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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가 최고야 ㅣ 킨더랜드 픽처북스 9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최윤정 옮김 / 킨더랜드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아빠가 최고야! 라고 생각했던 때는 언제일까.
아마도 아주 어린 시절부터 초등학교 다닐 무렵까지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때까지는 아빠는 세상에서 제일 잘 생기고, 제일 멋지고, 제일 다정하고, 제일 멋진, 그리고 만능의 무적의 사람처럼 보였다. 그러다가 중학교에 입학하고 좀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친구들을 사귀면서 아빠의 순위는 점점 뒤로 쳐졌다. 그후 고교 시절, 대학시절을 거쳐 20대를 다른 사람을 내 인생에서 최고라고 여기면서 살다 서른이 넘어 다시 우리 아버지가 최고야!란 생각을 하게 될 때까지 시간이 꽤나 많이 흘렀다.
이 책은 어린 아이가 읽으면 여기에 나오는 아빠의 모습과 자신의 아빠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우리 아빠가 더 최고야!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정도로 아이들의 시선에서 본 아빠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달까. 사실 어린 아이란 모든 사물을 과장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그러다 나이를 조금씩 먹어 가면서 점점 현실적인 시선을 갖게 되고, 태산처럼 커보였던 아빠의 모습이 점점 작아지게 됨을 느끼게 된다. 사실 아빠가 작아지는 게 아니라 내가 큰 것 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여기에 나오는 아빠를 보면 늑대가 집으로 찾아 와도 하나도 무서워 하지 않는다. 집밖에는 빨간 두건과 아기 돼지 삼형제가 나무 뒤에 숨어서 부러운 듯 쳐다본다. 이 장면을 보고 난 하하하 하고 웃었다. 사실 나 역시 어린 시절 동화를 읽다가 악당 캐릭터나 무서운 캐릭터가 나오면 아빠가 다 이겨줄거란 생각을 했으니까.
또한 아빠가 달을 뛰어 넘고, 줄타기를 하는 장면같은 건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아빠는 만능으로 보이는 것을 표현해 놓은 듯 하다. 사실 어린 시절의 우리 아빠는 못하는 게 없어 보였다. 천하무적 만능이랄까?
물고기만큼 헤엄을 잘 치는 아빠의 경우, 나도 동의한다. 어린 시절 강변에 자주 놀러 갔던 나는 아빠가 수영하시는 모습을 보고 물고기같아~~라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와, 아빠는 정말 못하는 게 없어, 노래도 잘 하고, 나무도 잘 타고.... 그리고 무엇을 물어 봐도 대답해주는 척척박사에, 나와 눈을 마주치면 언제나 미소를 보여주셨던 아빠.
하지만 우리는 아빠가 뭐든 잘하고 만능이고 무적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건 아니다. 그런 건 동경에 불과한 이야기일뿐. 우리 아빠는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해주는 사람이기에 우리 아빠가 최고란 이야기를 담은 마지막 페이지를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다. 어린 시절엔 아무런 저항감 없이 했던 이야기, 우리 아빠가 최고야, 아빠 사랑해.. 그말이 나이를 한 두살 먹으면서 얼마나 하기 어려워졌는지... 지금은 편지에서나 고작 할 수 밖에 없는 말이지만 늘 마음속으로는 우리 아빠가 최고라고 생각해요!
세상에서 영원히 나를 사랑해 줄 우리 아빠.
지금은 아빠가 아니라 아버지라 부르고 있지만,
그래도 이순간만큼의 어린 시절의 나로 돌아가 이렇게 이야기 하고 싶다.
우리 아빠가 최고야!
최고! d(^^)b