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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지 않겠어요? - 뉴 루비코믹스 936
코시노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10년 7월
평점 :
코시노의 작품은 이번이 두번째인데, 표지가 정말 마음에 쏙든다. 참 예쁘다고나 할까. 보통 BL물들의 표지를 보면 남자 둘이서 야릇한 포즈로 껴안고 있는게 대부분인데, 그런 건 좀 식상해서 질린다. 하지만, 내가 읽었던 嘘みたいな話ですが도 그렇지만 이 행복해지지 않겠어요?의 표지도 너무 예쁘다. 사실 작화가 예쁜 작가는 아니지만 분위기가 참 예쁘다고나 할까. 표지만 봐도 행복함이 흘러 넘친다. 흐뭇흐뭇~~~~
행복해지지 않겠어요에 수록된 작품은 총 2편.
표제작인 행복해지지 않겠어요?에 등장하는 건 쿠라이와 카즈히로 X 니코가와 마코토 커플. 리맨물이다. 쿠라이와는 3년 사귄 여자친구에게 프로포즈한 순간 차여버리고, 그날 술을 마시다 니코가와란 청년을 만나게 된다. 게다가 니코가와도 상대에게 차였다!? 이 무슨 인연인고...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부어라 마셔라를 반복하다 취하게 되고 쿠라이와는 난생처음 러브호텔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렇게 인연이 시작된 두 사람. 쿠라이와는 '그 일'을 잊자고 다짐하지만, 왠걸 니코가와와 회사에서 떡하니 마주치게 된다. 반지를 돌려달라고 해도 안돌려주고, 늘 쿠로이와에게 다정하게 대해주는 니코가와. 게다가 둘이 이어질 인연이었던지, 쿠로이와의 집에 도둑이 드는 일까지!?
니코가와를 처음 봤을땐 틀림없이 우케라고 생각했다. 묘한 말투에 - 어머나 라든지.. - 차를 마실때 새끼 손가락을 드는 모습이라든지... 귀염성이 풀풀 넘쳐서 당연히 우케라고 생각했는데... 푸하하하하핫...... 역시 반전의 묘미는 이런 곳에 있는지도.... 우연히 그쪽 길에 접어 들어 당황스러운 쿠라이와를 보는 것도 재미있고, 그런 쿠로이와를 들었다 놨다 쥐락 펴락하는 니코가와를 보는 것도 너무 즐거웠다. 니코가와는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데, 무척 다정하고 상냥하면서도 과감하게 밀어부치고, 또 귀염성도 풀풀 넘친다. 이런 니코가와에게 안넘어가면....!? (난 넘어가고 싶다... 푸하하하하핫)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바로 곁에 다가와 있어도 눈치를 채지 못할뿐. 읽는내내 유쾌해서 나도 이 사람들곁에 껴서 행복해지고 싶은 기분이랄까? 나도 행복하게 해줘~~~~★
점심시간은 사이드 커플의 이야기. 짧지만 인상 깊었던 단편인데, 사랑을 하게 되면 상대의 과거지사가 궁금한 건 당연하다. 하지만, 알게 되면 상처가 될수도 있고, 모르는게 약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서로에 대해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궁금하고 초조해진다는 이야기인데, 완전 대공감!
이름으로 불러줘요는 변태 에로 샐러리맨 타카시마 X 순진무구 고등학생 오오타키 커플의 이야기. 어른과 아이라. 왠지 비윤리적이고 불쾌할 커플 설정인데다가, 타카시마가 워낙에 변태 에로 아저씨(?)라서 까딱 잘못하면 고개를 설레설레 젓게 만들 설정이지만 의외로 진짜 유쾌했다. 이게 코시노의 힘인가?
타카시마는 어떻게 보면 섹스중독이랄까, 그런 이미지다. 게다가 고교생인 오오타키를 끊임없이 유혹한다. 아니 이 아좌씨가~~~~!!라는 반응이 나오려고 하다가도 뭐랄까, 오오타키 때문에 웃게 된달까. 고교생정도의 남자아이라면 머릿속엔 온통 '그 생각'밖에 없을 나이인것처럼 생각되기도 하지만, 의외로 너무너무 순진하다. 마치 첫사랑을 하는 소년같은 이미지랄까. 그런 점이 진짜 귀여워서 동생삼고 싶었다.. (음.. 지금 내 나이라면... 이모가 되나??? 왠지 씁쓸)
하여간 안경 착용 미착용시의 캐릭터가 완전히 달라지는 타카시마와 타카시마의 거침없는 유혹에 서서히 굴복해가는 오오타키의 이야기는 까딱하면 삐딱선을 타 불쾌해질수도 있는 이야기를 유쾌하게그렸다. 특히 늘 알바라 부르는 타카시마와 저는 오오타키예요라고 전혀 굴함이 없이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오오타키 커플은 너무 일찍 익어버린 열매같긴 하지만, 나름 즐거웠달까.
그렇고 그런 이야기, 흔하디 흔한 이야기가 될 설정일 수도 있겠지만, 코시노는 자신만의 유머 감각과 캐릭터 설정으로 신선한 느낌을 전해 준다. 아직 이웃사촌을 안 읽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일단 두 작품을 읽어 보니 만족♥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