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 샤통은 도대체 무엇을 보았을까? - 뜨로띠 뜨로따
디안 바르바라 지음, 류재화 옮김 / 토마토하우스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담장위에서 턱시도 냥이가 귀엽게 한 발을 내딛는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꺄아~~하고 소리를 지를뻔 했다. 워낙 고양이를 좋아하다 보니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책을 자주 보는데, 정말 이렇게 사실적인 고양이 그림은 드물었던 것 같다. 보통 동화책의 특성도 있다 보니 사실적이기 보다는 약간은 과장되거나 생략되어 그려지는 게 보통인데, 이 책에 등장하는 고양이는 수염 하나하나까지 섬세했달까.


책 표지를 열면 바구니 안에 앉아있는 작고 귀여운 고양이가 보인다. 바로 요 녀석이 풍 사통이란 녀석으로 시골의 한 농장에 살고 있다. 턱시도 무늬에 꼬리끝에는 하얀 포인트, 아쿠아블루빛의 눈동자를 가진 풍 샤통의 눈은 초롱초롱 호기심으로 빛난다.


큰 사진에서도 보았듯이 풍 샤통은 실제로 움직일 수 있다. 바구니안에 있는 풍 샤통을 꺼내면 왼쪽 사진과 같이 된다. 오른쪽을 보면 화살표가 그려진 쪽에 풍 샤통이 직접 책을 통해 움직인다는 걸 알수 있다. 이걸 보면서 혼자 환성을 지르고 싶었다. 아흑.. 정말 움직일 수 있어.... 처음에는 풍 샤통을 반대편으로 집어 넣었지만, 그렇게 하니까 머리가 반대쪽으로가서 머리부터 집어 넣었더니 그림에 꼭 맞았다.


풍 사통이 머리를 쏙 내미는 장면. 이렇게 풍 샤통은 마당에서 집안으로, 뒷마당으로 다니면서 동물 친구들을 만난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뭔가 하얀 물체가 집안으로 들어가는 걸 목격한 풍 샤통은 다른 동물 친구들을 만나면서 이야기를 듣는다. 고양이는 호기심이 강한 동물이라 풍 샤통은 그것이 무섭기도 하지만 궁금한 게 더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닭은 거만을 떨며 잘난체를 하고, 암소는 농담이나 하며, 돼지는 밥을 못먹어서 화만 낸다. 그러나 개는 친절하게 풍 샤통에게 자신이 잘 지켜보겠다고 약속을 한다. 마음을 푹 놓은 풍 샤통은 한가롭게 낮잠을 즐기고, 눈을 뜨니 해가 질 무렵이 되었다. 어머나, 깜빡 잊고 있었네. 그러나, 그 순간 풍 샤통은 자신이 찾아 헤매던 것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과연 그건 뭘까~~요?


이 책은 풍 샤통이 농장 구석구석을 다니는 장면이나 풍 샤통이 직접 다음 장소에 나타나게 해 놓은 것이 무척이나 흥미로운 책이다. 게다가 삽화가 정말 선명하고 섬세해서 그림을 보는 재미도 빠뜨릴 수 없다. 평화로운 농장의 풍경이며, 등장하는 동물들의 모습도 실제의 모습을 보는 듯 섬세하다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난 동화책을 읽으면 늘 교훈이 뭘까를 먼저 고민하는 나쁜 버릇이 있었다. 이 책의 교훈은 이걸거야, 아니 저걸까?? 하면 머리를 쥐어짜며 교훈을 생각하곤 했다. 학교 교육의 문제를 꼬집고자 함은 아니지만 초등학교 6년, 중고교 합쳐서 6년간 이 작품의 주제는? 이라던가, 이 작품의 교훈은? 이라던가 하는 주입식 교육에 물들어 교훈만을 찾으려 바락바락 애를 썼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아이들 용으로 나오는 작품들이 분명 교훈을 일러주고 있지만, 그에 앞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먼저 생각하고 만들어진 게 아닐까 하는.

그런 면에서 보자면『풍 사통은 도대체 무엇을 보았을까?』는 상상력을 자극하도록 만들어진 책이라 볼 수 있다. 그러니 머리 쥐어뜯으며 교훈을 고민할 시간에 풍 샤통이 지나간 길을 따라 만난 동물들과의 이야기를 보면서 난 행복한 상상의 나래를 펴는게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읽을 때는 풍 샤퉁이 지나간 길이 어떤 곳인지를 보고, 동물들과 나눈 대화가 어떤 것인지 읽으며 즐거워했다. 풍 샤통이 찾으려고 했던 게 어떤 것인지, 풍 사통의 호기심이 어떤 일을 만들었는지 풍 샤통과 함께 농장길을 따라 걷다 보면 누구나 절로 마음이 즐거워질 거라 생각한다.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책날개, 1p+3p, 4p, 10~11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