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화가 주베의 기묘한 이야기 1
나가오 마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고양이 화가 주베???
무슨 뜻일까.
표지를 보니 뒤로 살짝 고개를 돌리고 있는 한 남자가 있고, 앞엔 곰방대를 블고 느긋하고 능글맞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고양이가 하나 있다. 혹시 고양이가 화가???
설마하는 마음과 엉뚱한 상상으로 내 가슴은 두근두근.
자, 그럼 시작해 볼까? (얼쑤~~)

고양이 화가는 알고 보니 고양이를 그리는 화가란다. 즉, 앞에 있는 고양이가 아니라 뒤에 있는 남자가 주베란 말이렷다.
그럼 고양이는? 호오, 꼬리끝이 두갈래로 갈라진 네코마타(고양이 요괴)로구나~~
그래그래, 난 고양이도 좋고, 고양이 요괴도 좋다. 너무 좋다!!
게다가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물이로구나~~

고양이 화가 주베는 고양이(사실은 네코마타) 니타와 함께 돌아다니며 쥐퇴치용 고양이 그림을 그리는 화가다. 인물화는 대충 흉내만 낼뿐이지만, 동물이나 식물은 기가 막히게 그려낸다. 그런 주베가 그린 고양이 그림에 정기를 불어넣는 것이 바로 니타의 몫. 인간들 앞에서는 고양이인척(?)하고 있지만, 사실은 내가 보기에 니타가 없으면 주베는 꿔다논 보릿자루에 불과할지도?

고양이 화가 주베의 기묘한 이야기 첫번째 이야기, 고양이의 참배.
주베가 잘 가는 식당의 주인 큐조는 언젠가부터 눈이 아프고 점차 안보이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본 큐조의 고양이 테시로는 매일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신사에 소원을 빌러 간다. 그러고 나서 큐조의 눈을 정성스레 핥아 준다. 고양이의 지극한 정성때문일까, 큐조의 한쪽 눈이 보이기 시작하지만, 테시로는 그날 이후 집을 떠난다.



자신의 반려인 큐조가 눈을 떴을때, 기뻐하는 테시로의 모습. 나도 덩달아 함께 웃고 싶을 정도로 행복한 테시로의 모습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그러나 그후 통통 뛰어 사라져 버린 테시로를 쫓아가던 큐조의 말에 눈물이 핑돌았다. 보통 사람들은 고양이를 요물이라고 하지만, 이런 모습을 보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두번? 이야기는 어설픈 고양이.
요시타로는 매일밤 타마키치의 수상한 행동을 목격한다. 그게 몹시도 걱정되는 요시타로.
하지만 보는 나는 왜 이렇게 웃기지?


특히 타마키치가 수건을 뒤집어 쓰고 고양이 춤을 추는 장면에서는 뒤집어지게 웃고 말았다. 게다가 타마키치의 표정이란....

하지만, 타마키치가 이런 수행을 하는 건 다 이유가 있었단다~~~
뭘해도 어설픈 타마키치의 귀여운 모습에 웃지 않을 수 없었던 두번째 이야기.

세번째 이야기인 하얀 고양이.
찻집에서 일하는 시마는 자신을 유독 잘따르는 길고양이에게 냉담하게 군다. 그러나 시마에게는 그럴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으니....
길고양이임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정많고 사람을 의지하던 녀석. 이 단편을 보면서 다시 콧날이 시큰.

네번째 이야기는 청루 고양이.
마츠모토야라는 유곽의 하나구모 오이란과 그녀의 고양이 산타로. 산타로는 하나구모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가는 자석 고양이이다. 사람들은 그런 산타로가 하나구모를 노리는 요괴라고 하지만, 하나구모는 그런 말에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사건이 일어났다. 갑자기 산타로가 요괴가 되어 날뛰는 모습을 사람들이 보게 되고, 그것을 하나구모를 노리는 것으로 생각해 유곽 주인은 산타로의 목을 베어버리게 된다. 그 상태에서도 하나구모를 지키기 위해 온힘을 쏟았던 산타로.


자신을 돌봐줬던 것에 대한 마지막 보답이었을까. 목만 남아 날아가는 모습이 두렵고 공포스럽다기 보다는 측은하고 안타깝다. 유독 고양이에 대한 편견이 심한 건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다를바가 없다고 해야 할까.

다섯번째 이야기는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곰.
곰?? 알고보니 곰처럼 큰 덩치를 가진 사무라이 이야기였다. 그런데 그 사무라이가 고양이를 너무나도 무서워하는 건 니타의 탓이었다나?


니타가 시모시마에서 본래 모습으로 나타났을 때의 모습. 왠지 나츠메 우인장에 나오는 마다라의 모습과 비슷하다. 마다라가 훨씬 잘 생기긴 했지만... 아무래도 일본 요괴다 보니 비슷한 점이 많달까. 평상시 모습은 고양이란 것도 비슷하고.. 냥코 센세는 마네키네코의 모습이지만.... (푸힛)

하여간에 니타 선인에게 혼쭐이 난 어린 니시우라는 그 공포를 어른이 되서도 극복하지 못한 것. 하지만, 니시우라가 구한 집은 고양이 천국이었다나? 유난히 니시우라를 좋아하는 토라스케의 도움으로 고양이 공포증을 한단계 극복하게 되는 니시우라.


요 녀석이 바로 니시우라를 고양이 공포증으로부터 해방시켜준 토라스케이다. 아윽... 자는 모습이 어찌나 앙증맞고 귀여운지.... 만화책 속으로 들어가 꼭 끌어안고 싶었다는!!!!

마지막 이야기는 화가의 고양이.
화가가 되기 위해 문하생으로 들어온 세이스케와 야토가 조금씩 친해져가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는 이야기.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색다른 고양이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아직은 주베가 어떻게 네코마타인 니타와 만나게 되었는지, 또한 니타가 네코마타란 것은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그래서 또 무지 궁금해지는 것이 이 둘의 과거사. 하지만, 앞으로 나올 것이라 생각하고 조급함은 잠시 물려 두자.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실제 존재했던 인물도 등장하고 또한 그때의 복식도 잘 표현되어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개성강한 고양이들의 각각의 차이점도 잘 잡아냈을 뿐더러, 고양이의 행동 묘사도 참 잘 되어 있다. 애틋하고 측은한 감정을 가진 에피소드에서 신나게 웃게 만드는 유머스러운 에피소드까지, 너무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얼른 2권도 읽어야지~~~~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20p, 29p, 127p, 156p, 17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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