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뇌 백동수 1
이재헌 지음, 홍기우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요즘에는 티비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역사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매번 반복되었던 인물들 중심이 아니라 그 주변부 인물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들은 확실히 세간의 화제가 되는 부분이 많다. 영화 왕의 남자를 비롯해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나 드라마 추노, 동이 같은 경우는 사극이란 장르에서 주류가 되었던 인물이 아니라 이제까지는 중요시 되지 않았던 인물들을 중심으로 내세움으로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들추어 낸다. 실상 역사적 사실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정확하지 않고 자세하지 않기에 얼마든지 새로운 해석이 가능하다고 보여진다. 누가 언제 태어났고, 무슨 일이 있었고, 언제 죽었다라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들이 어떤 사람과 어떤 관계를 이루었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라고 하는 것은 분명 후세들에게 있어 충분히 새로운 상상의 나래를 펼 여지를 주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야뇌 백동수도 마찬가지이다. 영정조 시대를 살았던 서얼 출신의 무사 백동수는 사실 이 만화가 아니었으면 이름조차 난 몰랐을 것이다. 일단 1권에 등장하는 영조와 그의 아들 사도세자, 홍국영 같은 인물은 워낙 유명한데다가 사극에서 자주 접할 수 있던 인물이었던지라 누구나 다 알고 있으리가 생각한다. 특히 영조가 자신의 아들인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8일만에 죽게 했다는 일은 너무도 유명해서 이 이야기만으로 사극 몇 편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영조는 탕평책, 균역법등을 실시하고 실학을 장려하였던 훌륭한 왕으로 그려지기도 하지만, 아비로서 아들을 무참히 죽게 만들었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 왕이다. 하지만 야뇌 백동수에서 보여지는 영조는 왕으로서도 훌륭할 뿐만 아니라 아비로서 아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인물로 나온다. 또한 사도세자 역시 사극에서 종종 보여지던 유약한 이미지가 아니라 노론을 견제하고 서얼들을 위한 나라를 세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으며, 무예 또한 뛰어났던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우리에게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백동수는 홍국영의 훈련도감 동기로 머리를 쓰기 보다는 아직 행동이 먼저 앞서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지만, 누구보다 의협심이 강한 인물로 나온다. 그러나 아직은 초반부라서 그런지 백동수의 미숙함이 더 부각되고 있고, 오히려 홍국영쪽이 더 매력적인 인물로 보이기는 한다. 

그외 인물로는 노론의 기수역을 맡은 구선복을 비롯, 그의 심복인 무표정과 불곰, 그리고 검계 발승암등의 등장으로 이 이야기는 더욱더 흥미를 더한다. 특히 발승암이란 캐릭터는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매력있는 캐릭터로 향후 그의 동향에 관심이 쏠린다.

등장 인물은 이렇다 치고, 그렇다면 야뇌 백동수의 이야기 흐름은 어떨까? 역사물이지만 딱딱한 어법보다는 현대적인 어법을 사용하고 있어 읽는데 어려움이 없고, 가끔씩 터져주는 유머 코드에 웃음이 터져 나온다. 캐릭터들의 이미지 또한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그려져 있다. 또한 무인들이 다수 등장하고 검으로 싸우는 장면이 많지만 그것 또한 무척 매력적이다. 그것은 인물들의 움직임이 섬세하고 활기가 넘쳐 보이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답게 복식은 당시 복식에서 약간 벗어난 느낌도 들지만 그것 또한 이러한 작품의 매력이리라.

야뇌 백동수는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을 가볍게 뒤집는다. 실제로는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8일만에 운명을 달리하지만, 여기에서는 훈련도감 교관 임수웅, 훈련도감 선임 이한주가 사도세자를 탈출시키는 역할을 맡게 된다. 뒤주에 갇혀 죽었던 사도세자를 이런 식으로 부활시키다니.. 이것은 작가의 상상력이 아니면 감히 생각해볼 수도 없었으리라.

1권의 내용은 평안도에 다녀온 사도 세자에게 역모의 죄를 물어 뒤주에 감금하는 어명이 내려지는 한편, 사도 세자를 탈출시키려는 것까지가 대부분의 이야기이다. 아무래도 무협 만화에 가까운 장르인 만큼 대련 장면이나 싸움 장면이 많다 보니 이야기의 흐름은 좀 느린 편이지만, 작화면에서나 역사적 사실의 재해석면,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등장으로 인해 지루한 감은 전혀 없었다. 상처를 입고 벼랑끝에 서게 된 사도세자와 그를 보필하던 임수웅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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