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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탐정 쇼타로의 모험 4 - 고양이는 이사할 때 세수한다 ㅣ 고양이 탐정 쇼타로의 모험 4
시바타 요시키 지음, 권일영 옮김 / 시작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그저그런 미스터리 작가이자 이혼녀인 사쿠라가와 히토미가 새로 생긴 애인이 도쿄로 이사를 하면서 더불어 이사를 계획, 쇼타로는 친한 친구들인 사스케, 초초, 긴타, 첼시, 다마사부로를 남겨두고 도쿄로 이사를 하게 된다. 고양이 입장에서는 친한 친구들을 두고 떠나는 게 못마땅하지만, 동거인의 결정이니 어쩔수 없이 체념하는 쇼타로. 그러나 단 한가지 희망적인 소식은 도쿄에는 쇼타로의 영원한 마돈나 토마시나가 있다는 것이다.
쇼타로 4권은 총 4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보통 6편 정도가 실려있던 전작에 비해서는 작품수가 좀 줄긴 했지만, 쇼타로가 화자가 되는 작품이 세 편, 인간이 화자가 되는 작품이 한 편이다. 내 입장에서는 쇼타로가 화자가 되는 작품쪽을 더 좋아하니 뭐, 그닥 나쁠 건 없다.
첫번째 작품인 쇼타로와 튀김국수의 모험은 쇼타로의 동거인인 사쿠라가와 히토미가 집을 구하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히토미를 짝사랑하는 이토야마가 자신의 숙부를 통해 히토미의 집을 알아봐준다. (왠지 이토야마가 좀 안쓰럽다. 돌아봐주지도 않지, 새로운 애인이 생긴 짝사랑 상대가 살 집을 알아봐 줄 처지이니...) 어쨌거나, 자신의 경제사정에 맞춘 집을 보여줘도 번번히 퇴짜놓는 히토미와 대충 살면 어때라고 생각하는 쇼타로의 미묘한 신경전이 재미있었달까. 가난한 작가, 수입도 변변찮은 주제에..... 뭐, 그렇긴 하지만, 집이란 건 옷 갈아입듯 쉬이 바꿀 순 없는 것이니... 다행이 히토미의 입맛에 꼭 맞는 집을 찾았다. 물론 쇼타로도 대만족. 특히 툇마루에 만족하는 쇼타로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그렇다면.. 이번의 미스터리는?! 히토미가 집을 보러갈때 마다 그곳에 놓인 로쿠베 튀김국수(컵라면) 그릇. 도대체 누가? 설마하니 유령이 놓고 갔으려나?????? 는 아니고, 이토야마의 숙부와 얽힌 이야기라고만 언급해둔다.
히토미가 새로 얻게 된 주인집에는 닌닌과 후루후루라는 고양이가 있다. 본명 닌자부로라는 암컷 고양이와 본명이 후루마타란 숫컷 고양이는 금세 쇼타로와 함께 친구가 된다. 왠지 쇼타로보다 세상 물정에 더 밝은 듯한 둘의 모습에 웃음이 터지기도.. 특히나, 닌자부로가 인간을 잘 알기 위해 쓰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할 때는 큭큭하는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
"내가 괜히 할머니와 낮에 하는 와이드쇼와 점심 때 하는 멜로 드라마, 두 시간 드라마 재방송을 매일 꼬박꼬박 챙겨보는 게 아니야. 인간을 관찰하려면 인간을 알아야지, 그리고 인간을 알기 위해서는 와이드 쇼와 점심 멜로 드라마, 두 시간 드라마 재방송 같은 게 가장 효과적이거든, 알겠어?" (63p)
쇼타로와 헌책 시장의 모험은 신사에서 열리는 헌책 시장에서 일어난 에피소드. 역시 쇼타로와 닌자부로, 후루마타가 함께 추리를 한다. 도대체 쇼타로의 동거인인 사쿠라가와 히토미의 책을 꽂아놓고 간 남자의 정체는 뭐지? 쇼타로도 헛발 짚을 때가 있구나... 그래도 왠지 로맨틱했던 에피소드.
쇼타로와 불우한 미소녀의 모험은 히토미가 구한 집에 나온다는 유령의 이야기이다. 그곳에 살던 남자의 자살, 그리고 그후 등장한다는 유령!? 도대체 누구의 유령이지???? 자살한 남자와 그가 키우던 미미란 작은 개에 관한 안타까운 이야기.
마지막 작품인 종이학은 인간의 관점에서 고양이를 바라보고, 또 인간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무차별 살인자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여성과 그 여성의 어머니가 만들어가는 가슴 찡한 이야기. 약간은 사회파 미스터리 느낌도 가미.
총 네편이라 좀 짧은 느낌도 들고, 사건 중 두 가지는 다소 엉뚱한 면이 있기는 해도 여전히 즐겁다. 쇼타로의 시니컬한 말투에 닌닌과 후루후루까지 가세해 고양이 군단은 최강!! 다만 아쉬운 건 토마시나의 다음 시즌이 끝날때까지 쇼타로와 토마시나는 만나지 못한다는 것일까나? 더불어 사쿠라가와 히토미의 천적까지 등장할 예감에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근데, 히토미는 애인을 따라 도쿄로 이사를 했는데, 애인은 왜 한번도 등장하지 않지???? (笑)
일단 쇼타로의 도쿄 진출기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멋진 집, 그리고 좋은 친구들까지 만나 즐겁게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 쇼타로. 비록 남겨둔 친구들에 대한 아쉬움은 크지만, 자신은 고양이로서 어쩔수 없다고 쿨하게 생각하는 쇼타로의 모습이 멋지다. 쇼타로의 다음 이야기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