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일상 - 커피와 케이크와 고양이
히구치 니치호 글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얼마전 읽었던 <코하루의 일상>은 펼치자마자 웃기 시작해서 계속 웃다가 결국 코끝이 찡해지고 가슴이 먹먹해져오는 감동을 느꼈었다.
그 만화의 작가가 그린 고양이 카페 만화 <카페 일상>

첫 페이지를 넘기면서 나는 약간의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라라?
내가 본 <코하루의 일상>을 그린 작가가 맞아?
그 이유인즉 작화가 달라도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코하루에 비해서는 약간 헐렁하게(?) 그려진 느낌이랄까.
하지만, 역시나 책을 펼치고 몇장 읽지 않고부터 웃음이 터지기 시작했다.
역시 그 작가가 맞구나.

요번엔 고양이이다.
실제로 작가가 사는 집의 1층은 작가의 동생(파티쉐)이 운영하는 카페이고, 작가의 집은 2층에 있다고한다.

이 책은 총 세파트로 나눠진다.
첫파트는 집 + 카페를 짓는 과정에 대한 것이고, 두번째 파트는 고양이가 있는 카페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세번째 파트는 개파였던 작가가 처음으로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해서 고양이들에게 적응할때까지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세번째 파트는 부록 만화라고 하지만 무려 30p나 되기 때문에 짧은 단편이라고 봐도 무방할지도.. (아니면 4컷 만화 모음이라든지..)(笑) 나도 처음에는 개파였고 개를 기르다가 고양이를 입양하게 되었는데, 처음엔 어찌나 적응이 안되던지.. 특히나 한밤중의 우다다다에는 두손 두발 다들었을 정도다. 게다가 밖에 나가는 건 얼마나 무서워 하는지, 접종하러 한 번 갈때마다 우어어어엉 하고 우는 녀석때문에 꽤나 애먹었던 기억이 난다.

실제와 비슷하지만 조금의 창작을 덧붙여 그려진 카페 일상. 이 책에 나오는 고양이인 땡땡과 미녀는 실제로 분양받은 녀석들이지만, 여기에서는 작가가 아니라 작가의 동생인 카페 매니저이자 파티쉐가 
길고양이를 입양한 것으로 나온다.


조금은 무뚝뚝한 카페 매니저에게 입양된 미녀와 땡땡. 그림으로 대충 짐작해 보건대, 미녀는 카오스 무늬이고, 땡땡은 젖소무늬처럼 보인다. 너무나 한산한 카페인지라 스스로 손님을 끌어 보겠다는 미녀와 땡땡의 처절한 몸부림(!?) 복고양이 포즈에 접대냥이로서의 자질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미녀에 비해 땡땡은 고양이답게 조금은 낯을 가리기도 한다.


카페 만화이다 보니 커피에 관한 이야기와 스위츠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사진에 보이는 글 외에도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커피 마스터에게 배우는 진짜 맛있는 카페오레 만들기, 맛있는 커피 내리기등 커피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도 무척이나 흥미롭다. 특히 카페오레와 커피 젤리의 경우 레시피가있기에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보다가 발견한 무지무지 재미있는 장면...
역시나 코하루의 등장은 웃음부터 터지게 만든다. 코하루.. 널 어쩌면 좋겠니... 넌 아가씨인데...
푸하하하하핫......

코노스케와 코하루가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커피 마스터의 한단면을 보여주는 에피소드였다. 가게안으로 들어올 수 없는 코하루와 코노스케를 위해 커피를 만들어 직접 밖으로 나가 건네주는 모습, 그리고 개를 데리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테라스를 만들 계획까지 하는 커피 마스터를 보면서 역시나 근본은 개파일지도 몰라란 생각을 잠시하기도 했다.


무척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 무척 맛있는 스위츠를 만들지만 얼굴 표정이 너무 무뚝뚝한 커피 마스터. 하지만 그건 성격이 안좋아서라기 보다는 낯을 좀 가리는 성격일뿐이다. 추운 겨울 자신의 등에 매달린 미녀와 땡땡이 떨어지지 않게 허리를 구부리고 다니며 매장을 정리하고 결국 정기 휴일 간판을 매달고 미녀와 땡땡과 한가로운 여유를 즐기는 커피 마스터의 모습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또한 푹신한 의자에서 잠들어 버린 미녀와 땡땡이를 깨우고 다른 곳에 보내는 대신 손님에게 합석을 권하던 장면도 무척이나 인상에 남는다.

겉으로 보기엔 무뚝뚝해도 누구보다 다정한 커피 마스터.
이런 카페에 가면 쓸쓸한 기분도 추운 날씨도 다 날려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맛있는 커피와 맛있는 스위츠, 그리고 예쁘고 귀여운 고양이들이 있는 카페의 일상. 정말로 이 카페가 집 근처에 있다면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달까.


책 제일 뒷부분에 수록된 리얼 카페 일상과 리얼 미녀, 땡땡, 그리고 대장의 모습.
요녀석들의 말에 따르면 원래 고양이들은 집에 살고, 가끔씩 카페에 내려온다고 한다. 근데, 너무 익숙한 포즈로 앉아있는데!? (이 일의 진위여부는 작가와 커피 마스터만이 알듯...)(笑)

카페 일상은 코하루의 일상에 비해 빵빵 터지는 웃음은 적은 편이다. 대신 잔잔한 일상적 감동이 충만하다고나 할까. 그런 것은 개와 고양이라는 동물의 차이점에서 나온 게 아닐까 싶다. 무뚝뚝한 마스터가 슬며시 미소짓는 모습, 고양이의 습성을 잘 몰라 당황하는 마스터의 모습과 깜찍 발랄 상큼한 미녀와 땡땡의 애교작렬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푸근했던 만화, 카페 일상. 히구치 니치호의 다른 펫 시리즈도 너무나도 보고 싶다.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26+27p, 44+62p, 64p, 86p, 부록만화 + 책날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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