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괴동 1
모치즈키 미네타로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뭐랄까. 제목부터 참 독특하다. 그림도 음침하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지?
작가의 전작을 읽지 않은 나로서는 딱히 꼬집어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괴상한 느낌은 가득이다.

자신이 생각하고 느끼는 바를 입밖으로 내뱉어 버리는 하시, 시도 때도 찾아오는 오르가즘에 괴로워하는 하나, 세상의 사람들을 인지하지 못하는 마리, 스스로 수퍼파워를 가진 초인이라 생각하는 히데오. 이들은 크리스티아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들이다. 그리고 그들을 맡은 건 닥터 타마키.

그들은 왜 그런 문제를 끌어 안고 살아야만 할까. 미쳐버린 것일까. 아니, 그들은 모두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뇌의 이상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다. 뇌의 문제때문에 사회의 기준으로 볼때 '이상한' 사람들이긴 하지만, 인간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타마키의 말이 묘한 여운을 남긴다.

하시는 사고로 인해 그런 문제를 떠안게 된 자신을 극도로 싫어한다. 그러나 그걸 견뎌내지 못해 더욱더 되는대로 말을 내뱉는다. 자학이라고나 할까. 스스로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있지만, 그걸 극복하려는 노력보다는 주위 사람을 괴롭히며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 반면 하나의 경우, 그런 자신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한다. 하지만 하나의 병은 하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자신을 이해해주길 바랐지만, 지금은 그저 모른척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 하나의 마음이 아프게 다가온다.

마리는 왜 사람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인지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뿐일까. 도대체 어떤 상처를 가지고 있기에 주변 세계의 모든 것은 인지하면서 살아있는 사람만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리고 히데오는 왜 스스로 초인이 되어야만 했을까.

책의 제목인 동경괴동은 하시가 그리고 있는 만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아마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내용인듯 한데, 사고를 당한 후 변해버린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는 아버지와 반대로 하시를 과잉보호하는 어머니, 하시를 따돌리고 피해버리는 주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시는 스스로를 괴물로 생각하는 것일까.

동경괴동 1권은 아직 프롤로그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주위의 불쾌한 시선들과 편견들. 그러나 사람들 세상을 가만히 살펴 보면 누구도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없다. 모두 자신의 약점은 감추고, 치부를 감춘다. 하지만 뇌의 문제로 인해 불가항력으로 자신의 치부와 약점을 드러낼 수 밖에 없는 자신에 대해 하시는 증오로 세상을 대하고, 하나는 무심함으로 감추려 한다. 어느 쪽이든 괴로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있기나 할까.  

이들은 과연 진정한 자신을 찾아낼 수 있을까. 그리고 진정한 자기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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