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닉취미 - 뉴 루비코믹스 923
메이지 카나코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메이지 카나코의 책중 혹닉취미가 세번째로 읽게 되는 책인데, 책마다 느낌이 참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언덕위의 마법사는 본격 BL물 느낌은 아니었지만, 아련한 추억과 연정, 그리고 소년의 성장이라는 따스한 느낌이었고, 地獄行きバス는 본격 BL물로 사랑이란 어떤 것일까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는 책이었다.

혹닉취미는 총 5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작품을 빼고는 모두 아저씨가 등장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아저씨는 사랑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것처럼 생각되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아저씨들의 사랑은 적극적이고, 애틋하기까지 하다.

표제작인 혹닉취미와 전색취미는 대학생 오기와 사업체를 운영하는 츠즈키 커플의 이야기이다. 우연히 츠즈키의 눈에 들어 애인대행을 하게 된 오기는 츠즈키에게 점점 끌리지만, 비서인 카노의 충고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계속 억누른채 지낸다. 

두 사람의 정확한 연령차이는 잘 모르겠으나, 오기는 츠즈키를 볼 때마다 자신보다 한참 어른이란 생각을 하는 듯 하다. 즉, 츠즈키의 빙글빙글 짓는 미소속에 감춰진 속마음을 알지 못해 발을 동동구르고 마는 것이다. 사실, 연령 차이란 것은 큰 힘을 가진다. 어릴수록 상대에 대해 불안해 하고, 상대의 속마음이 궁금하고, 모든 것에 초연한 듯한 상대에 대해 초조함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오기의 심정이 딱 그런 것 같아 보여 안쓰럽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내가 보기엔 츠즈키 아저씨는 오기를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말이지.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이 오기에게 딱 어울릴 듯. 하지만 난 마지막 페이지에서 빵 터져 버렸다는.... 츠즈키 아저씨가 오기를 멀리하는 듯 보였던 건, 바로 그 '문제' 때문이었던거야?????

니구마의 목덜미는 이 단행본에 수록된 작품중에서 유일하게 대학 친구들 사이의 이야기이다. 대학 친구인 타케나카와 니구마는 술을 마시다 우연한 계기로 관계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다음날 니구마의 사과에 마음에 상한 타케나카는 니구마와 절교 선언을 하게 된다.

사실 말이지, 니구마 같은 타입이 난 참 싫다. 타케나카가 니구마의 말을 듣고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런 타입은 손봐줄만 하지.... 정말 무례한 일이잖아?

톡톡은 왠지 SF 느낌이 좀 나는 BL물이었달까. 젊은이의 육체에 자신의 영혼을 넣어 짝사랑해왔던 사람앞에 나타난다는 설정. 그렇게라도 상대에게 다가가고 싶었던 시키시의 마음이 참 안타까웠다. 그러나 날 기다리고 있던 반전은....!? 와우, 역시나 최고. 상대의 사소한 버릇까지 기억하는 건 역시 '사랑'이란 것.

베스는 개인적으로 이 단행본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다. 애견의 죽음으로 우울증에 걸린 시로와 그의 애견 대행을 하게 된 우메. 처음에는 애견 대행이란 말에 거부감을 가진 우메였지만, 금방 그 일에 적응해 가는데....

문득 든 생각이지만, 우메에게 베스의 영혼이 씌었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우메의 수호신이 되어 우메와 함께 시로 아저씨를 지켜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로 아저씨가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말이다.

이 작품은 웃음이 나게 하기도 하고, 가슴이 찡하기도 했는데, 웃음이 나온 건 역시 '산책'이란 말에 반응하는 우메의 모습이었달까. 산책이란 말에 벌떡 일어나고, 비가 와서 산책 취소란 말에 금세 시무룩해지는 우메의 모습은 우리 강아지들을 보는 것만 같아 웃음이 나왔다.

부유하지만 호시탐탐 시로의 재산을 노리는 사람들. 그리고 믿을 건 베스밖에 없었던 시로 아저씨. 그리고 그런 시로 아저씨를 지켜주기 위해 영혼이 되어서도 그의 곁을 떠나지 못했던 베스의 이야기는 '개'라는 동물이 가진 본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해서 사뭇 가슴이 찡해왔다.

마지막 수록작품인 빛나는 길은 무척 안타까운 이야기였는데, 당시 아츠시의 상황을 정확하게는 알 수 없어도 어린 아키라의 눈에 비쳤던, 그리고 기억하는 아츠시의 모습은 너무나도 안타까웠달까.

이렇듯 아저씨들이 주로 나오는 작품들이지만, 그 내용은 무척이나 다양하다. 그리고 아저씨들의 사랑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다라는 것도 무척 좋았달까. 젊은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고 있지만 불쾌하지 않다. 그 이유는 등장하는 대부분의 아저씨들이 자신의 연령대의 연륜을 충분히 갖추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일과 사랑에서 모두 성공한 아저씨들은 참 멋지단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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