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스토리 - 뉴 루비코믹스 949
니시다 히가시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오오오오오옷.....
표지를 보자마자 기괴한 함성이!!!
표지에 등장하는 인물은 수도사처럼 보이는 사람과 기사가 아닌가.
이거이거 중세로구만..
이제껏 읽어 본 니시다 히가시의 작품들은 현대물에다가 대부분 리맨물이었다. 가끔은 야쿠자나 마피아같은 특수직업(?)에 종사하는 등장인물도 나왔지만, 중세물은 처음이다. 이거 완전 기대!!!

이 단행본에는 총 두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러브 스토리는 중세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두번째 작품인 파라다이스 파라다이스는 현대물로 역시 니시다표 리맨물이다.

러브 스토리, 그 제목만으로도 짠해지는 기분이 드는 건 아마도 에릭 시걸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러브 스토리가 떠올랐기 때문이리라. 너무나도 아름다운 사랑이었으나 비극으로 끝나버린 사랑. 그래서 더욱 가슴이 아팠던 그 영화. 그렇다면 동명의 제목을 가진 이 만화는 어떻게 진행될까.

순례 여행을 떠난 다니엘은 어려서 수도원에 버려진 인물로, 신에 대한 믿음을 강요받으며 살았지만, 완전히 신을 믿고 있지는 않다. 게다가 확실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남성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성향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며, 순례 여행을 통해 구원을 얻을 것인지, 타락하게 될 것인지의 무거운 숙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다니엘이 만난 사람은 농노 출신의 기사의 아들인 레오나르도. 레오는 사랑하는 여인 로자에게 구혼하기 위해 무술 대회에 참가했지만, 결과는 참혹한 실패로 돌아가고, 강도를 만나 빈사의 상태에서 다니엘 일행에게 구해진다.

자신의 신에 대한 믿음과 자신의 속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는 다니엘과 기사로서의 자존심(레오의 말에 따르면 긍지)로 오만불손한 레오는 첫만남부터 삐걱대기 시작하지만, 함께 있는 동안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이 열리게 된다. 결국 티격태격하면서도 함께 산티아고까지의 순례 여행을 함께하게 된 두 사람앞에 시련이 닥쳐오고야 마는데.....

사랑하는 로자를 위해 목숨을 걸 생각을 하는 레오와 그런 레오를 보면서 레오를 보내줄 수 밖에 없는, 그리고 레오의 행복을 빌어줄 수 밖에 없는 다니엘을 보면서 애틋한 마음이.... 사실 레오가 로자를 구하러 가는 건 기사로서의 긍지였으니까.... 잔잔하면서도 너무나도 애틋한 두 사람의 사랑, 과연 그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자세한 것은 책으로.. )

두번째 수록 작품인 파라다이스 파라다이스는 역시 니시다 표 만화로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작품이다. 리맨물에 중년의 상사와 게이 부하의 사랑이니까. 물론 해외 출장이라는 양념이 빠졌으면 심심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우연이 자꾸 겹치면 그것도 운명이라고 하니, 두 사람 사이에는 운명이란 게 틀림없이 존재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음.... 뭐랄까. 재미있지만 현실에서도 그런 이야기는 종종 일어난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에게 문득 사랑을 느끼게 된다던지, 함께 고난을 겪으며 서로에게 마음이 기운다던지.. 그런 건 아마도 일상을 벗어난 일탈의 공간이기에 그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겠지. 하지만, 돌아와서도 그 마음이 변치 않는다면 그건 정말 사랑이 아닐까?

애틋하면서도 짠하고, 그러면서도 유머 코드가 잘 살아 있는 니시다 히가시의 러브스토리.
역시나 날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 작가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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