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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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공정무역, 왜 필요할까? ㅣ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1
아드리안 쿠퍼 지음, 전국사회교사모임 옮김, 박창순 감수 / 내인생의책 / 2010년 7월
평점 :
며칠전 장을 보러 마트에 다녀왔다. 내가 마트를 선호하는 건 나처럼 혼자 사는 사람의 경우에는 재래 시장보다는 마트가 장보기 편리하다는 그 이유가 가장 크다. 대형 마트에서는 한번에 쇼핑할 수 있고, 소포장 제품이 많아 재래시장에서 사는 것보다는 낭비하는 것이 적기 때문이다. 내가 산 물건들이나 구경한 물건들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제품도 많지만 의외로 외국에서 수입해온 제품이 무척 많다. 가공된 제품뿐만이 아니라 농축수산물 같이 1차 생산물의 경우에도 외국산이 부쩍 늘었다. 노르웨이산 연어, 태국산 화이트 새우, 북한산 나물, 미국산 오렌지, 필리핀산 바나나, 칠레산 포도, 호주산 쇠고기 등과 같은 것을 비롯해 초콜렛, 과자, 차(茶)종류 등은 우리 나라 상표만 붙어 있을 뿐이지 생산지는 외국인 경우도 많다.
세상 좋아졌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법하다. 그러나 정말 세상이 좋아지기만 했을까?
물론 내가 어렸을 적엔 바나나도 너무 비싸서 일년에 한두번 먹을까 말까 했었고, 오렌지는 주스로만 먹었을 뿐 생 오렌지는 구경도 못했었다. 이렇듯 무역이란 것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는 것들도 우리나라에서 맛볼 수 있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긍정적인 면이다. 하지만 그 뒤에는 감춰진 어두운 진실이 포진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가 신선한 상태로 먹을 수 있는 오렌지, 바나나, 포도 등을 비롯해 우리가 사용하는 여러 전자 제품, 일상용품등은 수입한 제품이 많다. 배를 타고 오거나 비행기로 오는 이런 물건들의 이동 거리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게다가 과일처럼 물러지기 쉬운 것은 왁스나 수확후 사용하는 농약을 이용하기 때문에 몸에 안좋은 성분이 많은 것은 물론 이동 거리가 길어 질수록 탄소배출량이 증가하게 된다. 안그래도 오존층의 파괴나 열대 우림 파괴등의 환경 파괴로 인해 지구의 평균기온이 매년 상승하고 있고, 극지대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는데, 이는 탄소배출량의 증가와도 무관하지 않다.
또한 커피나 초콜렛의 원재료가 되는 카카오의 경우 아동과 여성의 노동 착취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고, 생산자보다는 유통자와 판매자의 이윤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문제도 있다. 그리고 우리가 쓰는 10만원 상당의 축구공이 아이들의 손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프다. 또한 다국적 기업의 횡포로 인해 원주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다이아몬드같은 광물, 마약과 불법 무기 거래 등으로 인한 피해는 재난 수준에 이른다.
무역이란 것은 이처럼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부정적인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현대의 고도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무조건 이윤추구를 위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게 되는 나라와 국민들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자국의 이익과 자국민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나라로 손꼽힌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나라에 속하면서도 배출량을 줄이려하지 않고, 목화를 재배하는 농민들에게는 지원금이 나간다. 이럴 경우 가난한 나라의 목화 재배업자들은 미국의 목화값에 맞추어 수출을 해야하기 때문에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이 지도는 각 대륙의 무역 현황에 대해 보여준다. 다른 국가에 대해 절대적으로 배타적 입장을 취하는 EU(유럽연합)을 비롯해 자국의 이익과 자국민 보호를 우선으로 하는 미국 등의 무역 실정은 가난한 나라에 대해서는 횡포와 다름없다. 또한 다국적 기업이나 선진국의 기업들은 인건비가 싼 가난한 나라에 공장을 세우고 노동력을 착취한다. 하루에 1달러라도 벌지 않으면 살수가 없는 사람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라도 벌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기 때문에 선진국의 대기업이나 다국적 기업의 횡포에도 맞설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선진국의 대기업이나 다국적 기업은 이윤추구에만 힘을 쏟기 때문에 환경 파괴나 원주민들의 복지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 점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렇듯 이윤 추구가 가장 큰 목적이 된 나라간의 무역 실태를 바로 잡기 위한 방법은 정녕 없는 것일까.
그 해결 방법은 공정무역에 있다. 공정무역은 생산자가 더 많은 이윤을 얻을 수 있게 하고, 가난한 국가가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때문에 얻는 피해를 최소화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또한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고 나아가 지구와 인류의 공생을 위하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의도가 좋다고 해서 무조건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이 공정 무역이란 것은 그 실현성 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 되고 있다. 하지만 작은 움직임이라도 작은 첫걸음이라도 먼저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별 실현성이 없어 보인다고 해서 움직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세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그리고 빈곤의 악순환이라는 문제는 절대 해결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무역의 긍정적인 면, 부정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해 현재의 불공정한 무역의 실태, 그리고 공정무역이란 어떤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또한 공정 무역과 더불어 소비자들의 윤리적 소비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생산과 소비는 실과 바늘의 관계와도 같다. 윤리적 소비자가 윤리적 생산자를 만든다. 또한 공정하게 생산되고 거래되는 상품을 소비자가 구매함으로서 공정무역이 한층 더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본다.
총 12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공정 무역과 윤리적 소비, 각국의 무역 현황과 불공정 무역의 사례를 보여줌으로써 한층 이해를 더 쉽게 한다. 또한 연두색 박스에는 본문에 나온 내용을 더욱 상세하게 설명함으로써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도와 준다.
책 뒷부분에 수록된 한눈에 보는 무역의 역사, 공정 무역 단체, 공정 무역 관련 용어 풀이 역시 이 책의 본문 내용을 이해하고, 공정 무역에 대한 윤리적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공정 무역에 관한 움직임이 시작된 것은 무역의 역사에 비해 절대적으로 짧지만, 착실히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단지 금액의 고저를 떠나 내가 소비하는 물건이 얼마나 공정하게 생산되고 거래되는지, 그리고 지구 환경을 지키도록 노력한 제품인지, 생산자가 더 많은 이윤을 얻어가고, 가난한 나라가 발전할 기틀을 마련해줄 물건인지 한 번 더 생각해 보자.
이 책은 아이와 어른 모두 꼭 읽어봐야할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른들은 경제권을 가지고 물건을 소비하는 주체이긴 하지만, 그중에서 아이들을 위해 소비되는 금액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었을때 더 많은 공정한 무역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조금씩 활성화되기 시작한 공정무역에 대해 좀더 많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작은 물방울이 떨어져 바위를 뚫듯 공정 무역도 지금은 작은 움직임에 불과하지만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모이고 모여 세상 사람들과의 공존 나아가 지구와의 공존공생을 위한 큰 밑천이 될거라 생각한다.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위에서 부터 70~71P, 62+ 83P, 110+114+12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