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래질 Fragile - 러쉬노벨 로맨스 189
코노하라 나리세 지음, 타카오 히로이 그림 / 현대지능개발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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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놔... 이거 진짜....
솔직히 말해 읽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짜증이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일단 리맨물로 시작하는 듯 보여서 기대도 했는데, 이거 참...
표지를 보닌 SM캐릭터나 감금, 뭐 이런 것이 나올줄은 생각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장면들에 고개가 절래절래..

일단 두 주인공을 살펴 보자.
오코우치 토모미, 31세. 광고회사의 계장직을 맡고 있지만, 실제로 능력은 없고, 아부와 접대로 계장자리를 꿰찬 인물이다. 게다가 나르시시스트에 게이를 병적으로 싫어하며, 출세지향적인 인물로 자신의 출세에 방해되는 인물이라면 싹부터 자르고 보자는 생각을 한다. 또한 모든 일을 자신의 잘못보다는 남탓으로 돌리는 경향도 있다.
아오이케 타츠로, 27세. 오코우치의 부하로 말수가 적은 편. 능력은 뛰어나지만 오코우치에게 미움을 받아 기획서가 모두 기각당하는등 부당한 대접을 받고 있다. 게다가 오코우치가 자신의 성적 취향까지 사원들 앞에서 까발리는 바람에 오코우치를 공격하게 되고 그 일로 인해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그리고 그후 오코우치에 대해 잔혹한 복수를 시작한다.

두 주인공의 성향이나 성격을 대충 봐도 내 타입은 절대 아니다. 특히 오코우치같은 경우 어찌나 재수가 없던지, 읽다가 욕나올뻔 했다. 아니 토나올뻔 했다는 게 맞을지도. 사회에 분명 저런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고 또 저런 사람들이 출세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주인공이 저런 인간이라니 도대체가 정이 안간다. 공사구분이라고는 절대 못하는 인간말종이란 생각이 팍팍든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오이케의 복수극이 그럴만하다고 납득도 했다. 하지만 이거 도가 너무 지나치다. 처음 안겨준 굴욕정도라도 충분한 복수가 될텐데, 왜 그렇게 집착을 하는지... 물론 아오이케가 오코우치를 속으로 좋아했다는 사실이 있기 때문에 더욱더 잔혹한 복수를 하고 싶었다는 것도 어느 정도는 납득이 가지만, 내가 당최 이해가 안가는 건 그 다음부터다. 일일이 열거하고 싶지 않을 만큼의 치졸하고 지저분한 복수라는게 제일 큰 이유다.

상대를 아무리 미워하고 짓밟아도 결국 성에 안차게 된다. 미움은 미움을 낳는다고 했던가. 결국 아오이케의 복수극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에게도 더 큰 자괴감과 상처를 남길뿐이다. 이미 엎질러진 물 담을 수도 없는 것인데, 그에 집착하는 건 어른의 태도가 아니다. 차라리 회사를 옮겨 잘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최고의 복수일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오코우치를 괴롭히고 망가뜨려 간다.

또한 오코우치 역시 자신이 그렇게 된 것은 자신을 바래다주지 않은 부하의 탓으로 돌리는 등,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절대로 인정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살해당할까 두려워 빌빌거리는 꼴이라니... 물론 목숨을 소중히 해야하는 건 사실이지만.....

나중에 학대를 당하다가 결국 스톡홀름 신드롬처럼 오코우치가 아오이케에게 마음을 여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나오긴 한다. 왠지 그럴때는 평범한 연인처럼 보였는데, 그것도 오코우치의 연기였다니... 오코우치가 아오이케에게 남긴 편지의 두 글자를 보고 난 미친듯이 웃어버렸다. 그래야 오코우치지... 사람이 변하면 쓰나~~~~

사라진 오코우치앞에 다시 나타난 아오이케. 그가 선택한 방법은 극단적인 방법이었다.
그후로.... 내가 무슨 말을 중얼거렸게?
이 미친놈의 사랑....
너흰 도대체 어느 별에서 온 종자냐???

감금 및 조교 등등은 BL물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설정이다. 내가 열광하면서 플레이했던 귀축안경 게임도 귀축 카츠야 X 미도 커플 편의 굿엔딩을 보면 이런 설정이 나온다. 하지만 미도는 오코우치와 달리 능력있고, 똑부러지는 캐릭터에 결코 카츠야에게 굴복하지 않았고, 결국 카츠야가 미도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엔딩을 볼 때 완전 감동이었다. (감금 및 학대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이건 뭐, 처음부터 끝까지 토나올 것 같은 장면들과 밥맛떨어지는 캐릭터들의 밀고 당기기라 분노 게이지만 상승~~~ 했달까.

개는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복종한다. 오코우치를 개로 조교하는 아오이케는 개를 길러본 적이 없나? 공포와 두려움으로 복종하는 개는 결국 사람을 따르지 않는다는 걸 모르니 말이다.

코노하라 나리세의 노벨을 읽다 보면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리는 작품이 많다. 프래절도 마찬가지. 내가 읽었던 코노하라 나리세의 작품중 최악의 캐릭터와 설정이었달까. 두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 이런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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