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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고양이 마코 2 - 마코와 시온과 막내 시로타로의 이야기
마에다 케이코 지음, 윤나영 옮김 / 니들북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꽈악 눌린 얼굴, 깊게 패인 팔자주름. 짧은 다리, 통통한 뱃살, 그리고 수십가지의 묘한 표정을 가진 마코의 두번째 이야기는 마코와 마코의 동생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마코 - 시온 - 시로타로로 이어지는 마코 라인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와 작가가 짧게 달아 놓은 코멘트를 보는 재미는 역시나 상상 이상이다. 특히 마코의 독특한 표정과 자세는 더욱 강력해졌달까. 또한 1편에서 잠시 소개된 시온은 초겁쟁이에 카메라를 극도로 꺼리고, 이제는 집고양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길고양이 습성을 버리지 못해 사진에 거의 안찍혔으나, 요번에는 시온의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막내 시로타로의 똥꼬발랄한 귀여움까지 더해져 책을 보는 내내 행복이 마구마구 충전되었달까.
책장을 넘기면 일단 마코의 모습을 담은 작은 엽서 크기의 사진들이 주욱 나온다. 일단 그 부분을 자세히 보면서 마코의 매력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보자. 아~~~ 지금도 생각난다. 마코의 사랑스럽고 귀엽고, 때로는 엽기적인 표정들이.
그후 나오는 것은 마코와 시온, 그리고 시로타로의 프로필이다. 마코 이야기 첫번째 책을 보지 않고 바로 이 책을 집어든 독자를 위한 배려랄까. 각 고양이의 겉모습을 비롯해 성격, 그리고 입양 히스토리까지 있다.
두근두근두근, 마코의 사랑스러운 모습은 요번에 어떻게 보여질까, 두근두근두근.
본문으로 들어가면 마코의 다양한 표정들이 보인다. 해달 마코, 뻐기는 마코, 오호호 마코를 보면서 내 입가에 미소가 슬슬 지어진다. 아, 이렇게 사랑스러울수가. 이렇게 표정이 다양할 수가. 역시 마코의 얼굴은 백면상이라니까!
일단 맛뵈기로 마코의 사진을 감상하고 나면 빵~터지는 사진이 나온다. 셀로판 테이프 거치대 마코와 주전자 마코. 난 주전자 마코에서 크하하하핫...하는 웃음이 터져버렸다. 정말 절묘하게 똑같다. 특히 둥그스름한 엉덩이라인과 그루밍을 하느라 힘껏 뻗은 짧은 다리. 이런 마코의 모습을 보고 주전자를 떠올린 반려인의 눈썰미에 큰박수를 보내고 싶다. (짝짝짝!)
앞에서도 언급했듯 마코의 표정은 정말 다양하다. 정말 백면상묘라고 해도 될 정도로 다양한 표정을 보이는 마코. 게다가 여기엔 중간중간 시온과 시로타로의 얼굴도 찾아볼 수 있는 재미도 있다. 하나하나 마코의 표정을 살펴보면서 웃음이 터져나오는 걸 주체할 수 없다. 아~~ 사랑스런 마코여!
고양이들은 영역 의식이 강한 편이라, 집안에 다른 고양이가 오면 처음엔 무척이나 경계를 한다. 어느정도 익숙해져야 서로를 받아들이는데, 마코와 시온의 경우 1달차이로 입양했지만, 시로타로는 몇년이 지나 입양한 케이스라 처음에는 아마도 서로간에 경계를 했을것이다. 하지만, 조금씩 가까워지는 둘의 모습이 이 사진에 응축되어 있다. 마코의 발에 코를 가져다댄 시로타로. 그리고 발끝을 서로 가져다댄 마코와 시로타로의 발. 이만큼 서로를 허락했다는 뜻이 아닐까. 이 당시만해도 시로타로는 아깽이(새끼 고양이)였는듯 발크기가 마코의 발크기에 한참 못미치지만, 포도젤리와 딸기젤리가 반반씩 섞인게 꼭 닮았다. 발가락이 닮았네, 가 아니라 발바닥이 닮았네, 랄까.
시온의 모습은 언제나 안쓰럽다. 고속도로에 버려져 얼마나 두려웠을까.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시온을 지배하는듯 시온은 늘 조심스럽다. 밥 먹을 시간인데도 계단에 딱 붙어 있는 모습이나 종이집에 들어가 눈만 내놓고 눈치를 보는 모습을 보는 반려인의 마음은 무척 안타깝고 애틋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조금씩 적응해 이제는 새소리가 들리면 바깥을 이렇게 내다 보기도 한단다. 보통 고양이라면 창틀에 폴짝 뛰어올라가 밖을 내다보며 손을 뻗을텐데, 시온의 행동은 조심스럽기만 하다. 누군가에게 눈치채이면 혼이라도 날 것처럼, 혹은 다시 바깥으로 쫓겨나지나 않을까, 하고 걱정하는 것처럼. 하지만, 마코가 시온을 잘 보살펴주니 시온은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듯 하다. 마코는 시온의 좋은 언니이니까.
오옷.. 무술 경기 한 판! 마코와 시로타로의 레슬링 장면을 보면 뭔가 좀 이상하단 걸 알 수 있다. 그건 바로바로바로... 다리의 길이이다. 시로타로는 마코를 차고 있는데, 마코의 발은 시로타로의 엉덩이에도 못미친다. 숏다리의 슬픔이여... 쫙 벌어진 발바닥은 마코가 다리를 뻗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가를 보여주고 있지만, 솟다리는 노력으로는 극복이 안된단다, 마코.
못생긴 고양이 마코 2편은 마코와 마코의 동생들 이야기, 마코의 더욱 다양한 모습과 표정을 볼 수 있으며, 더불어 마코의 사랑이야기도 볼 수 있다. 짧고 아쉽게 끝나버린 사랑이여~~~~ 하지만 또다시 만날 수 있을거야, 마코. 그분도 널 아주 좋아하니까.
혼자 불안해하는 시온을 돌봐주고, 시로타로의 장난을 받아주며 맏이로서의 본분을 다하고, 반려인의 사랑스런 딸로서 가정의 평화와 행복을 책임지고 있는 마코. 마코는 객관적으로 볼 때 미묘에 가까운 타입은 아니지만, 성격과 행동이 그 모든 것을 대신한다. 다른 고양이에게서는 볼 수 없는 사랑스런 표정과 몸짓은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과 행복을 전해준다. 이렇게 사는 게 행복이지, 라고 말하는 듯한 마코의 눈동자를 보며, 난 마코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네가 바로 진정한 행복 전령사로구나, 하고.
사진출처 : 책 본문 中 (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17+18p, 58~59p, 78+79p, 85+86p, 68+87p,10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