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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트 - 뉴 루비코믹스 942
아마노 카이 지음, 코노하라 나리세 / 현대지능개발사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코노하라 나리세의 노벨을 원작으로 한다기에 기대했더니, 이게 뭐야!!
이제껏 읽은 노벨중 대부분은 만족했는데, 이건 영 아니다. 물론 원작의 설정을 차용해서 만화화한 것이지만, 이건 영 아니올시다랄까.
친구였던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해 HIV 바이러스에 감염되 양성판정을 받은 하츠시바 코헤이. 그리고 그를 사랑하는 남자 이누이 타케노리. 원래 이성애자인 하츠시바는 그 일로 인해 남성과 관계를 맺는 것은 공포스러운 일이 되었고, 또한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절망하고 고통받는다는 설정은 이해한다. 또한 HIV 바이러스 환자들을 돌보는 자원봉사 경력이 있는 이누이가 하츠시바를 누구보다 더 많이 이해하고 감싸준다는 설정도 납득이 된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하츠시바 자신이다. 이누이에 대한 행동은 아무리 봐도 이누이의 마음을 시험대에 올려 놓고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물론 자신이 엄청난 병에 걸렸다는 사실에 대해 자격지심도 가질 수 있고, 또한 남성과의 관계에 대한 공포를 가질 수도 있지만, 이건 뭐 떼를 쓰는 아이처럼밖에 보이지 않는다.
다가오면 밀어내고, 약간 멀어진다 싶으면 불안해서 발을 동동구르고 진짜 떠날까봐 안절부절. 자신이 이누이에게 폐를 끼친다는 걸 알면서도 떠나거나 남거에 대한 판단은 이누이에게 미루려고 한다. 그러다가 정말 이누이가 떠나면 그때는 자살이라도 할거냐? 다른 사람의 다정함, 호의에만 기댈줄 아는 이기적인 남자가 바로 하츠시바다.
자신의 사정을 다 이해하고, 그런데도 사랑한다고 하고, 기다린다는 이누이도 바보같긴 하지만, 역시 난 하츠시바같은 캐릭터가 너무 싫다. 하츠시바가 내뱉은 말은 "사랑해줘, 사랑해줘, 더 사랑해줘, 나만 사랑해줘!!"라고 하는 것으로만 보인다.
이누이는 그런 이기적이고 못되먹은 인간을 버리고 차라리 시이나나 만나지.. 뭐, 이런 생각도 들었지만, 그렇게 되면 아픈 사람 버린 못된 인간이 되니 그것도 좀 그렇긴 하겠다.
어쨌거나, 영 재수없는 캐릭터때문에 입맛만 버렸다.
아흑.. 짜증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