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화가 주베의 기묘한 이야기 2
나가오 마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고양이를(?) 잘 그리는 화가 주베와 네코마타 니타가 들려주는 기묘하고도 따뜻한 이야기, 그 두번째! 과연 이번에는 또 어떤 사연을 가진 고양이들이 등장할까. 책 표지만 봐도 두근두근~~~

2권의 첫번째 이야기 (실은 7화)는 에도 시대의 미장이와 약방집 막내딸 아가씨의 신분을 넘어서는 사랑과 그 사랑의 연을 맺게 해준 고양이 쿠로의 이야기이다. 현대 시대의 미장이라고 하면 그저 시멘트를 매끈하게 바르는 작업만을 떠올리게 하지만, 에도 시대의 건축물은 흙과 짚, 풀로 이루어져 있어 지금보다 공사하는 데에 공을 많이 들인듯하다.


게다가 건물의 내부를 장식하기 위해 저런 코테에(회반죽을 두텁게 발라 그림을 그린 뒤 벽을 장식하는 것)라는 것을 사용한다는 건 처음 알았다. 현대에도 저런 장식을 하나? 실제로 일본의 옛 건축물을 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실제로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두번째 에피소드 (실은 8화)는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곰 니시우라의 이야기이다. 여전히 토라스케 외의 고양이에게는 곁을 주지 않는 니시우라가 법덕사를 지나다가 상처입고 쓰러진 고양이를 발견하게 된다. 그냥 두면 죽을 것 같고, 놔두자니 양심이 허락치 않고... 묘안을 짜내는 니시우라.
그 묘안이란???


자신이 가진 바구니에 하카마를 벗어 푹신하게 만들고, 그 바구니를 갈퀴와 연결해서 들고 가는 니시우라의 모습을 보고 난 그만 뒤집어지게 웃고야 말았다. 게다가 더운 여름날 고양이가 열사병에 걸릴까봐 햇빛가리개까지 만들어주다니!!!!!
고양이를 제대로 만지지도 못하면서도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저런 묘안을 짜낸 니시우라. 정말 그 정성이 대단하다.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문득 든 생각은, 이렇게 구했으면 나중까지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가엾다고 데리고 왔다가 뒷감당을 못해 끙끙대는 사람도 많은데, 구하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도 하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주베는 아마도 니시우라에게 그런 가르침을 준게 아닌가 싶다. 더불어 독자에게도.

또한 이 에피소드에서는 주베의 과거사에 대해서도 잠시 언급이 된다. 스쳐가는 이야기로 하고는 있지만, 이게 진실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세번째 에피소드 (실은 9화)는 에도시대의 조각가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특히 여성 조각가인 시노부가 여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한사람의 장인으로 태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뭉클했다.


위에 보이는 것은 란마라고 하는데, 사실 난 란마라고 하면 다카하시 루미코가 그린 만화의 주인공 란마의 이름이 먼저 떠오르는데, 이렇게 나무로 조각해 만든 창문을 란마라고 하는 것도 처음 알았다. 왠지 이 만화를 보면 일본의 문화에 대해서도 공부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참 좋다.

어쨌거나 명인이 만들면 그 작품에 혼이 실린다고 했던가. 달빛을 좇아 란마 밖으로 나온 고양이의 달구경이 무척이나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네번째 에피소드 (실은 10화)는 고양이 산의 고양이 왕의 탄생에 얽힌 이야기이다. 시마가 사는 집의 목수 부부에게는 아이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목수는 일은 안하고 도박에 빠져 가산을 탕진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목수는 자신의 연장통마저 저당 잡힐 결심을 하는데....




이 에피소드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역시 고양이들의 밤집회와 고양이의 장례행렬이 아닐까? 정확하게 말하면 고양이 장례식에 등장하는 고양이들은 평범한 고양이가 아니라 고양이 산에 사는 네코마타들이지만... 그림을 자세히 보면 고양이들 모두 꼬리끝이 두 갈래로 갈라져 있다는 것이 보인다.

자~~ 그럼 과연 누가 다음 고양이 왕이 되었을까? (그것은 책으로 직접 확인하시길...)

다섯번째 에피소드 (실은 11화)는 일본의 고유 신앙과 관련되어 있다. 자그마치 800만 신이 있다고 하는 일본. 그렇다 보니 마을 주변 곳곳에 신당과 사당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번엔 어떤 신이 등장할까?

재첩을 팔아 생계를 꾸려가는 소년 마츠키치는 집의 가장이다. 몸져 누운 어머니와 아직 어린 동생들. 그가 할 수 있는 건 싱싱한 재첩을 파는 일뿐. 그러던 어느날 마츠키치는 자신을 따라오는 고양이와 만나게 된다. 고양이와의 우정. 그리고 고양이의 보은.


이 고양이 돌은 다섯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하는데, 바로 신으로 모셔지는 돌이다. 고양이신 혹은 고양이 관음으로 불려지는 고양이 돌의 현신은 바로 그 꼬마 고양이였던 것이다.

여섯번째 에피소드 (실은 12화)는 쥐요괴에게 스님을 구해준 고양이 하나다의 이야기이다. 이국의 고양이라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할뻔한 하나다는 케이안 스님에게 구해진다. 그러나 케이안 스님을 노리는 요괴가 있음을 알고 있는 하나다는....


거대한 쥐요괴와 하나다, 그리고 주베가 그린 그림속에서 살아 나온 고양이들의 싸움은 처절했다. 이미 하나다가 요괴가 된 것을 알고 있었지만 사랑으로 감싸준 케이안 스님과 자신을 구해준 스님에 대한 보답으로 자신의 몸을 내던진 하나다.

스님이 하나다를 안고 "아음은 이어져 있어"라고 할때 눈물이 핑돌았다. 이제는 정체가 드러나 스님과 함께 하지는 못하겠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만 있다면 어디에 있다고 한들 그 관계가 변하겠는가...

고양이화가 주베의 기묘한 이야기 역시 1권과 동일하게 총 6가지의 에피소드가 들어있다. 2권에서는 에도 시대 장인들의 이야기와 은혜갚은 고양이들의 이야기라고나 할까. 사람들은 수시로 서로를 배신하지만 동물은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 그건 요괴도 마찬가지. 여기에 나오는 고양이나 고양이 요괴들은 사람을 먼저 배신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목숨을 내던질만큼 깊은 사랑과 신뢰를 사람에게 쏟아 붓는다.

주베와 니타의 활약, 그리고 각기 다른 고양이와 인간들간의 인연.
그 기묘하고 따스한 이야기, 다음권이 무척이나 기다려진다.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24P, 61P, 86P, 125P, 136P,180P, 2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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