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2
모리미 도미히코 원작, 고토네 란마루 지음, 윤지은 옮김 / 살림comics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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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벚꽃 흩날리는 아름다운 계절인 봄, 대학 신입생 후배에게 한눈에 꽂힌 선배는 그녀에게 다가서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흑발의 아가씨는 나(선배)에게 관심을 가질 것인가. 선배는 오늘도 망상폭주 기관차에 올라타고 그녀와의 사랑을 꿈꾸지만, 현실은 녹록치않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2권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에피소드 하나와 오리지널 에피소드 세편이 수록되어 있다. 바야흐로 계절은 여름. 헌책 시장에 그녀가 나타난다는 소식을 듣고 헌책시장으로 향하는 선배. 그러나 그곳에서 선배를 기다리고 있는 건 로맨틱한 만남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속담이 잘 어울릴 수 있는 것일까. 혹시 그녀와의 만남은 운명이 아닐지도 몰라,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선배의 작전은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어떻게 어떻게 근접할 수 있게 되는 경우까지 있긴 해도, 선배는 부끄러움과 소심함에 도망을 치고 만다. 그대여, 그대의 망상은 어디로 갔는겐가~~~ 수없이 많은 나날을 망상으로 점철하며 보냈지만, 차려놓은 밥상도 못먹는 그대는..... 소심남.

헌책 시장의 백미는 역시 헌책 시장의 신에 관한 것과 그녀가 원하는 책을 얻기 위한 선배의 고군분투기다. 특히 마지막으로 남은 히구치와 선배의 대결 장면은 소심한 선배의 멋진 모습을 보여 주긴 했으나.... 흑발의 아가씨는 그 상황을 전혀 모른다는 게 문제다. (笑)

이렇듯 헌책 시장에서의 죽기 아니면 까무러 치기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결국 스스로 도망을 친 선배는 이번에는 도서관에서 주운 펜을 가지고 망상을 하기 시작한다. 과연 그 펜을 그녀에게 무사히 돌려줄 수 있을까.

오리지널 에피소드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건 역시 다이몬지 산에서의 일이다. <고기 먹을 생각만 해서야 되겠는가>는 모리미의 소설에 종종 언급되는 장소중의 하나인 다이몬지 산이 배경이고, 또한 너구리 요괴까지 등장한다. 어설픈 그들의 변신 모습에 한참을 웃었다. 어떤 녀석은 귀가 남아 있고, 어떤 녀석은 수염이 남아 있구나... 게다가 옷까지 강탈당한 선배의 변신 모습에... 결국 난 푸하하하하핫...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변신한 게 선배란 걸 끝까지 알지 못하는 흑발의 아가씨였다.

소설의 에피소드와 오리지널 에피소드가 섞여 있지만, 소설의 느낌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속에서 쓰였던 캐릭터나 설정을 차용했기 때문에 그러하리라. 비록 모리미의 청산유수같은 말투와 고어를 섞어쓰는 문체를 볼 수 없는 것이 큰 아쉬움이긴 하나, 만화 나름대로의 매력이 많아 무척이나 즐거웠다. 다음 이야기는 가을편. 가을이라고 하면 학교 축제의 기간이다. 연극 괴팍왕과 빤쓰총대장은 어떤 이미지로 그려질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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