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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교의 젖은 순결 - 러쉬노벨 로맨스 238
카타기리 바바라 지음, 미나미 메구무 그림 / 현대지능개발사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제목을 보고 뜨아악!
사실 나는 이런 적나라한 제목을 정말 싫어한다. 보통 이런 끈적끈적한 제목이 붙어있는 책은 내용이 질척질척하기 때문이란 편견때문일지는 몰라도. 하여간, 이게 오프라인 서점에서 팔린다면 난 죽어도 못사오지 싶다. 온라인 서점이 없으면 못봤을지도!?
제목은 그렇지만, 표지는 참 멋지다. 으흐흐...
해군 장교 군복이.... 이거 완전 코스프레잖아! (음.. 이러니까 나 왠지 변태같아 보일지도....)
하여간 난 제복이란 게 참 좋다. 뭔가 기대하게 만드는 게 있다고나 할까.
단정하게 각잡힌 제복이 흩트러지면.. 왠지 더 섹시하다는 느낌을 준달까.
과연 본문의 그림은 어떨지 기대기대~~~
때는... 확실치 않지만 쇼와 초기 시대쯤인가? 1920년초에 두 주인공이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하니
많이 잡아 봤자 1930년대 초중반이 이 이야기의 배경인듯. 그리고 주인공들의 직업은 해군 대위렷다.
소꿉친구인 마사가키와 무타. 둘은 사관학교에서 같이 훈련을 받은 후 헤어졌다가 7년만에 같은 전함에서 재회하게 된다. 그러나 7년만에 만난 마사가키는 무토가 알던 마사가키가 아니었다. 남자를 유혹하는 재미를 즐기는 남자로 변했던 것. 그렇다면 마사가키에게는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해군 전함이라는 외부와 차단된 장소. 그런 곳에서는 여자는 구경조차 할 수 없는 곳이니, 예쁘장한 남자에게 눈길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마사가키는 타고난 색기가 있어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 끌기에 충분하다. 무토는 변해버린 마사가키를 보면서 안타까워하지만, 역으로 마사가키의 유혹을 견뎌낼 수도 없는 지경. 그렇다 보니, 결과는 뻔하다. 거칠대 마사가키를 대하는 무토와 그런 무토의 행위에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숨기고 있는 사실에 대해 가슴 아파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마사가키나 무토나 좀 바보스럽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든다. 유혹에 선선히 응하는 무토는 그런 자신과 마사가키를 참을 수 없어 행동이 거칠어질 수 밖에 없으면서도, 마사가키를 벗어날 수 없다. 내가 보기엔 거미줄에 걸린 나비랄까. 좀 사나운 나비. 음..
아무런 사정도 모르는 무토를 대하면서 마사가키는 가슴이 찢어질 듯 하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숨기기 위해 기를 쓴다. 결국 작가의 말대로 지독한 순정이랄까, 지독한 순애랄까. 그런 분위기는 나지만, 만약 나중에 무토가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을때는 무토가 스스로에 대해 얼마나 큰 죄책감을 가질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은 듯 하다. 뭐, 무토가 만약 마사가키에 대해 소꿉친구 이상의 감정을 가지지 않았다면 죄책감이야 덜겠지만, 모든 것이 눈에 빤히 보이는 상황인데도 - 무토가 어떤 남자인데, 남자를 품에 안겠냐 - 마사가키는 그저 자신이 희생하면 다 잘될거라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지독한 사랑을 하고 있는 마사가키의 입장이 이해가 될듯 하면서도 이해가 안되는 것은.... 게다가 고문과도 비슷한 본편 씬이 너무 많아서 읽다 읽다 지쳐버렸다. 아무래도 요즙은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산뜻하고 가벼운 게 좋아진 걸까. 아니면 비슷비슷한 이야기에 질려 버려서 그런걸까. 만약 다른 때에 읽었더라면 나의 평가가 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지만, 일단 현재로선 딱히 끌리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일러스트를 담당한 미나미 메구무의 그림은 군복 코스프레를 보는 듯한 느낌에 시종일관 즐거웠다. 하지만, 쇼와시대 사람들의 헤어스타일이라고 하기에는 좀 많이 이상한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게다가 해군 장교라면 짧은 헤어스타일이 아닌가?? (잘은 모르겠지만...) 헤어 스타일 빼곤 삽입된 일러스트는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멋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