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고양이 마코
마에다 케이코 지음, 윤나영 옮김 / 니들북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난 고양이가 참 좋다. 어렸을 때부터 개와 고양이를 비롯해 네발달린 동물을 좋아했었지만, 키울수는 없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처음으로 개와 고양이를 키우게 되었다. 개와 고양이, 성격이나 성향은 서로 다르지만 이들을 보면 마음이 누그러지고 편안해지며 행복해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면 '못생긴' 고양이 마코는 우리에게 어떤 행복을 전해줄까?


사진 왼쪽이 마코, 오른쪽이 시온이다. 마코는 페르시안 + 재패니즈 숏헤어의 믹스묘(반려인은 외계묘로 추정)로 동물 광고 기획 프로덕션에 소속되었다가 그 사업체가 문을 닫으면서 약 100마리의 고양이들과 함께 동물병원에 맡겨졌다. 일명 좋은 혈통의 고양이들이 바글바글한가운데에 있던 마코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저자외에는....
시온은 정확한 품종이 나와있지는 않지만 노르웨이 숲 고양이로 보인다. 북실북실한 목털이 아주 앙증맞은 녀석이지만, 고속도로에 버려져 있었다고 한다.

위의 사진을 보면 왜 마코보고 못생긴 고양이라고 하지?라는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책 표지의 강력한 포스를 내뿜는 어린 시절의 마코의 모습이나 본문에 수록된 수많은 마코의 사진을 보면 왠지 좀 납득이 가기도 한다.
페르시안 혈통이 섞여 있다보니 주둥이가 짧고 눌려 있으며, 그래서 깊은 팔자주름이 유난히 눈에 띈다. 그래서 묘한 표정을 지을때 독특한 얼굴이 나오는 것일지도..


이건 마코를 옆에서 촬영한 모습이다. 사진밑에 있는 글을 보면 '사실은 짧은 다리가 아니'라는 반려인의 글이 있다.
음.... 나도 동의하는 바이다. 이렇게 고양이 등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면 마코의 말랑말랑 뱃살이 축 쳐저서 다리가 짧아 보일 뿐이니까. (사실 우리 보리도 다리가 그다지 짧지는 않지만, 주체할 수 없는 뱃살때문에 다리가 훨씬 짧아 보인다) 보통 이런 포즈는 경계할 때의 포즈이지만, 역시 마코답게 이 포즈는 기분이 너무너무 좋을 때의 포즈라고 한다. (역시 마코는 독특해)(笑)


마코의 독특한 얼굴 표정이나 행동은 책 곳곳에서 눈에 띈다. 왼쪽 사진은 일명 신데렐라 노래 놀이 포즈(우리 집에선 이렇게 부른다. 양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살짝살짝 흔들어주면서 신데렐라 노래를 부르면 저런 표정이 나온다)인데, 마코의 표정이 아주 못마땅하다. 그래도 반려인을 생각해서 꾸욱 참고 있는 마코의 얼굴이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오른쪽 사진은 아저씨 포즈. (그러나 마코는 아가씨다) 얼마나 편하면 고양이가 저런 포즈로 앉아있을까 싶다. 보통 저런 포즈는 그루밍할때 많이 나오지만, 마코의 경우 편안하게 앉아 있는 포즈가 바로 저런 것이다.


난 이 책에 나오는 수없이 많은 마코의 얼굴과 표정과 행동을 보면서 수도 없이 웃었지만, 이 사진에 완전히 빵빵빵 터지고 말았다. 졸지에 해바라기가 된 마코. 아니 태양인가??? 마코의 동그란 얼굴이 강조되어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물론 당하는 마코 입장에서는 못마땅하겠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중에 이런 장난 한 번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나 역시 마찬가지. 가을이 되어 배나 사과가 박스로 들어올 때 배 포장지나 사과 포장받침을 우리 개들과 고양이들에게 씌워놓고 손뼉치며 좋아했었다. 정말 그 모습은 웃기기도 하지만,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특히 배 포장지의 경우 엘리자베스 칼라를 떠올리게 하고, 사과 포장 받침은 해바라기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책에는 정말 많은 사진이 실려 있다. 이는 마코의 놀이중 모습을 찍은 사진을 모은 페이지인데, 너무너무 앙증맞아서 꼭 껴안아주고 싶을 정도다. 특히 발랑 뒤집어져 보이는 말랑말랑한 포도 젤리(고양이 발바닥)며, 깃털인형을 꼭 쥐고 있는 찹쌀떡(고양이발)은 만져보고 쥐어보고 싶은 충동을 끓어오르게 만들었다.

수많은 사진을 보면서 반려인이 마코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마코는 얼마나 사랑스러운 고양이인지 한껏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자다가도 마중나오는 마코의 모습, 집안을 이리저리 뒤지고 다니는 사랑스러운 궁뎅이, 아직도 길고양이 습성을 완벽히 버리지 못한 동생 시온을 돌보는 모습이나 시온과 장난치는 모습등을 담은 사진은 반려인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마코와 시온과 함께 보내는지를 보여준다. 만약 마코에 대한 애정이 별로 없다거나 마코와 함께 하는 시간이 별로 없다면 그런 사진들을 찍을 수 없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동물들은 감정 표현을 하지 않는다거나 표정이 없다고 하지만, 이 책을 보면 그런 생각이 깡그리 날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풍부한 표정, 풍부한 몸짓으로 풍성한 감정을 전달해 오는 마코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행복한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동물은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표정으로 행동으로 감정을 전달해 온다. 사람들과는 같은 언어를 쓰면서도 말이 안통하고 마음이 안통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동물들과는 비록 언어로는 말이 통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감정으로 마음이 통하게 되는 기적같은 순간을 느낄수 있다.

한때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버려진 마코가 특별한 고양이로 거듭나게 된 것은 반려인의 애정어린 시선과 사랑이 담뿍 담긴 행동에서 비롯된 거라 생각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모든 반려인들에게 있어 자신의 반려동물은 모두 특별한 존재가 된다. 마코 역시 반려인에게 특별한 고양이가 되었고, 반려인은 마코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었다. 이런 것이 바로 운명이란 게 아닐까?

못생긴 고양이 마코에는 시온의 이야기가 거의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그러나 2편에서는 마코와 시온, 그리고 새롭게 입양한 막내의 이야기로 구성되었다고 하니 무척이나 기대된다.

못생긴 고양이가 아니라 수없이 많은 독특한 얼굴 표정을 가진 백면상묘(百面相猫) 마코. 난 네게 반했어~~~~♥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51+ 71p, 46p, 24+ 86p , 34p, 80~81p)

덧붙임> 우리 곤냥마마님들


삼색 냥이가 보리, 고등어 무늬가 티거. 전에 찍어둔 사진 중 마코와 비슷한 행동을 보이는 장면 모음. (사진 출처 : 본인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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