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체 게바라 평전
시드 제이콥슨 외 지음, 이희수 옮김 / 토트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체 게바라 평전을 읽은 것은 5~6년전쯤이었다. 평전이라는 장르때문인지 읽으면서도 꽤 어려웠다는 생각을 했었다. 며칠내내 체 게바라 평전에 매달려 있었고, 결국 다 읽을 수 있긴 했지만, 그를 전부 이해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그리고 2010년, 나는 다시 체 게바라를 만났다. 이번에는 두껍고 어려운 평전이 아니라 그래픽 노블이란 소재로...

체 게바라. 본명은 에르네스토 게바라 데 라 세르나. 아르헨티나 출생으로 사이가 좋지 않은 부모의 밑에서 병약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수많은 책을 탐독했으나, 정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그러한 그가 바뀌게 된 것은 1952년 알베르토 그라나다와 함께 남아메리카 지역 6,400KM를 여행하게 되면서였다. 오토바이로 여행을 하면서 보고 느낀 남아메리카의 사정은 그의 정치의식을 자각하게 만들게 충분했다. 물론 2년전의 모터 자전거로 아르헨티나를 일주했던 일에서도 영향을 받았지만... 그때 그는 남아메리카의 가난과 정치적 불안, 그리고 미국 제국주의의 횡포를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은 체 게바라의 출생부터 사망까지 광범위한 시기를 다루고 있으며, 그가 정치적 각성을 한 후 쿠바 혁명, 아르헨티나 혁명, 콩고 혁명, 그리고 볼리비아 혁명에서 숨을 거둘때까지의 행적을 보여준다. 하지만 적은 분량의 페이지수로 그의 일생의 대부분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의 개인적인 행적보다는 그가 이루고자했던 혁명 쪽에 초점이 더 맞춰져 있어 조금 아쉽기는 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가장 큰 장점은 체 게바라가 왜 혁명에 몸을 던지게 되었는지, 끝까지 굽히지 않았던 신념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에 대해 잘 보여주고 있다. 남아메리카의 통일을 꿈꾸게 만든 남아메리카의 독립영웅 시몬 볼리바르와 호세 데 산마르틴의 일화(사진 왼쪽 위)를 비롯해 당시 남아메리카와 중앙 아메리카의 사정, 그리고 냉전시대와 비동맹국에 관한 이야기가 상세하게 언급되어 있다. 

특히 남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는 식민지 지배, 군사 독재 정권, 서구 열강의 개입으로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 상황이었다. 풍부한 자연자원에 대한 권한은 제국주의 국가들의 손아귀에 넘어가 원주민들의 삶은 뿌리깊은 가난과 차별에 시달렸다.  

게다가 동서 진영이 갈려 냉전시대로 접어 들면서 공산권국가와 비공산권 국가가 나뉘어지게 되어 피델카스트로와 함께 이룬 쿠바 혁명후에도 소련의 개입이 있거나 미국의 개입이 있는 등 쿠바의 정치상황은 어렵기만 했다. 더불어 쿠바 미사일 위기까지 생겨나는 등 정치적 혼란은 계속 되었다. 또한 피델 카스트로 역시 처음에는 미국의 지원을 받으며 공산주의가 아니라고 선언하지만, 결국 미국에 등을 돌리고 소련의 공산권 진영에 합류하게 된다. (자세한 것은 책으로 직접 확인하시길...)

이렇듯 이 책은 당시의 정치 사회적 상황을 자세히 언급함으로서 왜 체 게바라가 그러한 신념을 갖고 혁명에 몰두했는지 그 이유에 대해 많은 이해를 도와준다. 만약 이러한 설명들이 없었더라면 아르헨티나인인 체 게바라가 왜 쿠바 혁명에 가담하고, 아프리카의 콩고 혁명에 가담하고, 결국 볼리비아 혁명에서 사망하게 되는지 이유를 알수 없었으리라.  

체 게바라의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평전을 읽으면서 어렵다, 어렵다 라고 생각했고, 또 그렇게 읽다 보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체 게바라의 신념과 혁명 의지가 어디에서 생겨났고, 그 결과 그가 어떠한 길을 걸어갔는지에 대해 많은 궁금증을 가진 독자의 이해를 도와줄 것이라 생각한다. 비록 그의 개인적인 삶이란 부분에 대해서는 설명이 거의 없어 아쉽긴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체 게바라와 그가 이루고자 했던 혁명이 어떤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평전이나 체 게바라에 대한 다른 책을 읽을 때 충분한 사전 지식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체 게바라를 아직 못만나본 사람들, 그리고 궁금하긴 했지만 어떤 책을 먼저 접해야할지 몰랐던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엔 불가능한 꿈을 지니자!"  - 체 게바라 -

사진 출처 : 본문 中(위에서부터 차례대로 12P, 83+22+42+67P, 1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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