔 과학이라면 질색을 했으며, 인간의 뇌(腦)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곤 뇌가 인간 신체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란 것 밖에 없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결심을 하면서도, 책을 구매하고 책장을 펼치면서도 내내 고민했다. 과연 내가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해서.
이 책은 총 5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1장은 뇌내 호르몬중 마음과 관련한 세가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이들 호르몬의 각각의 역할과 장단점을 우리 현대 인간들의 문제점과 결부시켜 이야기한다. 2장은 뇌관리와 뇌의 제대로된 활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3장은 세로토니의 효과와 그 기능에 대해, 4장은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는 전두엽 트레이닝에 대해, 그리고 마지막장에서는 세로토닌 워킹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1장에서 나온 마음과 관련한 세가지 신경전달물질은 각각 순기능과 역기능을 가진다. 도파민(엔도르핀)은 '학습 뇌'라 불리며, 일을 함으로써 '즐거움과 보수'를 기대하게 하지만 도파민 중독의 의존성이란 부작용을 가진다. 노르아드레날린은 '작업 뇌'라 불리며 위험에 대비하게 하고, 일을 잘 할 수 있게 도와주지만, 과열되면 일을 방해하고 폭력적이 되는 부작용을 가지며, 이것이 스트레스로 변할 수 있다. 세로토닌은 좌우 균형을 조율하는 기능을 하고 있지만 사람을 소심하게 만들 수 있는 부작용을 가지기도 하지만, 어느 것 하나 부족해서는 안되고 넘쳐서는 안된다.
이렇듯 우리의 신체 기관은 유기적이다. 따로따로 움직이는 법이 없다. 그것은 인간의 신체중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뇌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중 세로토닌은 전두엽의 '공감 뇌'를 이루는 중추역할을 한다. 따라서 전두엽 관리가 세로토닌의 활성화를 위한 것임에는 두말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전두엽 관리는 곧 세로토닌 활성화와 직결된다. 전두엽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조절되면 세로토닌 상태가 활성화된다. 동시에 그 역도 성립한다. 세로토닌이 활성화되면 전두엽 조절이 긍정적인 쪽으로 잘 된다. 즉 양방성이다. (75p)
현대인들을 보면 과열 경쟁에 시달린다. 남들보다 앞서야 성공하고, 남들보다 뛰어나야 성공의 반열에 오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경쟁이 인간을 병들게 만들기도 했다. 정신적으로 병이 든 인간들을 생산해내는 것이 바로 현대의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것은 요즘 들어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상이 조금씩 바뀌어 가는 듯하다. 그렇다면 요즘 시대가 원하는 인간상은 어떤 인간일까.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인간상은 세로토닌형이다. 세로토닌적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대체 어떤 사람이 세로토닌적 사람일까?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세로토닌의 3대 기능을 생각하면 쉽게 답이 나온다. 첫째, 공격성과 중독성을 잘 조절해 평상심을 유지하는 사람. 둘째, 주의 집중과 기억력 향상으로 창조적인 사람. 셋째, 생기발랄하고 의욕적인 행복한 사람. (118p)
세로토닌형 인간의 첫째 조건은 자기조절을 잘 하는 사람이다. 요즘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성격이 급하다. 일단 저질러 보자는 주의도 많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그렇게 태어난 것일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더 빨리, 더 높이를 원하는 사회가 이런 사람들을 만들어낸 것이다.
잠시 멈추고 산다는 게 무엇인지 차분히 생각해 보자. 세로토닌 회복운동은 삶의 질을 회복하자는 운동에 다름 아니다. 노르아드레날린적 경쟁, 엔도르핀적 열광문화에서 이제는 차분한 세로토닌적 문화의 시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 (139p)
우리의 삶은 분명히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다. 하지만 반대로 정신적으로는 피폐해졌다. 누구나 성공하기를 꿈꾸지만, 성공은 일정한 사람들에게만 돌아가는 특별한 몫이 되었다. 하지만, 무조건 남들이 성공한 길을 따라간다고 나도 성공할 수 있을까. 물론 적절한 경쟁은 틀림없이 사기를 올리고, 목표치에 가까이 가는데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무조건적 경쟁은 사람을 황폐화시킬 뿐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대 사회의 시스템에서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은 어떤게 있을까. 이시형 박사는 세로토닌적 인간을 강조한다. 앞서 살펴 본 세로토닌적 인간이 되려면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고 또 이를 활성화하려면 생존을 위한 3대 리듬 운동인 걷기 · 호흡 · 씹기를 잘하고 햇빛 · 사랑 · 군집 본능을 충족시켜야 한다. 이 중에서 세로토닌의 결핍의 가장 큰 원인이 걷기 부족이다. (228p)
이시형 박사는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는 방법으로 세로토닌 워킹이란 것을 제시한다. 세로토닌 워킹이란 만보계를 차고 내가 얼마나 걸었나, 얼마만큼의 칼로리를 소비했나에만 관심이 있는 워킹이 아니다. 길을 걸으며 자연을 음미하고,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 바로 세로토닌 워킹이다. 운동기구도 특별한 장소도 필요 없다. 그저 우리 주변의 것을 이용하는 것으로 세로토닌 워킹을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는 운동으로 계단 오르기나, 스콰팅 운동, 세로토닌 스트레칭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처음부터 뇌과학이니 신경전달물질이니 해서 무척이나 어려울 것같았지만, 실제로 책을 읽어보면 쑥쑥 잘 읽힌다. 물론 처음에는 뇌와 관련한 그림도 나오고 해서 걱정이 앞섰지만, 그림은 내용을 보충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다지 어려워하지 않아도 좋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시형 박사의 재치있는 입담이 이 책을 재미있게 읽게 한 커다란 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각 장의 도입부와 결론 부분은 각각의 장의 내용을 아우르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문의 모든 항목은 조목조목 잘 풀어져 이야기되고 있고, 하나하나의 소주제의 이야기마다 세로토닌 포인트란 박스가 있어 앞의 내용을 다시 한 번 되새김질 하게 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간단하고, 자연스러우며 효과적으로 우리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제시한다는 것일 것이다.
책을 주욱 읽어 내리면서 난 한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세로토닌형 인간과 세로토닌적 삶이란 자기조절과 자기긍정의 능력을 가진, 사회가 원하는 인간이 되는 것이자, 자기자신의 삶 자체에서 만족을 얻고 행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무한한 능력을 가진 존재이다. 습관도 성격도 바꾸기 힘들다고 하지만, 노력에 의해 많은 것을 극복할 수가 있는 것이 또한 인간의 능력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