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10까지 세 - 뉴 루비코믹스 704
타카이도 아케미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표지를 보면 얌전하게 앉아 있는 한 남자와 약간은 건방진 포즈로 앉아 있는 한 남자가 보인다. 왼쪽에 앉은 사람이 입은 것은 양복일까, 아니면 교복일까. 표지를 보면서 먼저 상상을 해본다. 요번엔 어떤 등장 인물이 등장할지... 그러고 나서 책 뒷표지를 본다. 이런, 짐작이 빗나갔군.. 그런들 어떠리.. 난 리맨이 등장하는 게 좋은 걸~~~

표제작 사랑한다면 10까지 세는 연하 대학생 안경공과 소심한 샐러리맨 커플의 이야기.
자유분방한 모습의 대학생 카가미. 그리고 소심하지만 사람 좋은 미즈오. 둘은 세찬 비가 쏟아지던 어느 날 밤 만나게 된다. 룸메이트는 돌아오지 않고, 열쇠는 잃어버리고.. 집에 들어가지도 못한채 쭈그려 앉아 있던 카가미에게 내밀어진 따뜻한 말 한마디. 이것이 이 둘의 운명의 수레바퀴를 돌아가게 만든다. 우연히 미즈오의 집에 하룻밤 묵어가게 된 카가미는 그날밤, 미즈오의 묘한 행동을 목격하게 되는데... 과연 미즈오에겐 어떤 일이!?

소심하여 속으로 꾹꾹 눌러참는 미즈오에게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 무의식 속에 꽁꽁 숨겨둔 욕망이랄까, 그러한 것이 그런 식으로 표출되다니.. 사실 그런 모습을 목격한게 카가미라 다행이라면 다행일지도?! 그러나 카가미를 만나기전의 회사 후배에겐 지독한 오해만을 주게 되었으니, 이래저래 스트레스 많이 받았겠구나 싶다.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진 과거,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긍정할 수도 없었던 미즈오. 이래서 인연은 따로 있다고 할까. 카가미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자신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도 몰랐을 거다. 사실 그런 건 어디가서 상담하기도 그렇잖아?
 
스스로의 정체성에 두려움을 가진 남자와 그것을 따스하게 보듬어주는 한 남자. 사랑은 이렇게도 시작되는 거구나~~~랄까.

두번째 작품인 신사의 취미는 리맨물. 이케맨 상사와 신입 사원의 이야기. 이케맨 과장님의 손수 만든 도시락은 대체 누가 싸준 것일까?? 이 단편을 보면서 푸하하핫하고 웃어 버렸다. 과장님의 취미는 정말이지... 의외의 모습이랄까? 그러나 여성스럽지만은 않다. 오히려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남자답달까? 정말 이런 남자가 있으면 내가 확 채오고 싶다!

어른의 키스는 단행본 마이 보디가드에 나왔던 쿨한 사장 비서 X 건방진 도련님 커플 이야기의 뒷이야기. 이거 왠지 낯설지 않은데 싶었더니 역시나였다. 애는 역시 아무리 어른을 이겨보려고 해도 이길수 없달까. 그런 느낌. 하지만 어떻게 보면 도련님의 성장 이야기일지도....

이 단행본에서 가장 마음에 든 건 역시 마지막 작품인 꽃이 피지 않는 2월의 숲이었다. 어찌보면 동화같은 요소를 갖추고 있달까. 그래서 극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간 것도 사실이지만, 이런 느낌도 참 좋다. 특히 작품내에 등장하는 리코리스는 나도 좋아하는 꽃이라... (笑) 어린 꼬마가 성인이 되어 그 사람을 만날 수 있게 된 건 거의 기적같은 일일지도 모르지만, 가끔은 약간 현실을 뛰어 넘는 맛이 있어야 더 즐거운 법. 특히나 리코리스의 꽃말 중에 그런게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왠지 가슴이 두근거리는데?

타카이도 아케미의 만화는 가벼우면서도 잔잔한 여운이 남는다. 전반적인 분위기 덕보다는 대사 한 두마디에 담긴 진실함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좀 아쉬운 건, 비슷비슷한 느낌을 주는 커플이 많이 등장한다는 것... 그러나 어찌 생각해보면 현실적으로 따지자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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